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영화 ‘더록’의 알카트레즈섬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1,260회 작성일 23-03-17 13:37

본문

 햇빛을 받아서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물결이 아름답고 그 사이를 살포시 뒤덮은 가냘픈 해무가 그리워 샌프란시스코를 찾을 때면 아침 일찍 일어나 샌프란시스코 베이(San Francisco Bay)로 나서곤 합니다. 

오늘도 이곳을 가득 메운 안개는 틈틈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강한 아침 태양을 품고 진한 향기의 카푸치노 한 잔 축이며 긴 터널도 지나고 험한 파도도 만나며 삶을 경주하던 수많은 생각에 잠시 먼 바다를 내다봅니다. 

아무리 겨울이 따스한 캘리포니아라 하지만, 채 가시지 않은 겨울의 해무에 스며든 차가운 공기는 몸을 많이 움츠리게 합니다. 마치 오래전 차가운 아침 공기가 졸음 섞인 눈가에 상큼하게 닿는 강가를 바라보며 청춘의 삶을 기억했던 순간처럼 말입니다.

안개 낀 아침이라 유독 쓸쓸해 보이는 갈매기 소리와 뱃고동 소리에 묻혀 희미한 물결 소리를 뚫고 안개에 잠시 보였다 사라지는 조그만 섬은 스산한 계절의 빛을 안고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뒤로한 채 오랜 세월을 숨겨왔던 미국의 역사요, 내가 좋아하는 무비 ‘더록(The Rock)’의 촬영 무대가 되었던 알카트레즈섬(Alcatraz Island)니다. 

그리고 섬 안으로 들어가면 어느 누구도 탈옥할 수 없는 천해의 요새로 이뤄진 아주 특별한 감옥이 있습니다.

알카트레즈섬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입니다. 평소는 몇 주전에 예약을 해야 그곳으로 가는 배편을 구할 수 있지만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예전처럼 붐비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미리 웹사이트(www.alcatrazcitycruises.com)에 가서 미리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아침 일찍 많은 커피 한잔하고 싶어 카페와 상점이 즐비한 피어39(Pier39)번에 도착하였습니다. 요즘 오르는 물가를 실감하며 겨우 파킹을 한 후에 좋아하는 카푸치노 한잔 빼 들고 양손으로 컵을 꼭 감싸고 호호거리며 샌프란시스코의 차가운 아침 분위기를 누려봅니다.

알카트레즈섬은 피어39번 옆에 있는 피어33번의 Alcatraz City Cruise에서 출발합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낭만에 너무 빠진 나머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더니 벌써 출항시간이 다가왔나 봅니다.  

서둘러 피어33번으로 갔더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속에 들어있던 투어 티켓을 주섬주섬 챙겨 배에 오르고 나니 멀고먼 태평양을 가르고 금문교의 차가운 물살을 헤쳐 흐르는 샌프란시스코의 차가운 바람은 저절로 옷깃을 가다듬게 합니다. 

이전에 배에 오르던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낭만이 아니라 세계 최악의 감옥으로 향하는 비극의 시작이 됨을 알고 있었을 것이며, 다가올 그들의 미래를 어떻게 상상하고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었을까?

피어33번을 떠나 폭포 흐르듯 강한 물살을 가르며 뱃길에 들어서니 저 멀리 금문교가 보이고 뒤로는 샌프란시스코의 다운타운이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바람과 바다에 맞서는 싸늘함과, 곳곳에 소용돌이 치며 샌프란시스코 베이를 마치 강처럼 흐르는 강한 물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불과 1.25마일밖에 안 떨어진 조그만 섬이지만 이곳에 왜 1급 범죄자만 모아 놓은 감옥을 만들었는지를 감히 상상해봅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탈옥할 수 없는 강한 물살을 가르며 20분 정도 항해를 하니 알카트레즈섬의 흔적들이 눈앞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선착장에 도착할 무렵, 비로소 도착한 섬에서 나의 삶에 일부가 이곳에서 다시 시작됨을 느끼게 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부터 1.25마일(2.01 킬로미터) 떨어진 샌프란시스코만에 위치한 앨커트래즈섬은 1934년부터 29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악명높은 1급 범죄자를 수감했던 악명 높은 섬으로 유명하며, 이전에는 군사시설로 운영이 되기도 하고 한때는 인디언들의 점유지가 되었으며, 지금은 미국 국립공원 관리청으로부터 국립 레크리에이션 지역으로 지정되어 관광지로 조성되어 있는 곳입니다. 

선착장에 도착한 후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난 후에 감옥이 있는 곳으로 경사진 길을 오르고 나면 섬의 곳곳을 설명하는 이어셋 하나를 픽업한 후 원하는 곳으로 이동을 하며 셀프 투어를 하여 죄수와 간수의 생생한 음성, 일어났던 사건들, 그리고 탈옥에 관한 이야기까지 상세하게 듣게 됩니다. 

이곳 감옥이 유명해진 것은 재소자의 악명높은 생활과 탈출이 불가능한 감옥이라는 것, 그리고 유명한 마피아 두목인 알카포네가 이곳에 수감되어 더욱 사람들에게 알려졌던 곳입니다. 

또한 최근에 와서는 이곳이 워낙 역사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가 되었는데, 숀 코너리와 니컬러스 케이지가 주연한 영화 ‘더록’이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탈출이 절대 불가능한 교도소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론 총 14번의 탈옥 기록이 있고, 탈옥수 중 5명의 행방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5명이 사망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아마도 섬 주위를 흐르는 강한 물살과 낮은 수온에 익사했다고 추정을 할 뿐입니다. 

섬에 있으면 앞에 샌프란시스코가 아주 가깝게 보입니다. 처음에는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바로 앞에 이런 무시무시한 감옥의 존재를 몰랐는데, 나중에 감옥의 존재를 알고 너무 놀랐다고 합니다. 

당시 수감자들은 도심에서 들려오는 축제의 소리와 불야성을 이룬 환한 불빛을 바라보며 ‘나는 왜 저기에 있지 못하고 이곳에 있어야만 하는가’ 하며 많은 탄식을 하였다고 하죠. 어쩌면 그러한 상황이 그들로 하여금 탈옥이라는 감성을 자극시켰지만 워낙 천해의 요새처럼 만들어진 감옥이라 감히 탈옥을 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였기에 그들이 가졌던 고통은 더하였으리라 봅니다.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 배를 타기 전 섬 주위를 걸을 수 있도록 아름답게 조성된 산책로인 아가베 트레일(Agave Trail)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본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모습은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답습니다. 

수감자들은 죄수로 칙칙한 감옥을 기대하지만, 그들 또한 신의 축복을 받고 태어난 인간이기에 들어서는 단지는 밝고 햇빛이 비치는 뜰이며 우리와 같이 누리고 싶었던 자유의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바다를 보며 자유를 꿈꾸었을 것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최근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사업과 투자의 귀재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한국 기업 최초로 글로벌 외식 그룹의 회장이 된 스노우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의 성공기는 한편의 인생 역전 드라마와 같다. 모든 이들이 창업을 만류하는 40세 나이에 단돈 2,300 달러로 시작해 …
    부동산 2023-03-31 
    스쳐가는 공간 속에 촘촘히 박힌 세월의 흔적들은 지나가는 풍경을 뒤로 한 채 창가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새겨진 시간의 조각들이 잠시나마 새겨 들며 깊은 상상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덜커덩 거리는 기차 바퀴 소리는 어느새 도시를 벗어나 구름 한 점 없이 끝이 안보이는 대 …
    문화 2023-03-24 
    운전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조심을 한다고 해도 예기치 않게 사고는 일어나고 사람들은 다친다. 그것뿐인가 아무 문제없이 주차장에 주차해 두었는데 나무 가지가 떨어져서 자동차 앞 유리가 부서지기도 한다. 뜻밖의 사고가 일어날 때를 위하여 자동차 보험은 …
    보험 2023-03-24 
    올해 1차 세금보고 마감일은 4월 18일이다.  하지만 미국인이거나 영주권자임에도 해외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세금보고 마감일이 자동적으로 2달 연장된다.  미 세법은 Global Taxation 을 적용하므로 국외에서 번 소득은 모두 세금 보고를 해야한다.  군대 때문…
    세무회계 2023-03-24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많은 직장인들의 점심 단골 메뉴이자,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음식. 바로 돈가스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돈가스는 일본 음식입니다. 일본 돈가스의 유래는 생…
    문화 2023-03-24 
     “만약에 내가 오래 산다면?” 이라는 주제를 두고 은퇴의 역사, 문제점과 각종 플랜 등에 대해서 살펴 보겠다.  현재 미국 은퇴의 랜드스케이프 즉, 새롭게 대두되는 은퇴의 모습과 추세에 대해서 알아보자.  최근 가장 두드러지게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사회적 페러다임 중…
    세무회계 2023-03-24 
     햇빛을 받아서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물결이 아름답고 그 사이를 살포시 뒤덮은 가냘픈 해무가 그리워 샌프란시스코를 찾을 때면 아침 일찍 일어나 샌프란시스코 베이(San Francisco Bay)로 나서곤 합니다. 오늘도 이곳을 가득 메운 안개는 틈틈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
    문화 2023-03-17 
    지금부터 15년전에 서브 프라임 모게지 사태에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한 사건은 우리 모두의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 미국의 4대 은행 중 하나였고 2007년 미국 부동산 가격의 버블이 꺼지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고, 결국 2008년에 파산했다. 근자에 2008년이후 최대 은…
    세무회계 2023-03-17 
    “그럼, 수고해!”  한 마디 던져놓고 남편은 가게 문을 밀고 나갔다. 봄 마중에 한창 열을 올리는 중이어서 바쁘다고 했다. 어제도 거름흙을 몇 포대 사다 화단에 뿌렸다더니 오늘도 몇 포대 더 사다가 마저 뿌리고 화단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언니가 준 도라지 꽃씨를…
    문화 2023-03-17 
    안녕하세요! 오늘의 주제는 아주 간단하지만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식재료 입니다. 바로 ‘소금’ 입니다. TV 의 유명한 영국 국적의 요리사인 ‘고든 램지’가 이렇게 말했지요. 요리의 3대 요소는 식재료, 요리사 그리고 소금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없…
    문화 2023-03-17 
    부의 상징이자 행복의 기본 조건이기도 한 부동산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부동산 심리학과 경제학, 그리고 정책은 시시각각 변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각국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절대 불변하는 진리가 있다. 바로 가치 있는 부동산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동산 2023-03-17 
    음악을 테마로 세계적이 도시로 성장한 테네시주의 주도인 내쉬빌(Nashville)에 머물고 있으면, 이곳은 세계적인 음악도시 빈이나 잘츠부르크와는 다른 가장 서민적인 음악도시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컨츄리 음악이란 장르가 깊고 다양한 대중성을 확립하고 있는 도시임을 알게…
    문화 2023-03-10 
    사업체를 경영하는 분들에게 비용 절감은 매출 증대와 더블어 늘 신경을써야 하는 중요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보험비용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업체 보험에 대한 커버리지를 축소하는 것은 좀 더 주의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더군다나 재정적…
    보험 2023-03-10 
    3월 7일 연방국세청(IRS)은 이슈넘버(Issue Number) 2023-02를 발표했다. 이는 Employee Retention Credit(ERC)에 대한 경고였다.  Employee Retention Credit 은 2020년과 2021년 팬데믹 시기, 정부의 …
    세무회계 2023-03-10 
    지난 2022년 12월11일 하와이 원주민 왕가의 혈통, 하와이 마지막 공주 아비가일 키노이키 케카울리케 카와나나코아 공주(  Princess Abigail Kinoiki Kekaulike Kawānanakoa)가 96세로 세상을 떠났다. 하와이 이올라니 궁전은 성명을…
    문화 2023-03-10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