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트럼프 대통령 기소와 회계장부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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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와 이번주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주 법원에 피의자 신분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주 뉴욕주 배심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결정하고 불과 3일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대동하고 뉴욕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에 출석하기에 앞서 같은 건물에 있는 맨해튼 지검에 먼저 들러 보통의 범죄자들이 거치는 지문 채취 등의 절차를 밟았다고 한다.

2시간 정도 뉴욕 법원에 출석한 후 ‘Not Guilty’라는 말만 남기고 바로 전용기를 타고 거주지인 플로리다로 돌아갔지만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기소당하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게 됐다. 다음 심판 일이 8개월 후인 12월 초로 결정되었기 때문에 올해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가 있을 내년까지도 트럼프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미국 역사상 처음이라는 전직 대통령 기소는 모든 것의 시작이 그러하듯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 출발한다.

소규모의 비즈니스를 운영할 때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들이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큰 문제로 발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금을 4월 15일까지 내야 하는데 실수로 4월 16일에 내면 당연히 벌금이 부과된다.

하루를 늦게 납부했으므로 벌금 금액은 매우 소소할 것이다. 하지만 상장된 대기업에서 세금을 하루 늦게 납부하여 벌금이 나왔다면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은 벌금 액수보다는 회사 직원들의 근무태만을 문제 삼는다.

상장된 대기업들의 직원들은 세금 금액보다 벌금의 유무에 신경을 더 많이 쓰기 때문에 대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보면 벌금이라는 항목을 찾아보기 힘들다. 

벌금을 다른 항목으로 바꿔서 회계 처리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트럼프 기소의 발단은 지난 대선 직전 터진 포르노 배우와의 염문설을 잠재우기 위해 그녀에게 건넨 돈을 트럼프 소유 회사의 변호사 비용으로 회계보고를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회계 처리는 대기업의 벌금 처리를 다른 용도로 처리하는 것처럼 종종 있는 일인데 문제는 자기 개인 돈으로 포르노 여배우에게 전달했고 트럼프에게는 변호사 비용으로 청구한 장본인인 코엔이라는 변호사가 진실을 밝히는 양심선언을 하는 바람에 트럼프가 궁지에 빠진 것이다.

비즈니스 경비 남용은 전직 대통령이 기소될만한 중범죄는 아니지만 당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선거운동 개입이라는 중범죄로 변환될 수 있기 때문에 사소한 경범죄가 역사적인 사건으로 둔갑했다.

아직 기소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그룹에서 행했던 또 다른 범죄는 동일한 건물을 은행에 융자를 신청할 땐 가치를 부풀리고 재산세를 납부할 때는 가치를 줄이는 이중적인 재무제표를 만든 것도 트럼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조세 법칙이 돈 많은 재벌인 전직 대통령에게는 어떻게 적용될지 다음 심판일인 12월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어떻게 변호를 할지, 어떤 기상천외한 논리를 전개할지 상당히 궁금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판결에 따라 IRS의 입장도 변화도 예상된다.

만약에 트럼프에게 무죄가 선거된다면 앞으로 세금보고의 중요성도 줄어들 뿐 아나라 지금처럼 각 항목으로 비용들을 달리 보고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을 전망이다.

비용을 종류별로 나누는 장부정리는 필요가 없어지고 총매출, 총비용만 보고하면 되므로 세금보고 방식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IRS는 지금까지 5,000 명의 요원들을 충원했고 올해 안에 5,000 명을 더 충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5년간 고장 나서 사용하지 못했던 카피머신도 새 기계로 바꿔줘서 직장의 만족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IRS 직원의 인터뷰를 듣고 있자니 그동안 IRS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은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했던 IRS가 예산 부족으로 종이호랑이로 전락했지만 ‘인플레이션 감소 법안’으로 앞으로 10년간 80 Billion 달러의 자금이 확보함으로써 예전의 공포스러웠던 IRS로 회기 될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 2-3년 동안 Covid로 인한 공짜돈이 시중에 많이 뿌려졌는데 합법적이지못한 방법을 동원하여 PPP나 ERC같은것을 신청한 사람들에대한 광범위하고 정밀한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IRS에 관계되는 세금보고를 포함하는 모든 문제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지금이 아닌 2-3년후에 불거지게 된다.  

세금보고나 ERC 같은 연방정부를 상대로 하는 일을 할 때는 지금이 아닌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수 있는 회사인가가 중요하다.

지금이 아닌 2-3년 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대행 신청을 해준 회사가 없어진다면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세금보고도 그렇지만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의 근원은 궁극적으로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공인회계사 서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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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회계 칼럼
칼럼니스트 박운서

회계 / 세무전문 공인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