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카지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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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독립기념일 주말에 오클라호마의 작은 호수를 갔었는데 토요일 주말 밤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차들이 35번 고속도로를 메우고 있었다. 얼마 안 가 그 많은 자동차들의 종착지를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는 아주 가깝게 있었던 치카소 도박장이 바로 그곳이었다. 십여년 전에도 그곳을 지나간 기억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규모가 3-4배는 커지고 훨씬 호화스럽게 변해 있었다. 

 

운이 좋으면 돈을 딸 수 있는 곳이 카지노라고 한다.  카지노를 상대로 돈을 딸 수 없을까 여러 책을 보며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슬롯머신은(Slot machine) 승률을 정해놓기 때문에 절대 카지노에게 불리할 수 없겠지만  블랙(?)이나 바카렛 같은 테이블 게임은  카지노 딜러와 나와의 게임이기 때문에 카지노가 일방적으로 이긴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가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도박이라는 것이 확률의 게임이라면 카지노와 내가 돈을 따고 잃을 확률이 정확히 반반이다. 카지노가 계속 이길 수도 없고 카지노 게임을 하는 일반인이 계속 질 확률도 없다. 확률은 정확히 반반이다.  확률 게임이라면 일반인은 자기가 베팅했던 돈의 정확히 2배씩만 배팅을 계속하면 그리고 언젠가 한번만 

이기면 그때까지 잃었던 것을 모두 만회하고 처음에 배팅한 돈만큼을 딸 수 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처음에 5불을 배팅해서 잃었다면 그다음에는 10불, 또 10불을 잃었다면 다음 판은 20불, 40불, 80불, 160불, 320 불 이렇게 2배씩 판돈을 올려  판돈을 건다면 언젠가 한번만 이겨도 그전까지 잃었던 돈을 모두 만회하고 처음의 판돈 5불을 딸 수 있다. 위의 예에서 6번을 연속해서 지고, 7번째 320불짜리 판돈을 건 판에서 이겼다면 그전 6번까지 잃었던 돈은 $315 ($5 + $10 + $20 + $40 + $80 + $160)이므로 7번째 $320을 이긴다면 처음에 배팅했던 $5은 딸 수 있다.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이런 간단한 원리에 오류가 있는 것일까? 물론 현실에서는 6번이 아니라 600번도 계속 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601번째 이긴다면 지금까지 잃었던 돈이 얼마이든 상관없이 맨 처음의 판돈만큼은 딸 수 있다. 어떻게 판돈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물론 판돈이 문제겠지만 세상에는 카지노보다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한 억만장자도 수두룩하니 돈이 문제일 리는 없다. 이런 과학적인 방법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카지노가 무조건 이긴다. 이 답의 해답은, 카지노가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맥시멈 베팅’에 있다. 어떤 테이블 게임을 하더라도 테이블 양옆에 조그마한 ‘알림표’가 하나씩 있는데 한번 게임을 할 때마다 플레이할 수 있는 최저금액과 최고 금액을 알려 주는 것인데 한번에 판돈을 걸 수 있는 최고금액 (Maximum Betting)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위에서 설명한 매우 과학적인 방법이 통용이 안 된다. 잃을 때마다 2배로 판돈을 키워서 가는 방법은 판돈의 ‘최고 금액’을 정해 놓지 않으면 가능하지만 한번에 배팅할 수 있는 최고 금액이 정해져 있다면 써먹을 수 없는 방법이다. 바로 이 제도(Maximum Betting)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카지노가 돈을 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 도박사들에 의하면  일반인이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의 감정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한다.  잃을 때는 감정적으로 잃고  딸 때는 딸 수록 사람이 감정적으로 몸조심을 하게 되므로 이길 때는 조금 이기고 질 때는 많이 지게 된다고 한다.

 

이 세상에는 도박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 도박사들이 많다. 이들의 정식 명칭은 프로 갬블러라고 하지만  카지노에서는 이들을  ‘Specialist’라고 한다. 전문 도박사들도 직업이므로 돈을 따고 잃는 것에 대해 세금보고를 해야 한다. 전문 도박사들도 편의점, 세탁소, 도넛샵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나 똑같은 자영업자(sole proprietor)이므로 자영업자들이 쓰는 Schedule C를 이용하여 세금 보고를 한다. 일반인에게는 허가되지 않은 호텔 숙박비나 카드게임 토나먼트비 등도 비용처리할 수 있다. 카지노에서 따고 잃은 돈의 액수가 많다고 해서 모두 도박사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고 카지노 게임에 쏟아부은 시간과 얼마나 자주 카지노 게임을 하는가, 또 다른 직업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분류 방식이 다르다. 전문 도박사라 하더라도 연속 3년 이상 적자가 났다면 취미 생활로 간주해 도박 손실을 세금보고 시 공제를 못 할 수도 있다. 전문 도박사의 경우는 도박에서의 손실을 거의 대부분 손실로 인정해 주지만 대다수 일반인들에게는 도박에서의  손실은 딴 금액까지만 인정한다. 예를 들어 1만 달러를 따기 위해 2만 달러를 잃었다면 일반인의 손실은 1만달러까지만 인정된다. 수입은 IRS Form 1040, 1 Page 상에  과외 소득 (Other Income)으로 보고하고 손실은 Schedule A 항목별 공제에서 보고하면 된다. 

요즘 IRS 감사의 특징은 전 항목을 모두 감사하는 것이 아니고 그중에 특별한 부분만 감사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교회 헌금, 카지노 손실 등이다. 

 

교회 헌금은 영수증을 남겨 놓는 것이 큰일은 아니나 카지노에서 잃은 돈을 증명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다행히 블랙(?)이나 바카렛 같은 테이블 게임은 W-2G를 발행하지 않는 카지노가 많지만 한인들이 많이 하는 슬롯머신은 $1,200 이상의 수입에 대해서만 반드시 IRS에 세금 보고를 위해 W-2를 발행하므로 잃은 돈에 대한 증명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안 하는 것이 좋겠지만 굳이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이유 때문에 카지노에 가야 한다면 카지노에서 발행한 player’s card같은 것을 사용하여 이긴 금액과 진 금액을 기록해나가며 나중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IRS감사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카지노에서 발행하는 win/loss statement는 반드시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살다 보면 우연이든 아니든 한번쯤은 카지노와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일반인은 절대 카지노를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고 재미있고 편안하게 잠깐 즐기기를 바란다. 카지노에서 딴 돈은 반드시 세금보고를 해야 하는 골치아픈 돈인 것도 잊지말고...

 

공인회계사 서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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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회계 칼럼
칼럼니스트 박운서

회계 / 세무전문 공인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