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알칸사주의 아이콘 ‘Petit Jean State Park’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1,326회 작성일 22-12-16 10:32

본문

2022년이 시작되나 싶더니 벌써 12월 중순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나의 조그만 작업실 창문너머로 부슬 부슬 떨어지는 겨울비에 사뿐히 떨어지는 빨간색 메이플 트리의 나뭇잎을 바라보며 삶이란 지나가는 시간을 세월이란 일기장에 빽빽하게 적어놓고 있습니다. 

가을이란 멀쩡한 사람의 마음을 한없이 쓸쓸하게 만들더니 이른 겨울비에 촉촉히 젖은 우리 집 벤치에 내려앉은 노란 나뭇잎 숫자를 헤아리게 합니다. 

벌거벗은 나무를 바라보며 우리의 삶이 때로는 고되지만 잎사귀 없는 나무가 굳건히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그 속이 살아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다시 한 번 삶의 용기를 다져봅니다.

올해의 가을 단풍은 너무나 화려하였습니다. 아마도 일찍 찾아온 쌀쌀한 날씨, 그리고 잦은 비와 이전과는 다른 텍사스 날씨 탓이 있겠지요. 그렇지만 세상의 어떤 변화가 생기더라도 시간을 거스르지 하고 찾아오는 계절의 신비함은 사방으로 씨를 흩어 뿌리고 새로운 삶을 기다리게 하여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 시작하는 계절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을이 되면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 누군가가 바람이란 이름의 연필로 흔적을 남긴 곳에서 지나간 수많은 시간을 기억하며 새길 것은 새기고 지울 것은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참으로 가을이란 계절은 하늘은 쳐다 보면 마음이 한없이 평화로운데 서늘한 가을바람에는 여지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주체할 길이 없네요. 

 나만의 계절이 되면 아이폰에 음악을 가득 넣고 찾아가는 곳들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저가 있는 달라스 근교를 찾아 가을빛을 새기고 느끼기도 하지만 때로는 한국의 강원도와 유사하다는 알칸사주를 많이 찾아갑니다. 

그곳에 가면 세월의 흔적들이 산과 계곡을 따라 굽이 굽이 펼쳐진 모습이 마치 제 고향을 찾아간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특히 알칸사주의 중앙에 위치한 페티 진 주립공원(Petit Jean State Park)은 알칸사의 아이콘이란 상징적인 표현이 어울리듯 가을을 찾는 이들에게 다양한 계절의 흔적과 추억들을 선사하는 멋진 곳입니다.

 알칸소주의 40번 하이웨이 인접도시인 모릴톤(Morrilton)에서 서쪽으로 154번 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페티 진 주립공원은 알칸소 강의 남쪽 페티 진 마운틴(Petit Jean Mountain)에 위치한 3,471에이커 넓이의 알칸사주의 첫 번째 주립공원으로 알칸사주의 아이콘이라 불릴 만큼 공원의 역사와 자연환경이 가장 멋진 곳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숙박시설인 마더 랏지(Mother Lodge)나 캐빈(Cabin)을 예약하는 것은 적어도 6개월 전이 아니면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특히 마더 랏지 앞에서 바라보는 시더 크릭 캐년(Cedar Creek Canyon)의 웅장한 모습과 트레일을 따라 캐년 안으로 들어가서 만나는 시더 폭포(Cedar Falls)의 거친 숨소리는 이곳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 우리의 호흡 속에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이곳에는 캐년과 시더 크릭(Cedar Creek) 그리고 베일리 호수(Lake Bailey)따라 만들어진 많은 트레일 코스와 아담한 캠핑 장소가 있는데, 그 중에서 마더 랏지에서 출발하여 시더 폭포까지 왕복하는 2마일의 트레일 코스는 계절에 상관없이 이곳이 왜 알칸소 주의 아이콘인가를 설명하는 멋진 트레일 코스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리고 0.25마일 거리의 락 하우스 케이브 트레일(Rock House Cave Trail)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동굴 속에서 500년 전 이곳에 거주하던 인디언의 락 아트(Rock Art)를 만날 수도 있고, 4.5마일의 세븐 홀스 트레일(Seven Hollows Trail)을 따라 다양한 캐년과 아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정의 끝은 페티 진 오버룩(Petit Jean Overlook)에서 시더 크릭 캐년 너머 가을의 빛을 더 진하게 만들어버린 황혼의 석양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시간의 향기 속에 잠시 머뭇거린 사이 이른 겨울의 석양은 어느새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맙니다. 불빛 하나 찾아보기 힘든 이곳에 적막한 밤이 시작이 됩니다. 

하늘을 보기 힘들 정도로 높이 솟은 소나무 사이 가끔씩 그 얼굴을 보여주는 반가운 가을의 둥근 달빛은 오후 늦게 쳐놓은 텐트에 반사되어 주위를 더욱 환하게 비쳐주고 있습니다. 

늦은 밤 저 멀리 들려오는 이름 모를 동물들의 애절한 음성을 뒤로하고 바람이란 이름의 연필을 들어 나의 가슴 속에 깊은 사연들을 새겨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서 맺은 인연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의 결실을 맺는다는 생각을 하며 늦은 밤까지 피워 논 모닥불에 새 생명의 씨앗을 뿌려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2022년이 시작되나 싶더니 벌써 12월 중순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나의 조그만 작업실 창문너머로 부슬 부슬 떨어지는 겨울비에 사뿐히 떨어지는 빨간색 메이플 트리의 나뭇잎을 바라보며 삶이란 지나가는 시간을 세월이란 일기장에 빽빽하게 적어놓고 있습니다. 가…
    문화 2022-12-16 
    사업체를 운영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한인 사업 경영자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사고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잠재적 사고위험은 비지니스 매출의 저조함보다 더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작은 사고위험이 때로는 자신의 재산뿐만 아니라 타인의 재산에 큰 피해를 초래…
    보험 2022-12-16 
    2022년도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던 작년 이맘때와는 다르게 가파르게 진행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대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2022년에는 많은 분들이 주식이나 가상화폐 거래로 손실이 많이 발생…
    세무회계 2022-12-16 
    아침에 수도꼭지를 틀어 세수를 하려는데 느낌이 차다.  하와이의 물은 늘 미지근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오늘따라 찬 느낌은 뭘까. 하와이에도 가을이 온 것이다. 11월부터 허리케인 시즌이 되어 거친 비 바람이 몰아친다. 기온도 약간 내려가 2월까지가 겨울인 셈이다.  차가워…
    문화 2022-12-16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혹시 미슐랭 가이드라는 책자를 들어보셨나요. 보통 식당의 등급을 매겨서 고객들에게 유명한 식당을 알리는 책자입니다. 식당들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이 책자에 이름을 올리고,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오늘은 조금은 생소할…
    문화 2022-12-16 
    세상의 아름다움은 계절의 시계를 따라 세월을 흐르게 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휴식도 없이 바쁜 삶의 여정이 이어질 때라도 평화로움으로 여행을 떠나는 마음은 사랑 가득 담은 연인에게 달려가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그렇게 무더웠던 텍사스의 여름, 그렇지만 벌써 11월의 청명한…
    문화 2022-12-09 
    중동의 한 가운데인 카타르에서 월드컵 축구대회가 한창이다. 아마도 단일 종목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행사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해서 매 4년마다 열리는 것이고, 올림픽이 도시를 중심으로 개최되는데 반해 월드컵은 국가가 중심이 되어 열린다는것에 그 차이가…
    세무회계 2022-12-09 
    내 컴퓨터가 아프다. 환자로 치면 혼수상태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겠지만 글 쓰는 작가에게 컴퓨터는 신체의 일부 같아서 문제가 생기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명작을 쓰는 건 아니지만 손을 뻗으면 필요한 책이 있는 책장, 키 높이에 맞는 책상과 의자, 무엇보다도 창 두 개를…
    문화 2022-12-09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에서 뜨거운 열정을 마음껏 불살랐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카타르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화두가 된 말이다. ‘꺾이지 않는 마음’은 곧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주장 손흥민이 그 한가운데에 있…
    부동산 2022-12-09 
    산과 계곡이 아름다우며 무성한 숲과 비옥한 토지를 갖고 있는 알칸소의 아침은 무척 아름답습니다. 싸늘한 12월의 한기는 핫 스프링스(Hot Springs)를 둘러싸고 있는 헤밀톤 호수에 내려 아침 일찍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장관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문화 2022-12-02 
    신문을 읽다보면 가정집의 관리 유지를 위하여 고용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집 주인이 법적 보상책임을 떠 맡아야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당신의 잔디를 정규적으로 깎아주는 회사나, 당신이 없는 동안 아기를 돌봐주는 이…
    보험 2022-12-02 
    December – 12월은 인디언 고유 언어로 “한 달이 아직 남아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한 달 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같은 뜻이겠지만 “아직도 한 달이 더 남아있다”라고 뜻풀이를 하는 인디언 문화는 사물의 양면 중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만 보려 했던 …
    세무회계 2022-12-02 
    오늘은 의외로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시고 발생 확률이 약 50%가 넘을정도로 흔한 손목 터널증후군에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시간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분들이나 손목에 반복적으로 힘을 가하거나 움직여야 하는 직업을 가지신 분들 중에 손목과 손가락…
    건강의학 2022-12-02 
    이번 추수감사절은 새벽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며칠 전에 산 터어키를 냉장고에 두었었는데, 전날 만져보니 등 부분이 아직 덜 녹은 것 같아 키친탑 위에 두고 잠을 잤다. 올해는 터어키는 굽지 말고 갈비와 사이드 디쉬만 만들어 먹자고 했지만, 막상 추수감사절이 가까워…
    문화 2022-12-02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고 동맥경화, 고혈압, 골다공증 그리고 암을 예방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외국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김을 먹기 시작한 것은 기록상으로는 한중일 중 한국이 …
    문화 2022-12-02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