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자의 힐링 스토리 : 부모의 사랑, 자녀가 세상을 헤쳐 나가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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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이스북에 동영상 하나가 돌고 있습니다. 한쪽에는 엄마가 앉아있고 반대편에는 6~7개월된 아기가 있습니다. 엄마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 실험한 것입니다. 한 부류의 엄마들은 미소를 띤 채 아기를 향해 엄마에게 오라고 말하며,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다른 부류의 엄마들은 아무런 말도 아기에게 하지 않고 무표정으로 아기를 쳐다보기만 합니다. 아기들은 엄마를 향해 기어가기 시작합니다. 중간쯤 왔을 때 아기들은 장애물을 만납니다. 낭떠러지입니다.

 

무표정으로 아기만 쳐다보고 있는 엄마를 본 아기들은 낭떠러지 앞에서 더 이상 기어가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 돌아섭니다. 그리고 원래 자신이 있던 자리로 되돌아 갑니다. 반면에 아기를 향해 어서 오라고 손짓하며 말하는 엄마를 보고 기어가던 아기들도 눈 앞에 있는 낭떠러지를 보고 잠시 멈칫합니다. 그러나 웃으며 어서 오라고 계속 말하며 아기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는 엄마를 보고 아기들은 낭떠러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를 향해 계속해서 기어갑니다. 결국 엄마의 품에 안깁니다. 낭떠러지는 두꺼운 유리판 밑에 깔려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말해주는 것이 무엇일까요?

 

15년간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들에게 볼 수 있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이슈를 가지고 있든, 그것에 관계없이 그것을 다루는 자세입니다. 똑같은 이슈라 할지라도 사람에 따라 그것을 다루고 해결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부류의 문제라 할지라도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저 정도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면 세상에 못할 일이 무엇인가?” “세상 부러울 것이 무엇인가?” 라는 평을 제삼자가 한다 해도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을 사는 동안 원하지 않는 장애물을 만났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한 사회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중요한 그리고 그 사회의 기초가 되는 단위는 가정입니다. 결혼을 함으로써 부부 관계가 맺어집니다. 그리고 첫 자녀가 출생함으로써 부모와 자녀사이에 관계가 형성됩니다. 둘째 이후 계속하여 출생하는 자녀들로 인해 형제 간에 관계가 생기게 됩니다. 가족 간에 관계가 형성되면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가족안에서 모든 관계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자녀가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자녀 관계입니다. 그 관계의 질에 따라 자녀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인생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 힘이 다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사람이 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한 삶은 단지 10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10년이 그 사람의 고통스런 삶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었습니다. 결혼이 파경에 이를 수뿐이 없었던 일년정도의 결혼기간은 그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 상처로 인해 이혼 후 그의 30년은 아픔과 분노로 얼룩진 삶이었습니다. 하루 하루의 삶이 그에게는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그가 삶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사랑과 관심이었습니다. 그에게 보여준 아버지의 수용과 인정, 조건 없는 사랑은 그가 당한 장애물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힘이었습니다. 길가에 핀 채송화를 보면 아버지가 자신에게 한 말씀이 떠올라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는 아버지를 보면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일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경험들이 떠오를 때마다 그의 마음은 따뜻해 졌고 푸근해 졌다고 합니다. 사랑받은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아버지의 사랑은 그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자신의 자녀들이 자신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보다는 자녀들의 필요를 채우는데 우선을 둡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를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조건없이 자녀를 돌보고 사랑해 주는 것입니다. 부모의 아바타가 아니라 자녀,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해야 합니다. 자녀가 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자녀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들어주라는 말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미성숙한 면이 있기에 반드시 부모의 훈육과 지도가 필요하니까요. 다만 억지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설명과 설득, 이해와 인내로 자녀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입니다. 타인에게 예의와 열린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 것처럼 자녀를 대할 때도 그런 자세여야 합니다.

 

자녀가 세상을 살면서 수없이 만나야 하는 장애물을 극복해 내는 힘은 부모님께 받은 사랑에서 옵니다. 부모로부터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인정받고 수용 받은 경험,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 받은 경험, 자신의 필요가 채움을 받은 경험들은 자녀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의 근원입니다. 부모에게 받은 조건 없는 사랑은 자녀가 실패에서 일어서게 하는 힘입니다. 자녀가 고난 중에서 견뎌내게 하는 힘입니다. 고통을 이겨내는 힘입니다. 세상살이에서 만나게 될 장애물을 극복하는 원동력입니다.

* 위의 사례는 허락하에 실린 것입니다.
장미자 _텍사스주 전문심리 상담사 (LP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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