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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 전도연 "모든 얼굴에서 모든 감정 배제하고 연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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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얼굴에서 모든 감정을 배제한 연기를 해본 적 있나'라는 생각했죠."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리볼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전도연은 이 영화에서 자신이 보여준 연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리볼버'는 큰 대가를 약속받고 경찰 조직의 비리를 혼자 뒤집어쓴 형사 수영(전도연 분)이 2년의 옥살이를 마치고 출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수영의 옥살이를 보상해준다던 투자회사 실세 앤디(지창욱)는 약속을 저버리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수영은 분노의 질주에 나선다. 수영의 조력자인지 적인지 알 수 없는 인물 윤선(임지연)이 수영의 주변을 맴돌면서 미스터리를 불러일으킨다.
전도연은 분노가 응축된 수영을 독기가 서린 차가운 얼굴로 스크린에 그려낸다.
'리볼버'를 연출한 오승욱 감독은 "지금까지 전도연 배우가 보여주지 않은 얼굴을 꼭 표현하고 싶었다"며 "마지막 편집을 끝내면서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오 감독은 "계속 '무표정'을 요구했기 때문에 전도연 배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볼버'의 각본도 쓴 오 감독은 처음부터 전도연을 주인공으로 염두에 두고 작품을 구상했다.
작품을 처음 제안한 사람도 전도연이었다고 한다. 오 감독이 연출하고 전도연이 주연한 '무뢰한'(2015)에서 두 사람이 쌓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
전도연은 "처음엔 저예산으로 가볍게 찍을 수 있는 작품을 제안했는데, 4년이나 걸렸다"며 "'리볼버'의 시나리오를 보고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전도연의 밀도 높은 연기는 이번에도 작품 전체를 끌고 간다.
오 감독은 "전도연 배우는 그만의 품격과 품위가 있고, 더 중요한 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며 "이를 시나리오의 밑바탕에 깔아 놓고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했다.
후배인 임지연과 지창욱은 전도연과 연기를 함께한 게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임지연은 "대학 시절 '한예종 전도연'이라고 스스로 얘기하고 다닐 정도로 전도연 선배처럼 되고 싶었다"며 "한 공간에서 같이 호흡한다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 전도연 선배가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그 모습이 (시나리오에 그려진) 수영 그 자체였다"며 "선배가 연기하는 모습을 모니터로 볼 때는 아름다움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임지연과 지창욱도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들이다. 임지연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전도연은 지창욱에 대해 "지창욱이라고 하면 잘생긴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에 놀랐다"며 "첫 장면을 찍고 오 감독에게 (지창욱이 연기한 앤디에 대해) '여태 보지 못한 인물을 본 것 같다'고 했다"고 회고했다.
오 감독은 '무뢰한'이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면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초록물고기'(1997)와 '8월의 크리스마스'(1998)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오 감독은 '리볼버'에 대해 "큰 스크린으로 보면 배우의 눈썹이 살짝 움직이는 것과 같은 미세한 떨림과 근육의 움직임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며 "'얼굴의 향연'과 같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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