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벙글쇼
시어머니가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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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오셨습니다.
찹찹합니다.
저희 시어머니,
제 남편이 생애 처음으로 금융 사기를 어머니에게 당했죠.
금융 사기만 당했겠습니까?
온갖 술수로 제 남편은 잘 속아 넘어가 어머니께 저와 결혼 전까지 모든 것을 다 바쳤다고 합니다.
금융 사기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남편이 "돈"의 가치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매년 몇 차례...당했다고 합니다.
집안의 장남이고, 나름 외동아들이라 명절 때나 집안 모임 때 남편이 받아오는 수입은 짭짤했다고 합니다.
자기 추산으론 그 돈을 다 자기가 어머니께 금융 사기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집 하나 샀을 것이라 합니다.
뭐..믿거나 말거나이죠.
과격하게 움직히고 운동하는 것 안 좋아하는데 어머니 꾀임에 보이 스카우트 했고, 오..그 시절에 보이 스카우트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 싫은데, 웅변 학원 보내고, 어머니가 직접 웅변 가르쳐서 할 수 없이 학교에서 웅변 대회 하면 상 받아 오고, 학교 대표 되고 그랬답니다.
예체능은 돈 주고 하라고 해도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 어머니가 피아노 치는 남자가 잘 산다고, 피아노 배우고, 삼촌에게 기타 배우고,..
그 덕에 가끔 교회 반주자가 빵꾸 나면 알아서 가서 피아노 치고 있는 남자가 제 남편입니다.
진짜 공부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요리 하는 남자가 진짜 남자라고 꼬드기셔서 사실, 저보다 제 남편은 간도 잘 맞추고, 요리도 잘 합니다.
문학과 역사가 좋아서 문과 가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남자는 이과에 가야 한다고, 남편은 기계를 싫어하는데, 컴퓨터 공학 전공했습니다.
그 덕에 컴퓨터 박사 되었습니다.
박사 되기 전, 저를 만나서, 인생 폈다고 하는데 ㅋㅋㅋ 글쎄요.
시어머니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
미국에 온 것은 남편이 시어머니가 자주 올 수 없는 곳으로 가자!!!!!!!!!!! 라는 결심 하에 영어 한마디 못하는 저를 꼬드겼죠.
제 인생, 가장 큰 사기를 남편에게 당했죠.
그렇게 어영부영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 3년만에 시어머님께서 오셨습니다.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쉴새없는 잔소리 폭격에..... 금새 제 신체 나이가 확~ 늘어난 것 같습니다.
진심 찹찹합니다.
남편은 미안해 합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습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하는 남편의 식사를 제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남편이 알아서 간단하게 잘 해 먹고 가거든요.
저는 그 시간에 애들 깨워서 학교 갈 준비 시키고, 애들 아침 차려 주고, 라이드 해 주는데,
아침에 제가 얼마나 바쁜지 알기 때문에 남편은 자기가 알아서 하거든요.
에휴...........
관광 비자 6개월짜리 받아 오셨습니다.
에휴..................................................................................................................
우리 애들은 할머니 말 못 알아듣고, 시어머니는 손자, 손녀들의 어설픈 한국어를 못 알아 들으셔서
저는 그 중간에서 통역하고 있습니다. 통역이라고 말하는 것도 참 부끄럽네요.
이제 3주 지났는데, 에휴...........................................................................................
국방부의 시계도 돌아간다는데, 여기 시계도 돌아가겠죠?
그냥 푸념하러 왔습니다. 전화 통화하면 시어머니까 들으실까봐 ㅠㅠ
글로 씁니다.
댓글목록
아침창가님의 댓글
아침창가 작성일
아이고...고생 많으십니다.....그래도 즐겨보세요.
저도 얼마 전에 시부모님 두 분 모두 왔다 가셨는데
미국 방식으로만 대하기보다는 제가 얼마나 당신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지는
말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 드렸어요~
힘드셔도 섬긴다는 마음으로~ 힘내세요!
아, 그리고 금융사기....안 당해본 유년기 시절이 있었을까 해요?ㅋㅋㅋ
쮸니오빠님의 댓글
쮸니오빠 작성일
웰컴투 시월드 님 사연 감사합니다.
방송하면 혹시라도 곤란하실까 걱정되어 확인한후 결정하겠습니다.
연락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