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알아두면 유용한 식품상식] ‘떡국’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1,384회 작성일 23-01-27 15:02

본문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밥 위에 떡’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좋은 일에 더욱 좋은 일이 겹침을 비유하는 말을 의미하는데요. 우리 조상들의 떡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떡은 명절이나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먹거리였습니다. 

특히 설날 아침에 먹는 하얀 떡국은 작년의 안 좋은 기억은 하얗게 잊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를 담은 대표적인 의례 음식입니다. 

과연 설날에 떡국을 먹는 풍습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정확한 때를 가리기 어렵지만,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을 보면 떡국이 상고시대의 신년 제사 때 먹던 음복 음식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떡국은 겉모양이 희다고 하여 ‘백탕(白湯)’ 또는 떡을 넣고 끓였다고 하여 ‘병탕(餠湯)’이라고 불렸으며, 나이를 더하는 떡이라 하여 ‘첨세병(添歲餠)’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나이를 먹는다고 하여 옛사람들은 나이를 물을 때 ‘병탕 몇 사발 먹었느냐’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조선조 서울의 풍속을 기록한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따르면 떡국이란 ‘좋은 멥쌀을 빻아 채로 곱게 친 후 안반에 놓고 자루 달린 떡메로 쳐서 길게 만든 가래떡을 엽전모양으로 썰어 육수에 끓인 음식’ 이라고 합니다. 

비록 노동이 요구되는 작업이지만 반복적으로 압착을 하기 때문에 쫄깃쫄깃한 식감이 뛰어나지요. 한국의 대표 의례 음식인 떡은 여러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떡국에 쓰이는 가래떡은 장수와 번영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가래떡이 길게 늘어나는 만큼 이를 만든 사람도 먹는 사람도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랐던 거죠. 이 가래떡을 둥글게 썰면 옛날 화폐인 엽전과 그 모양이 아주 흡사합니다. 

이 역시 한 해 동안 넉넉한 물질적 풍요를 바라는 우리 조상들의 염원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인에게 떡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정을 나누고 서로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문화’의 상징이었습니다. 떡국만큼 향토성이 짙은 음식이 또 있을까요. 

바다와 접해있는 경상남도에서는 떡국에 해산물을 넣어 끓는데요. 매생이, 굴, 새우, 조개 등이 들어가 바다 향이 짙은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굴과 매생이는 함께 하면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지는 단짝 친구입니다. 

영양학적 조합이 뛰어난 이 ‘매생이 굴 떡국’은 사실 경남 지역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웰빙 떡국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경상도의 또 다른 이색 떡국으로 ‘꾸븐 떡국’이 있습니다. 

‘구운 떡국’을 경상도식으로 표현한 것인데요, 이름 그대로 생 떡이 아닌 구운 떡으로 끓인 떡국입니다. 일반 떡국보다 더욱 쫄깃하고 독특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다음은 강원도로 넘어가 볼까요. 강원도의 떡국에는 특산품인 초당두부가 들어갑니다. 먼저 이 초당두부를 듬뿍 넣어 둥그란 만두를 빚습니다. 만두피로 두부소를 싸는 것이 마치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강원도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떡국에 만두를 넣어 먹어왔습니다. 

충청도의 떡국에는 다슬기가 등장합니다. 1급수에서만 자라는 다슬기는 충청도를 대표하는 식재료인데요. 다슬기 덕분에 떡국 국물이 한층 시원해집니다. 

때때로 미역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아예 떡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떡 대신에 수제비를 육수에 넣은 ‘날 떡국’ 역시 충청도식 떡국 중 하나입니다. 

전라도에서는 떡국에 들어가는 육수가 조금 독특합니다. 토종닭을 간장에 졸여낸 ‘닭장’으로 국물을 내기 때문인데요, 타지의 맑은 소고기 육수와는 또 다른 감칠맛을 냅니다. 

제주도에서는 모자반을 넣은 시원한 ‘몸 떡국’을 즐겨 먹습니다. 모자반은 톳과 비슷한 해조류로 칼슘이 풍부한 식재료입니다. 떡국은 각 지역마다 다른 재료들을 품은 떡국은 천의 얼굴을 지닌 것 같습니다. 

또한 저에게는 때때로 음식을 만들기 귀찮을때, 미리 우려낸 육수와 떡만으로도 아이들도 좋아할 수 있는 훌륭한 한끼를 때워줄 수 있는 소중한 요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떡국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이 함께하는 올 한해 되시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Hmart 이주용 차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 Carrollton, TX 75007바다건너 고국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
    세무회계 2025-05-09 
    박인애 (시인, 수필가) 딸이 내게 ‘Pride & Prejudice’라는 영화를 아느냐고 물었다. 제인 오스틴(Jane Austen) 소설을 영화로 제작한 건데, 방영 20주년을 맞아 4월 20일에 재개봉 한다며 핸드폰을 열어 포스터를 보여주었다. ‘오만과 편견’이었…
    문화 2025-05-09 
    에밀리 홍 원장결과가 말해주는 명문대 입시 전문 버클리 아카데미 원장 www.Berkeley2Academy.com 문의 : [email protected]년 봄에 발표된 올해 미국 대학 입시(Class of 2029)의 결과는 한마디로 “사상 최저 합격률”…
    교육상담 2025-05-09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소중한 유타(Utah)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달라스로 돌아오니 텍사스 5월의 날씨라고 하기엔 아직도 쌀쌀한 텍사스의 이상 기후가 메마른 땅을 흠뻑 적시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선 유타주의 주도인 솔트 레익 시티(Salt Lake …
    문화 2025-05-09 
    크리스틴 손, 의료인 양성 직업학교, DMS Care Training Center 원장(www.dmscaretraining.com / 469-605-6035) “의료계 고용 성장률 평균의 2배! 지금 뜨는 직업, Medical Assistant(의료보조)”미국의 의료 …
    문화 2025-05-09 
    ◈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대와 생맥주>…
    문화 2025-05-02 
    공인회계사 서윤교  소득세 없는 텍사스, 재산세는 필수미국 50개 주 가운데 텍사스는 대표적인 ‘무소득세 주’ 다. 주정부 차원의 소득세가 없다는 점에서 은퇴자나 자영업자,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다.  하지만 그만큼 재산세(property tax) 부담은 상대적으로…
    세무회계 2025-05-02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테네시주(Tennessee)를 여행하다 보면 이외의 곳에서 생소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달라스에 사는 많은 이들이 뉴욕의 동부 혹은 아틀란타의 남부로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도로 곳곳에 널린 미국의 유수 관광지나 역…
    문화 2025-05-02 
    당신은 집보험이나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때 당신의 크레딧 점수에 따라서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대부분의 자동차나 집보험 회사에서는 당신의 보험료를 산출하는 과정속에 크레딧 점수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당신의 크레딧 정보가 …
    보험 2025-05-02 
    조진석 DC, DACBR, RMSKProfessor, Parker University Director, Radiology Residency Program at Parker UniversityVisiting Fellowship at the Sideny Kimmel Med…
    건강의학 2025-05-02 
    공학박사 박우람 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공학 시스템을 이해하는 기초적인 접근법은 시스템에 입력을 주었을 때 어떤 출력이 나오는지 보는 것이다. 예컨…
    문화 2025-04-30 
    박운서 CPA는 회계 / 세무전문가이고 관련한 질의는 214-366-3413으로 가능하다.  Email : [email protected] Old Denton Rd. #508Carrollton, TX 75007세무보고 시즌이 마감되었다. 하지만 적지않은 납세자…
    세무회계 2025-04-30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저는 이 십년만에 아틀란타 옷수선 가게를 접고 수원에 정착했어요, 무엇보다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먹고, 말 때문에 긴장 안 해도 되니 살 것 같네요.-부럽네요, 저는 아이들이 어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역이민은 이왕 하려면 빨리 하는 …
    문화 2025-04-30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 원장)2025년이 시작이 된지 어느덧 5월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달라스의 봄은 미국의 어느 곳보다 빨리 찾아와 3월이면 벌써 온 대지에 봄기운이 가득하여 수많은 꽃 축제와 더불어 각종 페스티벌이 곳곳에서 시작을 알리곤 합니다. 특히…
    문화 2025-04-30 
    조나단 김(Johnathan Kim) -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졸업- 現 핀테크 기업 실리콘밸리   전략운영 이사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의 소재가 아니다. 준비 여부와 관계없이 AI는 이미 우리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최근 주목받…
    교육상담 2025-04-30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