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글로벌 조세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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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회피, 영어로는 Tax Avoidance,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좀처럼 쉽게 들을 수 없는 단어임에는 분명하다.

이젠 오랜 추억이 되었지만 IMF라는 영어 단어도 상당히 전문적인 용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생부터 80세 노인들까지 모두 아는 보통명사가 되어 버렸다.

대한민국에 몰아쳤던 1997년 환란 때문이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미국 지식인들도 IMF가 무엇을 하는 국제기구인지 모르는 것을 보면 어려운 영어 단어임에는 틀림없다.

웬만한 미국 대학교수도 모르는 영어 단어를 한국의 보통 70 ~ 80세 노인들이 알고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요즘 한국에서 뜨고 있는 말이 조세 회피와 페이퍼 컴퍼니라고 한다.

조세 회피는 쉬운 말로 세금을 안내기 위한 방법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데 역시 영어로 된 페이퍼 컴퍼니 (Paper Company)라는 말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페이퍼 컴퍼니는 주로 조세 피난처에 세금을 내지 않을 목적으로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말한다. 조세 회피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뉴스 시간에 종종 들을 수 있다. 특히 컴퓨터 세계 최강자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조세 회피로 윈도우나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만큼의 따가운 조명을 받고 있다.

이들 회사의 CEO (최고 책임자) 들은 과거에 의회 청문회 출석을 마쳤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회사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조세 피난처에 실체가 있는 회사를 설립하였기 때문에 탈세가 아닌 절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조세 회피와 미국 기업들의 조세 회피는 같은 조세 피난처에 이름뿐인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여 회사 자금을 이동시켰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어떤 돈을 조세 피난처에 입금 했느냐 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과 개인이 정상적인 세금을 피하기 위해 조세 피난처 (Tax Heaven)에 실체가 불분명한 유령회사 (Paper Company)를 설립하여 조세 회피 ( Tax Avoidance)를 계획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과 개인은 주로 비밀리에 모은 비자금 관리를 위해 조세 피난처를 선택하고 구글이나 애플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들을 정상적으로 회사의 매출을 세율이 낮은 국가로 이전하기 때문에 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조세 피난처는 주로 카리비안 해안에 밀집되어 있지만 애플이 애용한 아일랜드나 홍콩, 싱가포르도 조세 피난처로 각광받고 있다.

애플의 최고 책임자 팀 쿡은 “마지막 1달러까지 세금을 납부했다”라고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했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는 400여 마일의 주 경계선을 공유하고 있는 이웃사촌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개인에게 거의 10%의 주 정부 소득세를 부과하지만 네바다는 Texas와 마찬가지로 주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개인소득세가 없다. 애플의 주장은 캘리포니아에서 회계 사업을 하는 회계사가 사무실을 네바다 주에 차려 놓고서 개인이 내야 할 주정부 소득세를 모두 납부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개인이 이러한 행위를 한다면 탈법과 탈세가 분명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같은 대기업이 이와 비슷한 행위를 하면 탈세라고 하지 못한다.

매년 수억 불을 자기의 자선 단체 기관인 Gate Foundation에 기부하는 전 세계 제일의 부자 빌 게이츠도 ‘기업의 행위는 법률적으로 판단해야지 도덕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기업의 영업 이익을 위해서는 조세 회피를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애플, 마이크로 소프트, 오라클 같은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에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해외 조세 피난처에 숨겨둔 돈이 무려 한화로 510조 원이라고 한다.

이돈이 미국에서 정상적으로 수익금으로 처리했다면 IRS는 무려 103조 2천억 원이라고 천문 학적인 돈을 세금으로 징수할 수 있었다.

미국 법인의 최고 세율이 21%인 반면 애플이 조세 피난처로 선택한 아일랜드의 법인 세율을 고작 2%다.

미국 조세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글로벌 기업들이 ‘합법적인 탈세’는 세계화의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글로벌 기업들의 도덕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전 세계 나라의 이익이 저마다 다르므로 애플이나 마이크로 소프트 같은 다국적 회사들의 합법적 탈세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겠지만 ‘Subpart F Income’이나 ‘1만 달러 해외 금용 계좌’ 신고와 같은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자금 추적에 나서겠다는 것이 미연방 국세청의 생각이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1만 달러 이상의 금융 자산이 있다면 10월 15일까지 꼭 IRS에 보고해야 한다.

합법적 탈세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다국적 기업이 아니라면 IRS 가 촉각을 세우고 있는 1만 달러 이상 금융자산을 올해도 잊지 말고 반드시 10월 15일까지 보고 해야 한다.

 

공인회계사 서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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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회계 칼럼
칼럼니스트 박운서

회계 / 세무전문 공인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