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레드우드의 향연 ‘뮤어 우즈 내셔널 모뉴먼트’

0

금문교를 살짝 비켜 알카트레즈 섬(Alcatraz Island)이 보일 듯 말듯 살포시 내려 있는 샌프란시스코 겨울의 차가운 아침 안개는 잠시 먼 곳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이를 먹고 자라는  샌프란시스코 자연의 풍성함을 느끼게 합니다. 

도시의 80퍼센트 이상이 파괴되고 수 천명의 사람이 죽은 엄청난 지진을 경험하는 자연의 변덕스러움이 이곳에 있었지만 오랜 세월을 그들만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유는 샌프란시스코가 다른 곳이 갖지 못하는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높은 나무를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높은 나무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5시간30분 거리에 Redwood National Park가 있고, 서쪽으로 4시간 거리에 Sequoia National Park가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무인  레드우드(Redwood) 와 가장 큰 나무인 세콰이어(Sequoia) 들이 있어 수많은 여행객들의 쉼터가 되어주곤 합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북쪽으로 12마일(19Km) 떨어진 곳에 있는  

‘뮤어 우즈 내셔널 모뉴먼트(Muir Woods National Monument)’로 이곳에 가면 도시의 아늑한 쉼터가 될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뮤어 우즈 내셔널 모뉴먼트’는 캘리포니아 골든 게이트 국립 휴양지(California’s Golden Gate National Recreation Area)의 일부로 레드우드나무 숲을 보호하기 위해 1908년 1월 9일에 국립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입니다. 오랜 전에 캘리포니아 해변에는 레드우드를 비롯한 커다란 나무들의 숲이 엄청나게 많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1800년대부터 이어진 무분별한 벌채로 많은 숲이 사라지고,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험산 산악지역인  Redwood Canyon의 숲만 남았습니다. 이때에 위기를 느낀  윌리암 켄트 (William Kent) 부부와 자연 보호 주의자 죤 뮤어의 노력으로, 1908년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 지역을 국립 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기 시작하였는데, 처음에 공원은 켄트 기념물로 이름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켄트가  뮤어로 이름 짓기를 원하여 지금의 ‘뮤어 우즈 내셔널 모뉴먼트’가 되었습니다.

550에이커 너비의 ‘뮤어 우즈 내셔널 모뉴먼트’는 연중 수백 만명이 방문하는 곳으로  뮤어 우즈에 가려면 협소한 주차장 때문에  여행하기 전 미리 웹사이트 https://www.nps.gov/muwo에 가셔서 시간 별로  원하는 시간대에 주차할 수 있는 티켓을 구입해야만이 입장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티켓을 구입하지 못하면 Mill Valley에 있는  Pohono St. Park and Ride for Muir Woods Shuttle에서 뮤어 우즈로 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시면 되는데,  인터넷 웹사이트  https://marintransit.org에 가셔서  미리 구입하여 이용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주말과 휴일에만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미리 서둘러 티켓을 구입하였기에 여행하는 다음날 아침 9시에 주차장에 무사이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창문에 비친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아름다움을 뒤로한 채  ‘뮤어 우즈 내셔널 모뉴먼트’를 가기 위해 서둘러 지난밤 분주했던 다운타운을 지나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1번 도로를 만나니 저 멀리 아침 바다 안개에 가린금문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욱한 안개 너머로 샌프란시스코의 다운타운의 모습이 보이고 10분 정도를 달려가니 아름다운 도시  Mill Valley시가 보입니다. 

여기에서 1번 도로를 따라 조그만 운전을 하면 오른쪽으로 Panoramic Hwy를 만나고, 이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왼쪽으로 계곡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놓인 Muir Woods Road를 만나는데, 여기를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뮤어 우즈 내셔널 모뉴먼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Muir Woods Visitor Center에 도착하면 고대 자이언트 세쿼이아의 사촌격인 높이를 알 수 없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들의 무리인 레드 우드의 숲이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선사시대부터 북반구를 지배하던 레드 우드는 마지막 빙하기 무렵 캘리포니아 북부의 해안선으로 밀려났고, 또한 인간의 무분별한 벌목으로 생존의 위기가 왔었지만 지금은 잘 보호되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뮤어 우즈 내셔널 모뉴먼트’에는6마일의 하이킹 코스가 있고 Mount Tamalpais State Park까지 이어지는 또다른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비지터 센터에서 출발하여 Redwood Creek을 따라 뮤어 우즈 숲을 한 바뀌 돌고 오는  1.5마일의 Muir Main Trail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남녀노소 쉽게 걸을 수 있는 하이킹 코스에 군데 군데 설치된 나무의자에 앉아 인간이 감히 접근할 수 없었던 대 자연의 신비함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적갈색의 끝을 헤아리기 힘든 높이의 레드우드와 그 옆에 백만 분의 일의 확률로 싹을 틔우며 2세대, 3세대를 기약하며 무리 보존의 본능을 가진 자연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잘 정돈된 Muir Main Trail을 걷다 보니 수령이 1930 년 된 레드우드 고목의 나이테가 보입니다. 한가운데 하얀 선부터 1100, 1325, 1492, 1776, 1849, 1908, 1930으로 표시되어 레드우드가 살아온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나무가 바람에 밀려 쓰러지면 그곳에 이끼가 끼고 곳곳에 새로운 생명체가 잉태되어 갑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오랜 세월을 지켜오던 레드우드의 씨앗이 뿌려지고 다시 그들의 개체를 유지해 나갑니다. 자연의 섭리는 우리가 꾸밀 필요도 없고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단지 우리는 지켜만 볼 뿐, 그 속에서 자연의 놀라운 진실을 얻었으면 합니다. 아침에 우리의 시선을 가로 막았던 진한 바다의 안개는 하늘에 뿌리를 박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높은 레드우드에 충분한 수분이 되어 그들이 이곳 놀라운 개체를 이뤄 감을 말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문화 칼럼
영화 칼럼니스트 박재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세계 클리오 광고제/칸느 광고영화제 수상
-오리콤 광고대행사 부서장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임
-알라바마 주립대학/캔사스 주립대학 교환교수
-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과 교수 및 부총장 역임

푸드 칼럼니스트 달맘 (송민경)

한•중•양식 조리기능사 / 식품영양학 학사
영양사 면허 / 영양교육 석사 /
초•중•고 영양교사 자격

수필 칼럼니스트

소설가 김수자

미주 작가 박혜자

시인,수필가 김미희

사모 시인/ 달라스 문학회원 김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