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최 부동산 재테크] 테슬라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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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쯤 뒤 사람들은 세계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생산방식에 대해 무엇을 얘기하게 될까? 아마도 ‘테슬라 생산방식(Tesla Production System)’을 얘기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테슬라 생산방식’이 더 부각되고, 또 훗날 자동차산업 역사·분석가들이 테슬라 방식을 개념화하고 또 이론화할 것으로 생각되는 이유는 테슬라의 생산 스피드 때문이다. 현재 테슬라의 증산이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테슬라의 제조 경쟁력이 다른 자동차 업계에 특히 위협적인 것은 테슬라가 이미 모빌리티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자체 구축했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들은 자사 전기차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이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 단계이지만, 테슬라는 자사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얹을 디바이스(전기차)만 빨리 더 많이 만들면 되는 것이다.

 

“10년 뒤 연간 2,000만대를 실현하는 것은 공격적인 목표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난 3월2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30년대 초반에 테슬라가 연간 2,0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그것도 베를린 근교의 첫 테슬라 유럽 공장 개소식에서였다. 머스크가 신나서 또 한 번 막춤을 춘 것으로 화제가 됐던 바로 그곳, 유럽 최대 자동차회사인 폴크스바겐과 세계 최대의 프리미엄 자동차회사인 벤츠·BMW를 보유한 독일 땅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보는 앞에서 말이다.

 

테슬라의 증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과거 포드시스템, 도요타 생산방식에 이어 ‘테슬라 시스템’이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생산 방식이 될 수도 있다.

 

도요타생산방식이란, 처음엔 작게 시작해 차츰 생산을 늘리면서, 장인(匠人)의 수완으로 ‘무다(낭비요소)’를 하나하나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그러면서 재고를 최소화하는 저스트인타임 방식으로 원가를 낮춰 이익을 내는 방식이다.

 

반면 테슬라처럼 기술을 빠르게 혁신해가면서 문제 발생·해결을 실시간으로 반복하고, 동시에 생산량도 급격히 늘려야 하는 회사엔 도요타생산방식이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또 도요타 생산방식은 2만 - 3만개의 부품을 세밀하게 조합하는 내연기관에 특화된 것이라, 부품구조가 단순하고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중심인 테슬라 차량의 생산에는 완벽히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테슬라 생산방식의 출현이 100여년 전 자동차산업 그 자체를 만들어낸 포드 시스템의 탄생, 반세기 전에 정립된 도요타 생산시스템의 탄생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세 회사 생산시스템의 유사점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자사 차량 개발·생산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고 장악한 창업자가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도요타는 포드 시스템에서 모든 것을 배운 뒤 이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테슬라도 도요타 생산시스템에서 모든 것을 배웠지만, 이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의 창업자인 도요다 기이치로는 과거의 헨리 포드, 오늘날의 일론 머스크와 같은 인물이었다. 세 사람은 기술을 파고드는 실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상상력과 유연성을 겸비했고, 그 기술로 세상을 바꾸려는 꿈과 비전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세 명 가운데 원조는 헨리 포드이다. 어떤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내려면, 자신이 속한 영역의 일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헨리 포드가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

 

하지만 포드라는 회사도 시간이 흐르면서 관료화되고, 각 업무가 세분화되면서 회사 내 누구도 모든 업무를 통합적으로 장악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걸 어떻게 알 수 있느냐 하면, 1950년대에 미국의 포드를 장기 견학했던 도요다 에이지(창업자 도요다 기이치로의 사촌으로 훗날 도요타 사장 역임)가 남긴 글에서 알 수 있다. 에이지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체류하면서 포드의 모든 시설을 마음껏 구경했다. 당시 포드는 도요타를 경쟁자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에이지는 보고 싶은 모든 것을 마음껏 견학할 수 있었다. 그때 에이지가 느꼈던 것은 ‘포드의 어떤 임원도 포드 내에서 돌아가는 업무를 전부 장악하고 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에이지가 어떤 것에 대해 궁금해 하면 ‘이건 누구에게 물어보라, 저건 누구에게 물어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포드 사람들이 각자 알고 있는 지식을 에이지가 조합해 이해하는 식이었다.

 

이게 오늘날 도요타와 테슬라 사이에 똑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도요타 생산방식은 1937년 도요타를 창업했으며 뼛속까지 엔지니어였던 도요다 기이치로, 그의 사촌 도요다 에이지, 실무 원칙을 세우고 실행한 오노 다이이치(‘도요타 생산방식의 아버지’로 불림) 같은 사람들이 만들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본인 스스로 자동차를 만드는 거의 모든 일에 통달했다는 것이다. 3명 모두 포드시스템을 깊이 받아들이고 연구했지만, 그것을 비판적으로 또 창의적으로 재해석해 포드시스템보다 더 나은, 시대의 변화에 맞는 새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마찬가지로, 지금 도요타 본사를 일론 머스크가 견학한다고 생각해보자. 실제로 머스크는 미국의 도요타 소유 공장을 인수해 처음 양산했고 도요타 엔지니어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아마도 1950년대 도요다 에이지가 포드를 견학하면서 느꼈던 것과 똑같이 느낄지도 모른다. 진짜로 도요타 생산시스템을 만들고 그 본질에 통달한 인물들은 이제 죽고 없다. 대기업이 된 도요타는 업무가 분화돼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한 사람이 모든 업무를 장악하기 어렵다. 즉 일론 머스크라는 테슬라 CEO는 자사 제조현장의 모든 것을 본인이 장악하고 있지만, 세계 어떤 다른 자동차회사의 CEO도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이다. 여기에서 회사마다 제조의 혁신이 어느 정도로 깊고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차이점이 발생한다.

 

따라서 아직도 모두가 도요타생산방식을 얘기하지만, 진짜 도요타생산방식의 본질을 장악한 인물은 도요타 내부 인물이 아니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래 도요타 생산방식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용되는 것이다. 21세기판 도요타 생산방식의 정수는 도요타 창업자 기이치로의 직계 손자인 현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아니라, 바다 건너 일론 머스크의 머릿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 도요타와의 합작 과정에서 도요타의 장점을 배웠고, 도요타 생산방식을 자사 양산에 응용하는 과정에서 장단점을 비판적으로 해석, 결국 도요타 방식보다 나은 테슬라 고유의 생산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테슬라의 ‘기가 프레스’와 공장운영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진화 등 이른바 ‘테슬라 생산방식’의 약진은 향후 전기차 공장의 제조 혁신과 자동화 수준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발전해 나갈 것이다.



상업용 투자 전문가
에드워드 최
문의 214-723-1701
Email: edwardchoirealty@gmail.com


* 위의 칼럼은 부동산 산업과 재테크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으로 어떠한 법률적 조언(Legal Advice)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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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에드워드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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