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칼/럼 [전문가에게 듣다] 포스트코로나 뉴노멀시대를 위한 사회과학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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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변에 감염된 친구가 한명도 없다면 당신은 아예 친구가 없는 것이다” 라는 한 멕시코 감염병 전문가의 언급처럼 팬데믹 3년차에 들어선 2022년, 전세계는 오미크론과 함께 살아갈 방안들을 서서히 고민해 가고 있습니다. 

강력한 전염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치명률을 보이고 있는 오미크론이 팬데믹의 마지막 장을 장식할지 아니면 새로운 변이에게 그 바톤을 넘길지 아직은 불확실하지만, 지난 2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름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출구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30여년간 사회과학의 틀 안에서 보건정책을 연구하고 가르쳐온 필자는 최근 UT Southwestern 의과대학 비디오 시리즈 “What to Know”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사회과학의 역할에 대해 Dr.  John Warner 부총장과 좌담을 진행하였는데, 아래에 그 좌담내용을 한국어로 요약하여 달라스 한인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코로나 19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어떻게 심화시켜왔고,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떠한가요?

안타깝게도, 코로나 19는 국가간, 계층간, 지역간 격차와 불평등을 급격하게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소득격차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백신 불평등과 같은 보건의료 접근성, 디지털 격차, 비대면 환경으로 인한 고용불안정,  교육격차 등 광범위한 차원의 구조적 불평등을 의미합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중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보호 지출이 고소득 국가에서는 인당 평균 850불 가량인 반면 저소득 국가에서는 단지 4불이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불평등은 국가내 지역 및 가구수준에서도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더욱 불행한 것은 팬데믹 이전에 국제사회가 추진했던 다양한 불평등 완화 정책들도 다수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 팬데믹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팬데믹이 교육현장에 미친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가 비자발적인 비대면 온라인 교육방식으로의 전환입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은 팬데믹이 없었더라도 다가올 미래였지만, 급격한 변화는 교육 현장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왔습니다. 

최근 제 연구팀이 한국의 전국 고등학교 성적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19  이후 전국의 거의 모든 학교에서 성적 저하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고소득 지역에서는 빠르게 성적이 회복된 반면 저소득 지역에서는 회복이 더디거나 오히려 더 악화되는 등 소득집단간 교육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을 확인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비대면 교육으로의 전환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가정 및 사회가 보유한 자원이나 환경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가져온 이러한 격차는 단순히 학업능력의 격차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심리적, 사회적, 행태적 성장까지 포함한 장기적인 사회불평등으로 고착된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크다 할 것입니다.

 

3. 팬데믹이 미친 사회적 행동변화 중 하나가 마스크 착용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요?

팬데믹 상황에서 마스크의 과학적 효용성을 과학자들이 아무리 검증하고 설명한다 해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실제 착용하느냐는 그 사람이 처한 사회적 환경 및 사회적으로 형성된 지식 및 태도, 행태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를 이해하고 분석하여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회과학적 접근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많은 수의 미국인들이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개인적 이유로 마스크 쓰기를 꺼려하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는 정부의 정책에도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팬데믹이 가져온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행동변화는 새로운 사회적 표준 (social norm) 으로 자리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집니다.

 

4.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가 경험하게 될 “뉴노멀”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디지털 플랫폼경제, 비대면수업, 원격의료, 오프쇼어링, 메타버스 등 미디어는 물론 많은 학자나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포스트코로나의 “뉴노멀”을 정의해 왔고, 이러한 뉴노멀은 명확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도 전에 새로운 뉴노멀로 빠르게 대치될 것입니다. 

따라서 뉴노멀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보다 눈앞에 닥쳐온 뉴노멀이 각자의 환경에서 “나쁜 노말”이 아니라 “좋은 노말”로 정착될 수 있도록 사고와 습관, 행태 및 전략을 신축적으로 변경하는 레질리언스 (회복탄력성)를 확보하는 것이 보다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도형 교수

연세대 행정학과 졸업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채플힐) 도시계획학 박사

UTD 경제정치정책대학 교수, 부학장

공간보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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