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Fed), 물가잡기 총력전 결국 ‘자이언트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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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수),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수),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0.75%p 금리인상 단행, 가장 공격적 조치 평가 속 경기침체 우려도

美 주택 모기지 이자율 지각 변동, 한주만에 0.55%p 올라 …

 

지난 1981년 말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28년 만에 최대폭의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드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 15일(수),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파월 의장은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7월)에서 50bp 또는 75bp 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해 연준이 연속해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번 인상폭이 이례적인 조치임을 강조해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주기도 했다.

그는 “분명히 오늘의 75bp 인상은 대단히 큰 폭의 금리인상으로 이런 규모의 움직임이 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향후 기준금리에 대해선 FOMC 정례회의 때마다 결정을 내리고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금리 변화의 속도는 계속해서 향후 경제 데이터와 경제 전망 변화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

또한 지난 달(5월)에는 22년 만의 최대폭인 0.5%포인트(빅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파월 의장은 빅스텝 직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 6∼7월에도 0.5%포인트씩의 금리 인상을 고려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흔들리자 금리를 0.75%포인트 파격적으로 올리고 다음 달에도 같은 수준의 인상까지 예고했다.

경제 매체들은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는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연준의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결정지은 5월 美 소비자물가지수

지난 10일(금)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오르며, 1981년 12월 이후 40년 5개월 만에 가장 가팔랐다.

5월 CPI가 전망치를 웃돌자 당초 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도 연준이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수정된 전망치를 잇달아 내놨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3.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보다 1.5%포인트 오른 것이다. 점도표상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3.8%로 종전보다 1.0%포인트 상향됐다. 

또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월에 내놓은 2.8%보다 1.1%포인트 낮은 1.7%로 하향 조정했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올렸다. 아울러 연준은 9조 달러에 육박하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기존 계획대로 계속 진행하는 등 양적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인플레이션은 코로나 19 팬데믹,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물가 압박과 관련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엄청난 인명과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추가 상승 압박을 가하고 글로벌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준다”며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도 공급망 차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리 목표 범위의 지속적인 증가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금리 인상을 “경제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가장 공격적인 조치”라며 “소비 지출을 억제해 과열 경기를 가라앉히고,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낮춰 가격 하락을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했다. 

이어 WP는 “하지만 투자자와 일부 기업은 인플레를 통제하려는 조치가 경제를 너무 냉각시켜 경기침체와 정리해고의 물결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에 대해 연준은 “강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믿는다면서 “이날 인상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는 아직 1.6% 수준에 있다”고 파월 의장은 지적했다.

그는 “위원회(FOMC)는 금리를 신속하게 더욱 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좀 더 선제적 조치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40여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을 가리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우리는 계속되는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며 대차대조표 규모를 상당히 축소(양적긴축)하는 절차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강도 통화긴축 과정에서 실업자가 다소 늘어날 수 있으나,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파월 의장은 현재의 노동시장이 너무 경직돼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을 2%로 낮추는 과정에서 실업률이 4.1%로 올라갈 수 있지만, 이 또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현재의 3.6%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역대급으로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 만에 美 모기지 고정 금리 0.55%p 올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13년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목) 주택담보대출업체인 프레디 맥을 인용해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가 5.78%를 기록해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주 모기지 평균 금리(5.23%)에서 한 주 만에 55bp나 급등한 수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같은 주간 상승폭은 1987년 이후 최대라고 전했다. 

모기지 금리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움직임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데,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번 주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준이 물가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5월 ‘빅스텝’어 6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이 국채 및 모기지 금리 급등의 배경이다. 

또한 양적 긴축에 나선 연준이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줄인 것도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올해 5월에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한 미국민은 모기지 평균 금리가 3% 수준이었던 지난해 5월과 비교해 매달 모기지 비용을 740달러 더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모기지 금리 급등은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은행협회(MBA) 소속 수석이코노미스트 마이크 프래탄토니는 “주택 수요가 상당히 가파르게 줄었다”며 “연준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날 연방 상무부는 5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14.4% 급감한 155만 건(연율)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년여 만의 최저치다. 월간 감소폭은 코로나19)사태 초기인 2020년 봄 이후 가장 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착공 건수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69만 건을 크게 하회했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전월보다 7% 감소한 170만 건으로 집계됐다. 허가 건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주택건설 시장이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으로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1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미국민들을 향해 “수요와 공급이 재조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커져가는 경기침체 우려, 美 소비자들 소비 줄였다

미국민들이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 속에 작년 말 이후 처음으로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상무부는 지난 15일(수) 5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첫 감소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0.1% 증가였다.

자동차, 휘발유, 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경제매체들은 이러한 결과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속에 미국의 상품 수요가 둔화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소비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이자 종합적인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2024년 1분기(1~3월)까지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72%로 제시했다. 3월(9%)에서 8배 치솟았다.

매체들은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뒷북’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던 1994년 11월에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선제적 인상’에 나선 반면 지금은 물가 상승세가 41년 최고치로 치솟자 ‘뒤늦은 인상’을 단행했다는 의미다. 

CNN비즈니스는 “1994년엔 지금과 달리 생산성과 노동력이 뒷받침돼 실업률이 낮게 유지됐다”며 이번엔 급격한 금리인상 뒤 경제 연착륙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정리=박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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