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변화를 목격하는 것이 군목으로서 누리는 기쁨이고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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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 미 군종 목사로 26년간 복무한 조셉 고 목사 

 

미국은 국가에 봉사하는 미군들에게 최고의 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끝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세계 최강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한 미군의 영적 건강을 돌보는 이들이 바로 군종 목사 ‘채플린’이다. 

조셉 고 목사는 뉴욕 포덤 대학교를 졸업하고,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PCA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26년간 미 군목으로 복무한 그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떻게 미 군종 목사에 지원했나?  

1979년에 미국 왔으니 41년차인데 어제 같다. 1994년 12월 16일부터 2021년 1월 31까지 26년간 미 군목으로 복무했다. 

누님과 매형 모두 미군이시다. 누님이 늘 채플린을 하라고 이야기했는데, 속으로는 이민교회를 섬기든, 선교지에 가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개척해서 이민목회도 했는데 어느 순간 ‘Why not?’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님께서도 장기선교도 있고 단기선교도 있는 것처럼 채플린도 3년 정도 해보고 안 맞으면 그만두면 된다고 하셔서 3년 하고 그만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하고 군목으로 입대했다.   

 

◈ 군대에 계속 남은 계기는?

지원하니 원하는 임지를 말하라고 해서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 미8군에서 근무하며 한남 빌리지에서 살았다. 

유럽도 갈 수 있는데 연장하겠느냐고 물어봐서 그렇게 했다. 독일에서 복무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군에 남을 것인지, 목회할 것인지, 선교할 것인지 진로를 두고 4개월간 기도했다. 

그때 학업 중이었는데 소장이 와서 “채플린이 100명 더 필요하다. 여러분 교단 총회에 가서 군목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찾아 채용해라”는 것이었다. 

군대에서 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100명이 더 필요하다고 하니 ‘군대가 정말 사람이 필요한 곳이구나’ 하는 외부 동기가 생겼다.

 

◈ 내면적 동기도 있었는가?  

군인들이 군복 입은 모습을 보는데 요한복음 15장 13절 말씀이 떠올랐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는 바로 그 구절 말이다.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자들이 군인 아닌가.

군인들은 명령 하나에 죽을 곳이라도 가겠다고 선서한 사람들이다. 저들이 알든 모르든, 미국 시민이든 다른 나라 사람이든, 남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고 앞장서 가는 주님의 제자들이 바로 군인인 것이다. 그들을 보니 가슴이 뛰었다. 

저들을 돌보는 군목이야 말로 이 얼마나 귀한 사역인가! 명예로운 특권이라는 마음이 들어 한국식 표현으로 하자면 그때 군대에 ‘말뚝’을 박았다. 그때부터 61세까지 만기 꽉 채워서 복무했다. 어려움이 있고 힘들어도 끝까지 있었다.   

 

◈ 군종 목사는 어떤 일을 하나?    

군인과 군인 가족들 대상으로 설교와 상담, 성경공부 인도, 조찬 기도회, 수련회, 자살방지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한국에 나갔을 때는 한국을 소개하는 일도 하면서 복음도 전했다. 

육해공군의 군목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공군은 ‘Come and See’다. 채플린이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기다리면 군인들이 찾아간다. 육군은 ‘Go and Tell’이다. 군인이 가는 곳에 같이 간다. 

복무하는 동안 헬리콥터 대대, 육군 통신부대, 운송부대, 정보부대 등 다양한 부서를 경험했다. 

 

◈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채플린에게는 ‘Confidentiality’가 있다. 신뢰나 비밀보장 같은 것이다. 상담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발설할 수 없다. 이 조항이 있어서 사병들은 채플린을 신뢰하고 이야기한다. 

한 번은 군대에서 ‘나이트 비전’이라는 고가의 장비가 분실돼 군 전체가 힘들어진 적이 있었다. 

그것을 가져간 사병이 비밀을 내게 비밀을 털어놓아서 그 군인을 보호하면서 사건을 해결하기도 했다. 

그 군인은 후에 자기 때문에 다른 군인들과 가족들까지 어려움 겪은 것을 알게 돼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수했다. 

채플린에게 동행을 요청하며 부대원들 앞에서 눈물로 고백했다. 두 달간 봉급을 받지 못하고, 강등 당하고, 45일간 화장실 청소를 하는 벌을 받았다. 

육신적으로는 고통스러웠지만 마음에는 자유함을 얻었다. 그 뒤로도 근황을 나누며 믿음 안에서 교제를 이어갔다. 

그는 후에 신학을 공부하고 교회를 개척했다. 사람의 변화를 목격하는 것이 군목으로서 누리는 기쁨이고 보람이다.     

◈ 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채플린은 성육신 사역이다.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듯이 우리도 군복을 입고 군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다. 

대대가 훈련 나가면 같이 나간다. 군인들이 비에 젖으면 우리도 젖고, 그들이 배고프면 우리도 배고프고, 그들이 땅바닥에서 자면 함께 땅바닥에서 잔다. 

잠수함 탔던 해군 군목 이야기를 들어보니 밀폐된 공간에서 군인들과 똑같이 생활하더라. 

군인들의 영혼을 돌보고, 사기를 북돋아주고, 힘들 때 이야기 들어주고, 눈물 닦아주고, 상처를 싸매어준다. 말로 하는 사역보다 생활 속에서 행동으로 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 미국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을 위해 공헌하고 싶다면 군 복무를 권한다. 이 나라를 위해 봉사하시라고 도전하고 싶다. 아시아 사람은 사실 소수민족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거기 머물러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나라의 진짜 주인이다. 주인이 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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