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작가 ‘짧은 글’릴레이] 뮤지컬 해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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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놀룰루 불레스델 콘설트 홀(Blaisdell Concert Hall)에서 열리고 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 공연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2달 정도 공연 한다고 해서(12/7-1/29’23) 느긋하게 있었는데 어느새  공연을 끝내고 갈 시간이 되었나 보다. 

티켓마스터에서 135달러의  티켓을 반값으로 구입하는 행운을 얻고 하와이브로드웨이 공식 인증  전자티켓으로 입장이 가능했다.

Bill에 실린 뮤지컬 해밀턴 소개는 론 쳐노가  쓴 책 <알렉산더 해밀턴>을 바탕으로 린 마누엘 미란다가 뮤지컬 만들었다고 했다.( Book, Music and Lyrics by Lin-Manuel Miranda, inspired by the Book  Alexander  Hamilton by Ron Chernow).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 음악회에서  미란다가 랩 해밀턴을 발표 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의 기립 박수를 받은 일은 유명한 에피소드로 남아있다. 

그 후 미란다는 대본을 쓰고 랩 뮤직을 작곡하여 수년간의 워크샵 끝에 뮤지컬로 만들어 2015년 2월 오프 브로드웨이(소극장)에 ‘Hamilton’ 을 무대에 올렸다. 

미국 문화 예술 관계자들은 미란다의 작품에 최대의 찬사를 보냈고  푸리처, 그래미, 에미 &토미 상 등을 휩쓸었다.

블레스델 극장 안 분위기는 캐쥬얼 했다. 커튼이 없는 무대는 나무로 지은 이층의 건물인듯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공연 시간이 되자 무대가 밝혀졌다. 꽁지머리를 하고 18세기 비단 예복을 입은 사람들이 랩을 하기 시작 했다. 고풍스런 사람들이 랩을 하며 적극적인 춤을 추는 무대는 스스럼 없었고 360도 회전 무대는 씸풀했다.  

현재 미국에서 활약하는 랩 스타 들이 총 출연 한듯 무대가 꽉 찼다. 빠른 템포와 흥겨운 리듬으로  박진감이 넘쳐났다.  

뮤지컬을 보면서 ‘노래 가사를 못알아들으면 어쩌지’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랩 뮤지컬은 무대를 그냥 보고 느끼고 즐기고 어깨를 들석거리면 되었다. 키보드, 드럼,바스,키타,첼로,바이올린, 북이 어울린 오키스트라 백 뮤직은  강력했다.

 

뮤지컬 해밀턴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공연 했다. 1부에서는 해밀턴의 젊은 시절 이야기, 2부는 그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들어가고 드디어 결투로 생을 마감하는 스토리다.  

알렉산더 해밀턴은 카브리 해 외딴 섬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미국에 온다. 그는 뉴욕의 어느  가게를 봐주며 회계를 익혔다. 

킹스 찰리지, 지금의 콜럼비아 대학에서 공부했고 변호사가 되었다. 해밀턴은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 해야 한다’는 확신으로 혁명에 참여 하면서 조지 워싱턴을 만난다. 

그는 조지 워싱턴의 연설문을 썼고 미국 최초의 재무장관이 되었다.  성격이 급하고 강직했던 해밀턴은 정적으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제퍼슨 대통령 당시 부통령이었던 에런 버(Aren Bur)와의 마찰로  결투를 하게 된다. 뉴욕은 결투가 금지 되어 있어서 뉴저지까지 가서 결투를 벌렸으나 버의 총에 맞아 죽는다. 

해밀턴의 나이 49세였다. 생전에 수 없이 많은 글을 남기고 연방 은행을 창설하여 오늘날  미국 경제 체계의 근간을 만든 그의 공과는 10달러 지폐에 남게되었다.

프랑스 작가 앙드레 모르와가 쓴 <미국사>에서 “아론 버가 제퍼슨 정부에 자신의 지위가 신통치않아 뉴욕 지사에 출마하려고 했을 때  해밀톤이 반대했다. 이에 분노한 그는 해밀턴에게 결투를 청하고 그를  고의로 살해 하였다.  

한 야심가의 권총이 천부의 재질과 진정한 용기를 가진  한 인물의 생명을 빼앗아 간 것이다. 19세기 아메리카를 위해 위대한 공헌을 했던 해밀톤은  처자를 빈궁속에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거의 살인자라고 할 수 있는 아론 버의 정치생명도 끝났다.”라고 적고 있다.

이 뮤지컬에 약방감초 격으로 영국왕 조오지3세가 ‘따라랏따..’ 노래를 부르며 웃으광스런 모습으로 등장한다. 

존 아담스가 합중국 대사로 런던에 부임하여 영국왕을 만났을 때 “동일한 혈통, 언어, 종교를 가진 두 나라가 전과 같이 화합하고 명랑한 기분을 회복하기 바란다고”고 말 했던 왕이다.  

미국의 건국 초석을 다지는 엄중한 이야기에  이 영국왕의 출연은 매우 코믹하다. 

그는  미국이 영국을 떠난다면 반드시 내 사랑을 그리워할 것이며 내게로 다시 돌아올 거라고 노래한다. 

뮤지컬 해밀턴에는 미국 독립의 아버지(Founder Fathers)라 일컷는 제임스 매디슨, 토마스 제퍼슨, 존 아담스, 조지 워싱턴을 등장시켜 초기 미국 역사 교육까지 시키고있다.

“랩이란 게 이런거구나.” 남편이 처음 알았다는듯 말했다. 랩 음악(Rap music), 또는 힙합 음악(Hip hop music)은 기존의 락(Rock)을 잇는 음악 장르이며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음악이 된지 오래다. 나는 이 뮤지컬을  보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떻게 극도로 현대적인 랩 음악으로 과거 인물들을 그려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레퍼들은  유연하고 당돌하게 이야기를 풀어 내었다. 

랩 가사는 직설적이고 절도가 있었다. 리듬이 경쾌하고 생동감이 넘쳐 났다. 

뮤지컬 ‘ Hamilton’ 하와이 브로드웨이 호놀룰루 공연은 랩을 따라가지 못하고 랩을 이해 할 수 없었던 우리 같은 올드 들도 랩을 즐길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 Talk less and smile more.”를 따라 부르며  랩으로 랩 뮤지컬을 만든 린 마누엘 미란다에게 찬사를 보낸다.

 

김수자

하와이 거주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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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칼럼
영화 칼럼니스트 박재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세계 클리오 광고제/칸느 광고영화제 수상
-오리콤 광고대행사 부서장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임
-알라바마 주립대학/캔사스 주립대학 교환교수
-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과 교수 및 부총장 역임

푸드 칼럼니스트 달맘 (송민경)

한•중•양식 조리기능사 / 식품영양학 학사
영양사 면허 / 영양교육 석사 /
초•중•고 영양교사 자격

수필 칼럼니스트

소설가 김수자

미주 작가 박혜자

시인,수필가 김미희

사모 시인/ 달라스 문학회원 김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