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파헬벨의 캐논과 떠나는 7번 도로 단풍여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1,352회 작성일 22-11-25 11:01

본문

우리는 종종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수없이 방황을 하곤 합니다. 꿈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곤 합니다. 불안한 경제, 정세, 어느 것 하나 우리의 현실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없습니다. 

시원한 가을의 내음을 품으며 좀더 차분해지려고 노력하지만 이곳 저곳이 영 불안한 하루의 연속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고들 합니다. 이상을 품고 있지만 할 수 없다고들 말합니다. 그렇지만 누군가 말합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야 후회가 없다고……  

 

아침과 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는 것을 보니 이제는 어느덧 가을의 풍경이 우리의 삶 가운데 깊이 들어왔나 봅니다. 모든 것이 어수선한 이때 현실을 뒤로하고 때로는 가슴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 보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서 난 파헬벨의 캐논을 따라 7번 도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내가 아끼는 구식 엠피3 플레이어(MP3 Player) 아이팟 미니(iPod mini), 오래 전에 구입한 것이라 동영상도 안되고 용량이 작아 많은 음악을 넣기에도 부족하지만 가을의 음악들을 장르별고 꼭꼭 집어넣으니 수 백곡이 들어갔습니다. 그 중에 첫 곡을 가을과 가장 어울리는 음악 파헬벨(Pachelbel)의 캐논(Canon)을 선택하기로 하였습니다. 

 

오케스트라부터 시작하여 한국의 국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곡의 연주가 있지만 이번 가을은 현악4중주(String Quartet)로 구성이 된 곡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뭔가 허전한 듯 하면서도 꽉 찬 음악, 스트링의 갸날픈 소리가 때로는 브라스의 풍성한 그리고 힘찬 음을 기대하지만 결코 이를 허락하지 않는 절제된 음악 파헬벨의 캐논이 이번 가을 여행을 풍성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파헬벨의 캐논을 들으며 달라스에서 30번 하이웨이를 따라 동쪽으로 텍사카나(Texakana)를 지나 알칸소로 4시간 정도를 운전을 하면 출구 78번에서 7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이 도로는 알칸소 지방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미조리주 경계선 까지 이르는 긴 도로로서 알칸소 지방에서는 가장 유명한 관광도로 중의 하나로 가을에는 단풍여행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도로를 제대로 여행하려면 적어도 2박3일의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이 도로가 지나는 곳곳에 너무나 아름다운 곳,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아 하룻밤을 유하고 싶은 곳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30번 하이웨이를 나와 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5분 정도만 드라이브하면 왼쪽으로 디그레이 호수(Degray Lake)와 리조트가 있습니다. 

스쿠버 다이빙까지 할 수 있는 깨끗한 물, 그리고 그러한 호수를 감싸는 단풍에 물든 가을의 수목들, 이곳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처음 도착한 7번 도로의 발걸음을 멈추게 해버립니다. 또한 여기에서 40분 정도 북쪽으로 운전하면 여러분들이 잘 아는 핫 스프링스(Hot Springs)가 해밀톤 호수(Hamiton Lake)를 끼고 아기자기하게 각종 스파와 위락시설을 갖추고 여행자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온천으로 이뤄진 국립공원, 잠시 이곳에 머물러 여행의 여정을 온천 물에 담가보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핫 스프링스를 출발하여 북쪽으로 계속 운전을 하면 곳곳에 산을 따라 이뤄지는 계곡들, 그리고 등산로들이 있습니다. 알칸소 강을 지나고 40번 하이웨이를 지나 북쪽으로 계속 운전을 하면 드디어 7번 도로 중에서 가장 멋진 곳, 오자크 지방(Ozarks Region)이 나옵니다. 

오자크 마운틴을 따라 이어지는 구불 구불한 길, 그 사이로 이어지는 깊은 계곡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아름다운 절경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 잡을 것입니다. 산길이 구불 구불 다리를 이어 해리슨(Harrison)시에 이를 때까지 계속 됩니다. 단풍철에는 곳곳이 자신의 색깔을 뽐내느라 정신이 없는 각종 수목의 향연에 온 정신은 놓을 정도입니다.

 

7번 도로의 종착지는 해리슨입니다. 이곳에는 석회동굴을 포함하여 많은 관광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가을은 형형색색의 옷을 갈아입은 자연의 신비와 순리에 집중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변화하는 그들에게는 잠시 후 추운 겨울에 시련을 알리지만 다시 봄이 오는 신호를 우리에게 미리 알려 주는 것이 아닌가요?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나는 개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다니엘이 질병수당을 받기 위해 고용연금센터에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 받는다. 그런데 의료전문가의 질문이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자, 다니엘이 계속 답을 하다가 “난 심각한 심장마비로 추락사 할 뻔했던 사람이에요” 하고 말한 다음, “다…
    문화 2022-12-02 
    우리는 종종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수없이 방황을 하곤 합니다. 꿈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곤 합니다. 불안한 경제, 정세, 어느 것 하나 우리의 현실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없습니다. 시원한 가을의 내음을 품으며 좀더 차분해지려…
    문화 2022-11-25 
    가을이 겨울로 떠나려고 오늘도 수선을 떱니다. 날은 점점 더 일찍 어두워지고 무성해 그늘도 짙었던 앞마당의 물푸레나무는 서둘러 옷을 벗느라 찬바람을 자꾸 불러들입니다. 마당 가득 쌓인 낙엽은 그 바람에 어쩌지 못하고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며 마당만 어질러 놓고 맙니다.…
    문화 2022-11-25 
    바다건너 고국은 최근 방한한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구상에서 처음 시도되는 네옴 시티 건설 외에도 방산·원전·문화관광·수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한국의 공중요…
    세무회계 2022-11-25 
    안녕하세요! 제법 쌀쌀해진 11월말 추수감사절 시즌입니다미국의 추사감사절은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입니다. 가족 혹은 친지들과 모여서 터키와 다른 맛있는 것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이런 큰 명절에는 평사시와는 다른 특별한 음식을 먹기도 하…
    문화 2022-11-25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벌게 된 부자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어떻게 그들은 남들보다 빠르게 부동산 정보를 찾고, 또 이를 어떻게 활용하여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었는가? 도대체 그들만이 지닌 습관은 무엇인가? 오늘은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투자하는 습관과 방법…
    부동산 2022-11-25 
    늦은 가을 저녁 무렵에 가을을 담아봅니다. 불빛이 만들어 내는 보케와 같이 알록달록한 가을의 풍경은 흐린 날씨에도 그 흔적을 숨길 수 없나 봅니다. 날씨 탓하지 않게 촉촉히 늦은 가을비가 내리지만 그 색깔의 찬란함은 서둘러 돌아오는 텍사스의 겨울을 시샘하나 봅니다. 세…
    문화 2022-11-18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집을 위한 집보험이 필수적이듯이 상업용 건물 소유주에게는 상업용 건물보험이 필수적이다.  그러면 이런 상업용 건물의 보험료는 어떤 기준에 의해서 보험료가 책정되는 것인지 알아 볼 필요가 있다.기본적인 보험료 산출은  보험회사가 예측하는 손…
    보험 2022-11-18 
    “요즘들어 ‘정말 빠르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만큼 빠른 세월의 속도감을 느낀다. 세월의 속도를 자동차 속도에 빗대어 20대는 20마일, 30대는 30마일, 40대는 40마일의 빠르기로 지나간다는데 역시 맞는 말인것 같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황이 우리의 발목을 잡…
    세무회계 2022-11-18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요즘 한국의 식품업계에 불고 있는 소식 하나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바로 한국 음료업계에 불고 있는 ‘제로 슈거’ 트렌드 인데요. 많은 한국 식품회사에서 차, 에너지드링크 등 기존과 다른 음료 라인업도 ‘제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간 축적한…
    문화 2022-11-18 
    아름다운 가을의 음악들이 11월의 계절 속으로 솜털처럼 풍성한 갈대꽃을 살랑살랑 흔들며 가느다란 잎사귀에 스쳐 아름다운 갈대 잎의 하모니를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 11, 세월이 아무리 빠르다 그래도 눈 앞에 스쳐 지나가는 잊혀지는 추억들 보다 빨리 지나가랴…… 어떤 일…
    문화 2022-11-11 
    바다건너 고국은 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할로윈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해밀톤호텔 앞 좁은 골목길로 인파가 밀리면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당했다. 이 사고로 1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299명이 사…
    문화 2022-11-11 
    올가을에도 우리 집 분꽃은 분주했던 여름 여행을 마치고 실한 열매를 맺었다. 지난번에 씨를 한바탕 거두었는데도 여전히 많았다. 아직도 전해줄 게 남은 모양이다. 뜨거운 텍사스의 땡볕과 가뭄을 견뎌낸 분꽃은 이제 기력이 쇠했는지 대가 휘고 가지가 인도까지 내려와 배를 깔…
    문화 2022-11-11 
    연말, 연초가 되면 크리스마스, Thanksgiving, New Year 등 다양한 기념일을 맞이합니다. 기념일에는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요. Covid-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더 맛있고 인스타그래머블한 음식을 준비하…
    문화 2022-11-11 
    경제적 어려움은 늘 삶을 좀먹는다. 나아가 정신을 피폐하게 한다.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사회 또한 불안해졌고 중산층이 얇아지면서 빈곤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문제가 되었다. 먹고살기 빠듯한 상황에서 부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허망한 꿈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동산 2022-11-11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