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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삼촌' 송강호 "영화와 다른 매력…드라마 또 도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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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힘든 점들도 있었지만, 드라마는 영화와 다른 매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작은 역할이든 큰 역할이든 또 기회가 된다면 가리지 않고 싶어요."
연극과 영화를 오가며 35년 동안 수많은 배역을 연기해온 배우 송강호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으로 첫 드라마에 출연한 소감을 이렇게 털어놨다.
최종회 공개를 기념해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난 송강호는 드라마의 매력을 설명하다가 "드라마 예찬론을 너무 펼쳐서 이러다 영화 시나리오가 안 들어올까 봐 걱정스럽다"며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오리지널 시리즈는 짧은 경우 6회 정도의 분량으로 영화와 큰 차이가 없지만, '삼식이 삼촌'은 16부작으로 영화보다 확연히 길고 등장인물도 많은 편이다.
송강호는 "드라마는 흔히 '긴 호흡'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처럼 인물의 성격을 풍성하게 담을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영화보다 분량이 긴 만큼 드라마는 더 많은 인물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짚었다.
송강호의 '삼식이 삼촌' 출연이 결정된 것은 영화 '기생충'으로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직후였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시점에 이 작품을 선택한 배경을 물어봤다.
그는 "말초적인 자극을 주는 요소들로 승부를 보지 않으면 콘텐츠가 살아남기 힘든 시대에 이런 소재와 이야기는 굉장히 모험적이고 도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삼식이 삼촌'은 1950∼1960년대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삼식이 삼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브로커 박두칠(송강호)이 조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꿈을 품은 청년 김산(변요한)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최근 글로벌 OTT 콘텐츠 대부분이 괴수 또는 초능력자가 등장하거나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화려한 시각 효과와 자극적인 장면이 등장하는 것과 비교할 때 '삼식이 삼촌'은 "다소 밋밋하다"는 평도 있다.
송강호도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역사물을 통해서 과연 시청자들에게 어떤 힘을 가질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도 "사람 마음이 희한한 게 그런데도 도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우리의 얘기는 이런 것'이라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점을 찾는 게 인지상정인 것 같아요. 두렵기도 하지만, '늘 봐온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해 보고 싶다'는 것이 창작자로서 의욕을 느끼는 지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박두칠은 전쟁통에도 자기 사람에게 하루 세 번 끼니를 먹게 해준다는 이유로 삼식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두칠은 쉽게 규정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정치인과 기업인들의 틈바구니에서 때로는 뒷돈을 쓰고 때로는 권모술수를 동원하고 때로는 깡패를 사주해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해주는 수완이 매우 뛰어난 인물로 표현된다. 한편으로는 자신을 믿는 사람을 쉽게 배신하는 비열한 모습도 있지만, 자기 사람을 위해 아낌없이 베푸는 인물이기도 하다.
송강호는 "삼식이(박두칠)란 인물은 속을 모르는, 나쁜 사람 같으면서도 때로는 따뜻한 감성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며 "결말 부분에 가서는 인물의 본모습이 나오지만, 처음부터 성격이 명확하게 드러났다면 재미없게 그려졌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드라마의 시대 배경에 대해 "전쟁 후 새로운 사회와 민주주의가 자리 잡기 위해서 진통을 겪던 시기였고, 다사다난하고 역동적이었다"며 "먼 시대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과 인간의 욕망, 이상을 반추하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짚었다.
송강호는 최근 관객 동원과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잊지 않았다.
송강호는 "산업적으로 영화계 투자가 위축되고 인색해진 것은 저도 느끼고 있지만, 잘 만든 영화는 지금도 천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며 "과거에도 이런 위기를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내실이 단단해졌던 만큼 (영화계가) 더 단단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에게 배우로서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삼식이 삼촌'에서 피자를 먹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데, 진짜 피자를 뜻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풍요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뜻이잖아요? 그렇게 누구나 꿈꾸는 이상이 있듯이 저는 새로운 작품을 통해서 관객과 소통하고 싶은 게 궁극적인 욕망이죠. 그것 말고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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