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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의 첫 전체관람가…'개그콘서트' 어린 방청객들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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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거 녹화할 수 있는 거야?", "일단 대본을 싹 다 지워주세요."
어린이날인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1천74회는 전체 관람가로 녹화가 진행된 배경과 그로 인한 출연진, 제작진의 고민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했다.
1999년 첫 방송 이래 25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관람가 등급으로 제작된 이날 방송은 한 어린이 시청자의 편지 때문에 기획됐다.
이 어린이는 개그콘서트 PD에게 보낸 편지에서 "녹화 현장에 가고 싶은데, 만 15세 이상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며 "어린이가 못 보게 하면 '개그콘서트'가 오래 못 갈 수도 있다"고 써서 웃음을 자아냈다.
출연진은 아이디어 회의를 거듭하며 대본과 내용을 전면 수정하는 등 고심했다. 소개팅을 소재로 한 '데프콘 어때요' 코너에 출연하는 조수연은 전체 관람가로 방송한다는 소식에 "우리 코너 큰일 났다"고 말했고, '금쪽유치원' 코너의 이수경은 "(대본을) 싹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는 이날 '금쪽유치원'과 '킹받쥬', '최악의 악(?)', '데프콘 어때요', '감사합니다', '심곡파출소', '레이디 액션', '챗플릭스', '바디언즈', '소통왕 말자 할매' 등 10개 코너를 선보였다.
코너 구성과 배치는 어린이 시청자들의 취향과 눈높이를 고려한 흔적이 보였다.
첫 코너인 '금쪽유치원'은 어린이가 적어진 미래에 원생이 두 명뿐인 유치원을 배경으로 코미디언 홍현호와 이수경이 유치원생을 연기하는 내용이다. 한 주 전에는 '최악의 악(?)'이 오프닝 코너였으나 이날은 어린이날을 맞아 '금쪽유치원'이 첫 자리를 차지했다.
홍현호와 이수경은 등장 직후 무대 위에서 인사하던 평소와 달리 직접 객석으로 내려가 어린이 방청객들과 서로 손뼉을 맞부딪히면서 인사했다. 홍현호는 열한 살 어린이 방청객에게 "저보다 형님이신데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개그콘서트'는 통상 한두 개 코너에선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음주하는 연기를 볼 수 없었다. 아울러 성적인 농담이나 폭력적인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 등 어린이날 특집다운 모습이었다.
어린이날이라는 점을 코미디에 활용해 '심곡파출소'와 '킹받쥬' 등에선 어린이가 받은 용돈을 엄마가 가져가는 내용을 담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2012년에 종영한 코너 '감사합니다'가 12년 만에 무대에 서고, 올해 4월 21일을 끝으로 방송에서 볼 수 없던 코너 '바디언즈'도 선보이는 등 주로 분장과 노래, 율동 등을 곁들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어린이의 눈높이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송이 됐지만, 다소 산만하고 성인이 보기에는 큰 웃음을 유발할 만한 지점을 찾기 어려운 단점도 있었다.
방청석에 초대된 어린이들은 밝은 얼굴로 무대를 지켜봤다. 어린이 방청객들은 호응과 소통을 유도하는 코너에서 적극적으로 손을 들거나 함성을 질러 무대에 오른 출연진에게 힘을 보탰다.
마지막 코너인 '소통왕 말자 할매'에선 말자 할매로 분장한 김영희가 어린이들의 고민을 듣고 눈높이에 맞춘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개그콘서트' PD에게 편지를 보내 전체 관람가를 기획하게 한 어린이도 이날 방청석에 초대됐다. 이 어린이는 "'개그콘서트' 방송을 보고싶은데, 엄마가 자라고 해서 못 본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김영희는 "'개그콘서트'가 좀 늦은 시간에 한다. 엄마는 다음날 학교에 지각하면 안 되니까 자라고 하는 것"이라며 "엄마 때문에 시청률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체 관람가로 꾸며진 이날 방송은 시청률 3.1%를 기록했다. 올해 '개그콘서트'가 2∼4%대 시청률을 오가고 있고, 직전 방송분의 시청률이 2.8%였던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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