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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콘크리트 유토피아' 재난영화 아닌 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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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이 작품을 재난 영화라고 얘기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재난이 벌어진 이후 사람들이 어떻게 버티고 소통하고 이겨내려고 하는지를 담은 '휴먼 블랙 코미디'라고 생각합니다."
엄태화 감독이 연출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주연 배우 이병헌은 2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 영화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이 원작이다.
엄 감독은 "사람들이 가장 친숙한 공간에서 극한 상황에 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각색했다"며 "등장인물 중 나와 비슷한 사람이 누군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외부인들로부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어떤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연기했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는 이병헌은 "황궁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아무리 단합해도 각자 생각과 성향, 개성은 다르다"며 "서로 분열하기도 하고 이기심과 잔인함의 끝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런 점이 (다른 재난 영화와) 차별화된 점"이라고 말했다.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등 다른 배우들은 이병헌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박서준은 "워낙 이병헌 선배님의 팬이어서 꼭 작업해보고 싶었다"면서 "저에게 제안이 온 상황이 아니었는데, 먼저 제가 감독님에게 출연하고 싶은 마음을 강하게 어필했다"며 웃었다. 그는 재난 이후 가족을 지키는 것이 단 하나의 목표가 된 민성을 연기했다.
황궁아파트 부녀회장 금애 역의 김선영은 "언제 이병헌 선배님과 만날지 모르는 것 아니냐.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캐스팅 당시를 돌아봤다.
엄 감독은 "이병헌 씨를 캐스팅해서 극의 중심을 잡아주면 좋은 배우들이 (따라)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출연진이 모두 확정되고 촬영하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미소 지었다.
박보영은 촬영장에서 이병헌의 연기를 보고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경험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그는 "촬영장에서 배우들끼리 농담하다가 선배님이 갑자기 분노하는 연기를 하는 상황이었는데, 순간 눈을 갈아 끼운 줄 알았다. 잠깐 사이에 변하는 눈빛을 보고 배우란 저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민성의 아내이자 간호사 명화 역을 소화했다.
엄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이들 배우가 그리는 캐릭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황궁아파트라는 배경이었다고 강조했다.
영화 속 황궁아파트는 기존에 있는 아파트가 아닌 새로 지은 세트장이다. 폭격을 맞은 듯 벽이 완전히 무너져 있고, 바닥을 뚫고 박힌 자동차가 이곳저곳에 있는 등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엄 감독은 "황궁아파트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라고 생각해 처음부터 새로 짓자고 마음먹었다"며 "내부 모습도 여기에 어떤 사람이 사는지 짐작할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규모가 크고 압도되는 장면이나 음향이 많다. 극장에서 보는 것과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은 엄청나게 큰 차이"라며 관객들에게 영화관을 찾아 작품을 봐주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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