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번호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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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클래식 음악 채널을 들을 때 곡 소개에서, 연주회에 가서 클래식 연주를 감상할 때 프로그램지에서 곡명 옆에 붙어 있는Op, K, Woo 등의 숫자를 보셨을 것입니다. 바로 곡 분류에 의한 작품번호인데요. 왜 곡마다 다른 알파벳으로 나누어 구분되는지, 그리고 곡 번호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그래서 오늘은 작품번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특정 작곡가의 개별 작품들을 확인, 분류, 정리하기 위해서 보통 사용되는 분류 번호가 바로 “ OPUS” 번호입니다. Opus 는 라틴어로 ‘work ( 작품)’ 또는 ‘work of art (예술 작품)’ 을 뜻합니다. 대부분 단수로Op. 또는 복수로 Opp. 라는 약자로 줄여서 사용되곤 합니다. 작곡된 작품이나 작품집에 오퍼스 번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에 작품과 작품집들이 출판되기 시작할 때 부터 였습니다. 보통 오퍼스 번호들은 연대순 ( 작품이 작곡된 연도 순)이 아니었으며 작품이 실제로 작곡된 때를 의미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출판되지 않은 작품들은 때때로 오퍼스 번호 없이 남겨지기도 했습니다.

1800년대부터, 특별히 베토벤의 작품들 ( 피아노 곡과 노래들, 그리고 짧은 작품들) 에 그것들이 완성되고 출판되는대로 오퍼스 번호가 배정되었습니다. 낮은 오퍼스 번호들은 베토벤의 초기 작품들을 나타내었고 피아노 소나타 Op. 110 과 같은 높은 번호들은 베토벤의 말기에 작곡되고 출판된 것이었습니다.  베토벤의 사후에 출판된 작품들 역시 높은 오퍼스 번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작품들은 아예 오퍼스 번호 없이 있다가 1950년대 이후 분류법으로 인해  WoO 번호로 구분되기도 했습니다. WoO 는 독일어로 ‘Werke ohne Opus’ 로  Works without opus number (오퍼스 번호 없는 작품들) 이라는 뜻입니다. 베토벤이 아주 어렸을 때 작곡했던 3곡의 피아노 소나타 (Electoral sonatas) 가 여기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예로서 WoO 47 이라는 작품번호를 갖게 되었으며, 이 곡들은 베토벤의 유명한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모음집 ( 오퍼스 2부터 111에 해당되는) 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모든 음악이  오퍼스 번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퍼스 번호가 대부분의 출판된 작품에 사용되고는 있지만 특정한 작곡가들에게는 다른 분류법에 의한 작품 번호가 부여되기도 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작곡가는  J. S. Bach (요한 세바스찬 바하) 로 그의 작품에는 BWV라는 작품 번호가 붙어 있습니다. BWV 는  독일어로 ‘ Bach-Werke- Verzeichnis’ 의 약자로 directory of Bach’s Work (바하의 작품 안내 명부) 라는 뜻으로 1950년대 볼프강 스마이더 ( Wolfgang Smieder) 에 의한 분류법이었습니다.

바하 처럼 모짜르트의 음악도 특별한 “ K number” 로 작품 번호에 의해 분류되었습니다. Köchel이라는 분류 편집자의 이름에서 따 온 것입니다. 낮은 K 번호는 모짜르트가 어린시절 작곡한 작품을, 높은 K 번호는 말년의 작품을 나타냅니다. 많은 음악가들은 모짜르트의 작품들을 K 고유 번호로 지칭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 예를 들어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몇번”이라고 부르지 않고 “K 331” 이라고만 불러도 모짜르트의 작품인 것을 안다는 뜻입니다)

Ralph Kirkpatrick은 Domenico Scarlatti (스카를라티) 의 많은 작품들을 복제판으로 분류 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들 역시 K 번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모짜르트의 작품번호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Kk” 번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혼란이 더해졌는데, 그 이유는  Alessanro Longo의 피아노 분류 에디션인 “Longo Number” 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스카를라티의 Kk 번호와 Longo  번호가 일치하지 않아 스카를라티의 특정 작품은 작품번호를 확인하는 게 더욱 까다로워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온라인을 찾아보면 Kk번호와 Longo번호의 불일치를 깔끔하게 이해하기 위한 표가 제공되어 있습니다. 또한 작품번호를 적을때에도 두 번호 다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스카를라티: 라단조 키보드 소나타 K. 141/L.422’ 로 표기됩니다.

하이든의 작품은 또다른 분류 편집자인 Anthony von Hoboken의 분류법에 따라 정리된 이후 그의 이름을 따라  “Hob” 또는 Hoboken번호를 가지게 되었지만 몇개의 작품에는 Opus  번호가 붙여져 있습니다. 하이든의 작품들은 범주에 따라 그룹으로 나뉩니다. 예를들어 I 은 심포니들을 ,  XVI은 피아노 소나타들을 그룹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피아노 소나타들은 작품번호 ( 오퍼스 번호) 와 Hob 번호를 둘 다 가지고 있어서 스카를라티의 작품들처럼 식별하는데 혼란을 주기도 합니다.

슈베르트의 작품들에도 역시 분류가인 Otto Erich Deutsch 의 분류법 이후 오퍼스 번호와 D 번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를 위한 첫번째 Impromptus 모음집의 경우 Opus 90 와 D 899 라는 두개의 작품번호가 붙었습니다.

음악 전문가들이나 학자들은 종종 “ autographed score  ( 서명된 악보)” 나 “ autographed version ( 서명 버전)” 을 주목하기도 합니다. 그것들은 원본 악보로서 해당 음악가들에 의해 작곡되고 그들의 보조들이 사보한 것으로 첫번째 완성본이며 특정 작곡가의 작품에 대한 중요한 역사적인 문서들입니다. 수 년간 편집된 버전의 악보들이 출판되어 사용되었는데 근래에 들어 학자들은 작곡가의 의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나  귀속과 해석의 질문에 대한 깔끔한 해답을 위해 다시 작곡가의 원본 악보로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아주 가끔 잃어버렸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어왔던 원본 악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가 있어 음악 전문가들과 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경매에서 상당한 액수의 금액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2009년 모짜르트가 어린시절 작곡한 것으로 보이는 두개의 작품을 발굴했으며, 오스트리아의 한 집의 다락에서 사인된 노트가 발견된 이후,  2012년 그 ‘ 새로운’ 모짜르트의 작품들은 초연되었습니다.

최원경
CMIT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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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칼럼
영화 칼럼니스트 박재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세계 클리오 광고제/칸느 광고영화제 수상
-오리콤 광고대행사 부서장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임
-알라바마 주립대학/캔사스 주립대학 교환교수
-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과 교수 및 부총장 역임

푸드 칼럼니스트 달맘 (송민경)

한•중•양식 조리기능사 / 식품영양학 학사
영양사 면허 / 영양교육 석사 /
초•중•고 영양교사 자격

수필 칼럼니스트

소설가 김수자

미주 작가 박혜자

시인,수필가 김미희

사모 시인/ 달라스 문학회원 김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