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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쇼

영어 한마디 못해도 잘 살고 계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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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여사
댓글 1건 조회 4,272회 작성일 17-09-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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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포트워스 쪽에 사는 선여사입니다. 

동네 이름을 말하면 어딘지 몰라 하시는데

"아..포트워스 쪽입니다" 라고 하면 대충 다 알아 들으시드라구요. 

좀 더 자세한 정보를 갖고 이사를 왔어야 했나 합니다 ㅎㅎㅎ

뭐...그래도 이제 여기서 산지 6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저는 이 곳이 참 마음에 드네요. 

아직까지 이렇게 따뜻(?)하고 맑은 하늘이 많아서

텍사스, 그리고 포트워스 근처가 참 좋습니다^^ ㅎㅎㅎ

 

해가 조금 짧아져서 저녁에 산책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더 이른 시간에 하게 되었는데, 

그 덕에 요즘은 남편없이 혼자서 산책합니다. 

그러다가 만난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노부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인상 착의상 노부부가 아닐까 하는 제 상상임을 알려 드립니다. 

 

남편 분은 흰 수염이 턱을 포근하게 덮었고, 

주황색과 노란색, 흰색으로 이워진 터번? 모자 같은 것을 쓰시고, 지팡이 같은 것을 들고 걸으십니다. 

그것도 지팡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지팡이라면 땅에 닿아야 하는데, 그 지팡이 끝는 늘 공중에 있습니다. 

가끔 돌리십니다. 

 

아내 분은 흰머리가 섞인 긴 머리를 살짝 묶었고, 그 머리는 등 중반까지 내려와있습니다. 

긴 치마...? 같은 것을, 아니 큰 숄을 이용해 몸에 몇 번 두른 느낌? 으로 옷을 입고 계셨고, 

검은 피부의 여인이셨습니다. 

 

두 분 모두, 천천히 걸으셨고, 1m 정도 간격을 두고 남편 분이 앞에, 아내 분이 뒤에서 따라 가셨습니다. 

어쩌다보니 저와 비슷한 코스로 산책을 하셔서 

어느 날은 제가 이름이 뭐니? 어디 사니? 산책 좋아하니? 이렇게 묻고 싶어서

가까이 따라 갔습니다. 

3개월 정도를 산책할 때마다 봤으니, 왠지 그들을 저를 알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소심하지만 밝게 "헬로우~~~"  했습니다. 

 

그들의 반응이요? 그냥 가던 길 가시드라구요. 

아...귀가 어두우신가보다....

그래서 아내 분 옆으로 가서 인사를 했는데, 이 아내 분이 외계어로..블라 블라...

앞서가던 남편이 멈추고, 뒤를 보면서 다른 언어로 블라 블라....

 

이제 상황은 두 부부가 나란히 서서 저와 마주 보고 있게 되었고,  

저는 저를 소개하며, 여러번 같은 코스로 산책을 해서 인사를 하게 되었다고 했는데, 

그 부부는 제 얼굴을 보며, 싱긋! 미소만 지었습니다 ㅠㅠ

몇 번 더 말했지만 그 부부는 서로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 하고, 미소만 지었습니다. ㅎㅎㅎㅎ

 

저는 할 수 없이 전세계 공용언어인 바디랭기지로 손을 흔들며 굿바이를 했습니다. 

그들도 어설프게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해 주고, 

남편 분은 아내 분의 손을 잡고 가시던 길을 가셨습니다. 

 

저요??? 궁금해 미치겠드라구요. 누굴까? 어떻게 쉬운 영어가 안되는데..여기 계시지?

 

그러다 나중에 동네 사람들에게 들었는데요. 

난민이라고 하시드라구요.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들어와 사시는데, 

어느 정도 정부 보조 덕분에 여기서 숨만 쉬고 사시는 분들이라고, 

영어 한마디 못해도 집과 먹을 것이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게 살고 계신 난민 부부라는 것!

자녀들도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한달에 한 번, 통역하는 사람이 와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도움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오늘도 산책하는데 그 부부를 만났습니다. 

손을 흔들어 반가움을 표현해줬습니다. 

저를 기억하는 느낌입니다. 그들도 손을 흔들어 화답해줬습니다.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 아, 이제 그들은 나를 친구로 생각하겠지?? 합니다. ㅎㅎㅎ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집에 초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까지 난민 자격으로 온 분들을 한번도 못 만나봤거든요. 혹시 두 분은 만나 보셨어요?

궁금하기보다는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돕고 싶은 마음에 난민을 만나고 싶네요!!


댓글목록

쮸니오빠님의 댓글

쮸니오빠 작성일

선여사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오늘 9월25일 뤌요일 12시30분경 방송나갈 예정입니다.
계속 응원해 주시고,좋은글 부탁 드립니다.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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