2020년을 돌아보며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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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현 목사의 신앙칼럼 

 

2020년 12월의 끝자락에 집사람과 볼일이 있어 달라스에 있는 어느 쇼핑몰에 들를 일이 있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연말 선물들을 사기 위해 넘치는 쇼핑객으로 인해 주차할 자리가 없어 몇 번이나 돌던 곳이었는데…
가족들과 쇼핑을 하며 주말을 즐기는 손님들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와 설레임으로 에너지가 넘치던 살아있는 공간이었는데…
1년만에 찾은 그곳이 이제는 온통 임대문의로 가득해버린 마치 죽어있는 듯한 공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씁쓸한 마음으로 주차장이라기보다 넓은 공터와도 같은 그곳에 차를 주차하려는데, 마침 제 블루투스 플레이 리스트에서 찬양 한 곡이 흘러나왔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19 대유행 시기와 가사가 맞물려 있었는지 몰라도 한국과 미국의 많은 교회에서 불려졌던 ‘Way Maker’라는 예배곡이었습니다.
“주 여기 운행하시네 나 경배해 주경배…”
묘하게, 공실로 가득한 차창너머의 풍경들을 보며 이 찬양의 가사가 오버랩되면서 저의 마음의 자리에 남더군요.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것이 주저앉고 무너져 버린녹록치 않았던 2020년 우리들의 삶의 자리에 정말 하나님은 운행하셨던 것일까? 역사하셨던 것일까?
아마 저 뿐만이 아닌, 올 한 해, 온 세상 모든 신앙인들의 질문이었을 것입니다.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저도 올 한해 목회자로서 끊임없이 기도도 하고, 주위의 영적 멘토들의 가르침도 구해보고, 말씀도 묵상하며 치열하게 그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몸부림 쳤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연히 흘러나온 ‘Way Maker’ 찬양의 고백과 함께 황폐하게 변해버린 쇼핑몰을 거닐며 2020년의 마지막 날 제스스로 제 신앙의 자리에 시비를 걸었습니다.
정말 2020년, 강 목사의 삶의 자리에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는가? 내가 성경 안에서 살아낸 바를 성도들에게 이야기했는가? 아니면, 성경의 프로세스만을 기계처럼 읊어댔는가?
만약, 내가 목사로서 엄청났던 이 코로나 19의 시간이 던져준 이 질문에 반응하지 못하고, 준비되지 못한다면, 자칫 앞으로 제 목회는 껍데기만 있는 죽은 목회와도 같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그 고민의 답이 말씀안에서 저의 언어로 정리가 되더군요. 코로나 19의 시간은 제게 의인의 고난, 경건한 자의 죽음과 같은 이해되지 않는 하나님의 다스리심이었습니다.
이 코로나 19의 시간들을 겪으며 처음 부여잡은 결단은 ‘강 목사! 이 시간은 이해의 시간이 아니다! 믿음의 시간들이다!’였습니다.
그리고 사실, 우리의 믿음의 분량과 상관없이 우리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성령님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한가지 영적 프로토콜을 알고 있습니다.
세상의 어떤 난제들을 들이밀어도, 추상적이던 구체적이던 하나하나의 물음에 우리가 반응해야 하는 영적 순발력!
성경의 모든 기록과 하나님의 모든 행하심을 압축하는 하나의 대답, 바로 십자가!

올해 재앙과도 같았던 코로나 19 역시 우리 각자에게는 다시 한 번 그 십자가를 우리의 삶의 언어와 깨달음으로 해석해내기를 원하셨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십자가를 해석해내는 능력이 삶의 능력과도 맞닿아 있기에 하나님은 풍부와 비천의 모든 상황을 사용하여 우리를 훈련시키기 원하셨습니다.
압제와 고통이 가득했던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키시고, 그들을 가나안으로 인도하셨던 영광과 승리의 하나님, 또한 동시에 자신의 아들 예수그리스도의 고통과 고난 앞에 침묵하셨던 십자가의 하나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침묵의 의미를 찾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예수님과 함께 아파하시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그럼 또, 시니컬한 혹자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그게 뭐 대수인가?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시고 아파하시는 것 밖에 못하시는가? 그게 이렇게 힘든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부활을 준비하는 침묵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침묵의 시간뒤에 부활의 새벽 죄와 사망의 권세를 이기는 승리의 함성이 터져나올 것입니다.

글 처음에 언급한 ‘Way Maker’ 뒤의 가사입니다
“비록 내게 보이지 않아도, 비록 내게 느껴지지 않아도 일하시네 일하시네 주님, 주는 결코 멈추지 않네…”
십자가가 존재해야 부활도 존재합니다. 힘들지만, 어렵지만, 이 침묵의 시간 뒤에 곧 머지않아 찾아올 이 부활의 시간을 맞이해야 합니다.
십자가를 살아내는 삶의 실력을 연단시키기 위해 2020년 하나님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이 그려놓으신 부활의 큰 그림 가운데2020년의 그림은 골고다의 피맺힌 고난과 아픔의 시간이었다면, 혹시 모를 일입니다. 2021년에는 부활의 여명이 비춰올지도…
예전에는 일상으로 나눴던 “건강하세요”라는 말이 가진 의미의 울림이 어느 해보다 선명했던 2020년을 뒤로하며 문안드립니다. 2020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잘 살아내셨습니다.

 

강성현 목사
수정교회
Assiatant Pastor
예배 및 행정사역
sinlucky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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