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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 변요한 "경쾌하고 웃기기도 한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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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현대인은 수없이 많은 타인을 관찰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진 못한다.
온갖 이슈에 관해 잡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본질을 꿰뚫는 안목은 없는 것과 비슷하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김세휘 감독의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의 주인공 정태(변요한 분)가 그렇다.
공인중개사인 정태는 자기에게 열쇠를 맡긴 고객이 외출한 집에 몰래 들어가 사생활을 엿보는 병적인 버릇이 있다. 남을 관찰하는 데 여념이 없는 정태는 우정과 사랑 같은 인간적인 관계를 맺지는 못한다.
그런 정태가 끊임없이 남에게 자기를 보여주는 인플루언서 소라(신혜선)를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변요한은 정태라는 캐릭터에 대해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맞닿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태가 타인을 엿보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캐내기에 집착하는 데 대해선 "남보다 우월하고 싶은 콤플렉스 같은 게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태는 남의 집에서 본 물건을 사진으로 찍어 수집하는 변태적인 습성도 있다. 변요한은 이런 정태 역을 맡은 데 대해 "비호감이나 비정상으로 보이겠지만, 연기인 만큼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담담히 말했다.
정태는 병적인 인물이긴 해도 어둡지만은 않다. 그의 가볍고 코믹한 행동과 내레이션으로 표현하는 어이없는 자아도취는 때때로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녀가 죽었다'는 경쾌하기도 하고 웃음도 나오는 영화예요. 무거우면서도 가볍죠. 그런 게 (일반적인 스릴러와는)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변요한이 '그녀가 죽었다'를 찍은 건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2022)을 촬영한 직후였다. '한산'에서 그는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의 적인 왜장 와키자카 역을 맡았다.
와키자카를 연기하려고 몸집을 불렸던 그는 '그녀가 죽었다' 촬영을 준비하면서 체중을 확 줄일까도 고민했지만, 날렵한 모습보다는 어느 정도 덩치가 있는 게 정태에게 어울린다는 제작진 판단에 따라 체중을 크게 줄이진 않았다고 했다.
신혜선이 연기한 소라도 병적인 인물인 건 마찬가지다. 소라는 SNS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정반대로 살아가는 이중인격자이기도 하다. 변요한은 정태와 소라에 대해 "유유상종, 용호상박"이라며 웃었다.
그는 신혜선에 대해선 "워낙 프로페셔널한 배우로, 엄청나게 노력한다"며 "여리면서도 그 안에 강한 힘을 지녔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김 감독의 데뷔작이다. 변요한은 김 감독에 대해 "어떤 혼란이 와도 흐트러지지 않고 제어하는 강한 집중력을 가졌다"며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이 나오는 걸 볼 땐 늘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녀가 죽었다'가 개봉하는 15일은 변요한이 주연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이 공개되는 날이기도 하다.
1950∼19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변요한은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꿈꾸는 엘리트 청년 역을 맡아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관객들과 만나는 데 대해 변요한은 "너무 좋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올해 38세인 변요한은 아직은 연기에 관해 모르는 게 많고 공부하는 단계라며 "마흔이 되고 나면 생각을 정리할 줄도 알고 결단력도 빨라지고 때로는 차가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그때가 되면 나만의 캐릭터도 탄생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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