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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브로드웨이 마지막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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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1,308회 작성일 23-01-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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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10월9일 영국 런던의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하여 현재까지 롱런을 하고 있는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은 저가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입니다. 

런던의 웨스트 엔드를 시작으로 뉴욕의 브로드웨이 공연장을 오랜 세월동안 지켜온 것도 대단하지만 오페라 공연의 클래식한 요소와 현대적인 선율의 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장르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상적인 무대세트는 까다로운 현대의 관객마저 끌어들일 수 오묘한 매력을 가진 뮤지컬입니다.

 매번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작품의 진한 감동 때문에 삶 속의 리듬이 Andrew Lloyd Webber 음악과 더불어 잔잔하게 정돈이 되곤 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작곡가 중의 하나인 ‘Andrew Lloyd Webber와 그의 음악, 사람들 앞에 세계 4대 뮤지컬이며 종합예술의 금자탑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창작생활을 하면서 창작의 이정표가 되어주었으며 방법과 장르를 찾게 해 주었던 음악,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리며 간절했던 뮤지컬이 얼마전 뉴욕 브로드웨이의 마제스틱 극장(Majestic Theater)에서 막을 내린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3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브로드웨이 한 켠을 지키며 전세계의 관객을 감동시켰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이제 이들이 36년을 동고동락했던 브로드웨이를 떠나가는 슬픔에 무언가 다시 그곳을 채워주겠지 하는 위로도 해보지만 너무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것을 보낸다는 서글픈 생각이 마음을 찹찹하게 합니다. 한편으론 이런 멋진 작품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 위로를 받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는 서둘러 2박3일의 일정으로 아직도 잠잠하지 않은 코로나와 뉴욕의 쌀쌀한 겨울날씨가 걱정이 되면서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브로드웨이 마지막 공연이라는 아쉬움에 뉴욕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DFW 공항을 출발하여 3시간을 졸음과 씨름하다 보니 어느새 왼쪽 창가로 자유의 여신상이 보입니다. 

엄청난 빌딩을 감싸고 있는 허드슨 강을 따라 얼마전 센트럴 파크를 끼고 지어진 엄청난 가격의 아파트인 Steinway Building이 2023년의 새로운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만들어내며 거대한 세계의 수도 뉴욕의 맨하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미국이 수도는 워싱턴 DC, 세계의 수도는 뉴욕이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뉴욕의 심장부 맨하튼은 인종과 종교, 그리고 문화를 초월한 수많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특히 브로드웨이의 ABC 방송국 스튜디오를 끼고 이어지는 타임 스퀘어 광장은 이곳의 왜 세계의 수도임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브로드웨이의 한 켠에 숙소를 정하고 공연 시간을 기다리면 세계인의 문화가 스며든 뉴욕 거리를 골목 골목을 누비며 뉴욕의 상징 베이글도 먹고,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주인공이 일하던 Joe’s Pizza에서 종종거리며 피자를 먹기도 하였습니다. 어쩌면 이런 뉴욕스러운 분위기는 브로드웨이 공연이 저에게 가져다 준 선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은 1988년 1월26일에 뉴욕 브로드웨이의 마제스틱 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하여 36년이란 롱런을 하고 2023년 4월16일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브로드웨이를 떠나게 됩니다. 

워낙 대중적인 공연이다 보니 수많은 기록을 남기며 브로드웨이의 마지막 공연을 매우 분주하게 하고 있습니다. 

매번 공연마다 꽉 들어차는 관객, 미리 표를 구입하였음에도 공연 1시간 전부터 마제스틱 극장으로 들어가려고 건물을 돌아 사람들이 빽빽하게 줄을 서 있습니다. 아마도 그들 중에는 우리들처럼 이 공연이 브로드웨이를 떠나는 것이 너무 아쉬워 먼 길을 돌고 돌아 이곳을 찾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가스통 르루의 원작 소설인 ‘The Phantom of the Opera’의 힘은 Andrew Lloyd Webber 음악과 볼거리로 가득 찬 특수효과와 무대장치에 있습니다. 

또한 화려한 오페라 장면을 재현하는 황금빛 장식과 무대 의상들, 거대한 계단 세트에서 파리 하수구 밑의 음침한 지하 세계에 이르기까지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환시키는 마법을 보여줍니다. 

무대 메카니즘의 절정을 보여준 유리구슬로 치장한 화려한 샹들리에가 관객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장면은 충격적이고 크리스틴과 유령이 배를 타고 무대 전면을 도는 지하 호수장면은 환상적이면서도 경이롭습니다. 

“The Phantom of the Opera”, “Think of me”, “Angel of Music”, “All I ask of you” 등 귀에 익숙한 아름다운 멜로디는 뮤지컬에 빠져들게 합니다. 

특히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The Phantom of the Opera”는 뮤지컬 음악의 백미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브로드웨이 공연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미디어 속에서, 혹시 어쩌다 투어를 통해서 이 작품을 만날 수 있겠지만, 브로드웨이라는 상징성 속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 스며드는 아쉬운 마음은 어쩌면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20세기와 21세기를 풍미한 위대한 작품에 대한 존경일 수도 있습니다. 전세계 20개국 110여개 도시에서 6만5천여회 공연되었으며 관람객이 1억여명에 이르는 브로드웨이의 마지막 뮤지컬을 통해 우리에게 순수한 사랑의 열정에 대한 깊은 도전의 가치를 더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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