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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여장 3단 변신 후 내 모습, 내가 봐도 예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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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태프가 똘똘 뭉쳐서 저를 변신시켜주려 고군분투했어요. 거의 3단 변신이었죠. 옷 입으면 1단, 메이크업하면 2단, 가발 쓰면 3단이 완성됐습니다, 하하."
영화 '파일럿'을 통해 여장남자 역할에 도전한 배우 조정석은 26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분장 과정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3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파일럿 한정우(조정석 분)가 여동생의 이름으로 항공사에 합격해 부기장으로 재취업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다.
조정석은 여성 파일럿 한정미로 파격 변신해 장기인 코미디 연기를 뽐낸다. 그는 여성스러운 턱선과 몸매를 위해 7㎏을 감량하고 지압과 마사지도 받았다고 했다.
조정석은 여장을 마치고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두 번 정도 그런 적이 있다"면서 "정미로 변신했을 때 머리가 젖어 있는 것을 보는데 '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김한결 감독은 "이야기가 참신해도 가장 중요한 건 (이를 소화할) 배우"라면서 "조정석의 출연이 확정됐을 때 '이 영화는 됐다' 하고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모든 게 준비된 배우이고 (트랜스젠더로 등장하는) 뮤지컬 '헤드윅'을 한 경험도 있지 않으냐"고 했다.
조정석은 주연 영화 '엑시트'(2019)로 942만여 명을 동원할 만큼 코미디에 일가견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 '관상'(2013)에서 선보인 코믹 연기는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밈'으로 쉽게 볼 수 있다.
조정석은 관객의 기대에 대해 "부담감은 항상 있다. '파일럿' 같은 (코미디) 영화를 하게 되면 어깨가 더 무겁다"면서도 "제가 잘 이겨내야 할 개인적인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내하면서 열심히 해보려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로빈 윌리엄스가 중년의 여성 가정부로 등장하는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1994)를 보며 '파일럿'을 준비했다고 한다.
조정석은 "감독님이 바라보시는 영화의 관점이나 코미디의 경중이 제가 생각하는 수준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다"며 "영화를 보시면 (여장을) 희화화한다거나 너무 웃기기 위해 애썼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코미디를 한다고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석의 원톱 성격이 강하지만 그와 앙상블을 이루는 배우들 역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한선화는 정우의 동생이며 오빠의 변신을 돕는 '진짜 정미' 역을 맡았다. 그 역시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과 영화 '달짝지근해: 7510' 등에서 사랑스러우면서도 코믹한 매력을 뽐냈다.
한선화는 "정석 선배님을 보며 천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촬영 후 '현타'(현실을 자각하는 시간)가 와서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고 돌아봤다.
이주명은 당찬 파일럿 윤슬기로 분한다. 정미의 입사 동기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똑 부러진 성격의 인물이다.
'파일럿'이 데뷔 영화인 이주명은 "출연진과 시나리오를 보고서 특별한 고민 없이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들뜬 마음이 컸지만 누가 되고 싶지 않아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한정우의 후배이자 한정미의 동료인 서현석은 신승호가 연기한다.
그는 "그동안 코미디 장르에 갈증이 있었기 때문에 저에겐 '파일럿'이 감사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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