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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선업튀' 화제 몰이…2000년대 복고 감성·성공한 덕후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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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식빵 리필이 가능한 캔모아에 모여서 아삭한 팥빙수를 씹어 먹고, 좋아하는 남학생의 싸이월드를 들락거리다 용기를 모아 일촌을 신청한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의 주인공인 19살 고등학생 임솔의 일상이다.
2일 방송가에 따르면 2000년대 복고 감성을 소환한 드라마 '선업튀'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률 자체는 3∼4%대로 높지 않지만, 화제성만큼은 여느 인기 드라마 못지않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발표한 4월 셋째 주 펀덱스 리포트를 보면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뒤를 이어 화제성 2위를 기록했다.
tvN은 "2023년 하반기 이후 론칭한 tvN 월화드라마의 평균 지표와 비교해 디지털 언급량은 2배가 넘는 234%의 수치를 보이고, tvN 토일드라마 평균에 비해서도 228%라는 화제성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처음 전파를 탄 '선업튀'는 열렬하게 좋아하던 남자 톱스타 류선재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살리려 과거로 간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타임슬립 로맨스물이다.
30대 취업 준비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여자 주인공 임솔(김혜윤 분)은 2008년 19살로 되돌아간다. 옆 학교에 다녔던 고등학생 류선재(변우석)를 만나고, 그를 살리기 위해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한다.
2008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레트로'(복고)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학생들은 슬라이드폰과 폴더폰을 들고 다니며, 각종 특수 기호로 만든 이모티콘을 써가며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싸이월드 방문자 수가 인기의 척도고, 컨버스 신발과 지샥 손목시계 등이 '교복 패션'으로 유행이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모아둔 용돈을 들고 동대문 옷시장으로 쇼핑을 가고, 괜히 마음을 티 낸답시고 싸이월드 배경음악을 바꾸는 드라마 속 장면들도 추억과 공감을 자아낸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응답하라 2008'을 보는 것 같다", "'싸이월드 감성'이 옛날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인터넷 소설 같으면서도 풋풋하게 그려낸 첫사랑 이야기가 설렌다", "귀여운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두 주인공의 서사가 마음 아리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곳곳에 삽입된 추억의 음악도 분위기를 한층 살린다는 평을 받는다.
류선재가 임솔에게 우산을 씌어주는 장면에서는 에픽하이와 윤하의 '우산'이 흘러나오고,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유명했던 러브홀릭의 '러브홀릭', 브라운아이즈의 '점점' 등도 적재적소에 깔리면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최애를 직접 만나 '성덕'(성공한 덕후)이 되는 전개가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삶의 의지를 잃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던 임솔은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 된 국내 최정상 스타 류선재의 노래를 듣고 큰 위로를 받아 '열혈팬'이 된다. 임솔의 방은 류선재 굿즈로 가득하다. 각종 포스터와 포토카드, 응원봉과 피규어는 기본이고, 등신대까지 놓여있다.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겨워하던 임솔이 과거로 돌아가 류선재를 직접 만나고, 이웃 친구가 됐다가, 서서히 사랑을 싹틔워가는 전개는 '덕질'을 경험해봤다면 누구나 쉽게 과몰입할 법한 서사다.
김혜윤과 변우석의 연기 궁합도 청춘물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김혜윤은 임솔을 싱그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표현해내며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고, 변우석은 서툴고 풋풋한 첫사랑 연기로 설렘을 끌어낸다.
8화까지 방송된 '선업튀'는 반환점을 돌아 본격적으로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두 주인공의 로맨스는 한층 짙어졌고, 류선재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도 하나씩 풀리기 시작했다. 뜨거운 화제성이 시청률 성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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