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바하의 무반주 첼로 조곡과 어울리는 1번 도로 여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23-11-24 11:17

본문

누군가 당신에게 말한다. ‘자기야 봤어? 어젯밤에 걸린 11월의 거대한 보름달을… 이는 누군가가 맑고 투명한 수채화로 그림을 그려 저 나뭇가지 사이에 걸어 놓은 것 같지 않아? 사랑의 머무는 언덕에 수채화 붓을 들어 거기에 그리움이라는 느낌표를 찍고 싶어. 

그리고 우리의 그림을 완성하고 싶어.’ 그러고는 삶의 긴 그림자를 가슴에 담고 점점 짙어가는 가을의 색채를 더해가며 조용히 문을 나설 것입니다. 가을이 더욱 빨갛게 물들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욱더 조급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을이 우리에게 늘 아쉬움만을 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조용히 흐느끼는 명 첼리스트 로스트로포지치(Rostropovich)의 명 연주 바하 무반주 첼로조곡 1번에서 6번 전곡을 MP3 플레이어에 가득 집어넣었습니다. 영화 ‘피아니스트(The Pianist)’에서 스필만이 도로타의 집 소파에서 잠들었을 때 그를 위해 도로타가 연주한 음악, 가장 완벽한 첼로 연주, 이번 가을은 어쩌면 첼로의 깊은 소리처럼 삶의 깊이도 더해질지 모릅니다.

나는 조용히 깊어가는 가을의 정적을 깨기 싫어 조용히 음악을 틀고 달라스 다운타운을 출발했습니다. 달라스를 벗어날수록 가을의 흔적은 나의 마음을 투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가을을 닮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75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한없이 달려가니 어느새 오클라호마로 도착합니다. 

거기에서 20여분을 북쪽으로 운전하면 듀런트(Durant)라는 도시를 만나고 70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70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한참을 운전하면 휴고(Hugo)시를 만나기 전에 271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271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운전을 하다 보면 탈리나(Talihina)시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에서 5분 정도 북쪽으로 운전을 하면 오른쪽으로 1번 도로를 알리는 사인이 나오면 본격적으로 1번 도로에 진입을 하게 됩니다.

이 길은 탈리메나 시닌 드라이브(Talimena Scenic Drive)로 아주 잘 알려진 곳으로 미국의 중남부에서 가장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합니다. 

이 길을 따라 동쪽 알칸소까지 이어지는 길인데 아마도 탈리메나(Talimena)라는 용어는 이 드라이브 코스가 오클라호마 주의 탈리나(Talihina)에서 시작해 알칸소의 메나(Mena)라는 시까지 약 50마일 구간이기 때문에 탈리나와 메나라는 말이 합성되어 만들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은 2,000피트 이상의 고도 위에서 경사와 굴곡이 심한 산악도로인데 운전하다 보면 곳곳에 아래를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캠프장, 그리고 등산코스들이 즐비합니다. 

그래서 아무 곳이나 여러분들이 편한 곳에 차를 주차하고 11월의 투명한 가을의 정취를 호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 오려면 물론 당일코스도 가능하지만 가능하면 1박2일 코스를 선택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숙박은 1번 도로의 동쪽 끝에 위치한 퀼 윌헬미나 스테이트 팍(Queen Wilhelmina State Park)에 위치한 퀸 윌헬미나 호텔(Queen Wilhelmina lodge)를 이용하는 편이 좋을 듯합니다. 

이 호텔 2,500피트가 넘는 산정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른 곳과는 차별된 많은 경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숙소를 정하고 수려한 대지의 용모를 연모하며 확 트인 퀸 윌헬미나 레스토랑에서 커피 한 잔에 맛깔스러운 식사를 즐기는 것도 멋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숙박료가 매우 저렴하며 이 주위에는 간단한 등산 코스들이 있어 잠시 등산에 심취하여 가을의 깊은 맛을 바하의 첼로 음악과 같이 호흡해보는 것 또한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가을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과 함께 떠난 가을여행, 작은 마음을 자신에게 나눠주는 것 또한 늘 푸를 수 없는 잎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그러함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항로에 영원하지 않은 꽃과 잎 그리고 그것들을 아쉬워하는 그리움이라는 단어 하나에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이곳에서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미국 인구 중의 약 5천5백만 명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치료를 위해 매해 800억 달러 이상의 돈을 지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많다고 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대장의 기능성 장애로 만성적인 복…
    건강의학 2023-12-08 
    11년 전멀쩡히 출근했던 남편이 얼굴에 60여 개의 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이고 나타났다. 몰골이 너무 사나워서 뒤로 자빠질 뻔하였다. 뉴욕에 사는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러 가겠다는 꿈에 부풀어 검증도 안 된 곳에서 점을 모조리 빼고 온 거였다. 그의 돌발 행동에 적잖게 …
    문화 2023-12-08 
    안녕하세요! 12월이 되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올해도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남은 한달 동안에 올해 연초에 계획 하셨던 일들을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주제는 ‘꼬막 비빔밥’이며 이번에 저희 텍사스 캐롤턴 매장에 꼬막비빔밥 행사가 있기…
    문화 2023-12-08 
    스타급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자본주의 시장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단 하나, 돈에게 일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이 방법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간의 격차는 끊임없이 벌어진다. 학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방법이…
    부동산 2023-12-08 
    모처럼 찾아온 3박4일의 추수감사절 연휴입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텍사스의 늦가을 하늘의 깊은 빛깔을 음미하며 바리바리 여행도구들을 주워담아 배낭을 챙기는 것조차 아쉬울 만큼 맑은 하루입니다. 서둘러 수요일 오후 늦게 일출에 어우러진 물안개를 만나기 위해 전조등을…
    문화 2023-12-01 
    오랜만에 고향 제주를 찾았다. 조천면의 동쪽 끝에 자리 잡은 해변 마을 북촌리에 가서 북촌 초등학교와 너븐숭이 소공원을 돌아보고 제주시에 있는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했다. 현기영 작가의 최근 장편 소설 <제주도우다>를 읽고 그의 초기 작품 <순이삼촌…
    문화 2023-12-01 
    코로나사태와 더불어 지속되는 낮은 이자율은 많은 사람들에게 집을 사거나 재 융자  심지어 좀더 큰 새 집으로 이사하도록 자극제 역활을 해왔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한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인데 막상 집을 산다고 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특별히 처음 집을 사는…
    보험 2023-12-01 
    미국이나 한국이나 해외여행이 일반화 되면서 유럽이나 웬만한 아시아국가 여행은 안 해 본 사람이 별반 없을 정도로 흔한 일이 되었다. 그 사이 코비드를 거치며 본의 아니게 칩거에 들어간 여행객들이 작년부터 다시 공항으로 쏟아져 나와, 지금 세계는 어느 공항을 가든 여행객…
    문화 2023-12-01 
    2023년 올해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에는 세법이 크게 바뀐 것이 없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빠르게 IRS는 2023년도 세금보고를 1월 20일경부터 접수할 것으로 예상된다.절세의 제일 원칙은 수입은 가능한 내년으로 늦추고 비용은 해당 연도에 지불하라 것인데 이것…
    문화 2023-12-01 
    안녕하세요!  건강을 위해 빠지지 말아야 할 식품의 종류가 있습니다. 바로 채소류 입니다. 고기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좋으며 인체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채소입니다. 오늘은 ‘콜리플라워’ 라는 아주 좋은 채소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콜리플라…
    문화 2023-12-01 
    누군가 당신에게 말한다. ‘자기야 봤어? 어젯밤에 걸린 11월의 거대한 보름달을… 이는 누군가가 맑고 투명한 수채화로 그림을 그려 저 나뭇가지 사이에 걸어 놓은 것 같지 않아? 사랑의 머무는 언덕에 수채화 붓을 들어 거기에 그리움이라는 느낌표를 찍고 싶어. 그리고 우리…
    문화 2023-11-24 
    요사이 차세대들에게 인터넷 게임의 의미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보인다.리그오브레전드 (LoL ·롤) 월드 챔피언십 (월즈·롤드컵)으로 지칭되는 롤드컵이 지난주 우리 고국에서 열렸다고 한다.지난 19일 서울에 위치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에서 우리…
    세무회계 2023-11-24 
    얼마 전 유튜브 뉴스로 서울에서 살고 있는 야생 동물에 관한 영상을 보았다. 영상의 제목은 「서울이 야생동물의 낙원? 멸종위기종만 41종 확인」이었다. 제목만 보고는 야생 동물이 그곳에서 산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서울은 고층 아파트와 자동차로 가득한…
    문화 2023-11-24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겨울철 인기 간식인 찐빵과 붕어빵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찐빵은 그 유래를 중국의 만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속설에 따르면 1341년 중국 원나라로 유학을 갔던 일본의 승려가 임정인이라는 중국인과 함께 일본으로 귀국하게 되…
    문화 2023-11-24 
    기원전 4세기에 흥했던 로마제국의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발전은 ‘아피아 도로망(Via Appia)’이 출발점이 되었기에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최근, ChatGPT가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모든 디지털 혁신의 ‘아피아 도로망’으로 인식되…
    부동산 2023-11-24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