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Buffalo National River에서 가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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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아름다움은 계절의 시계를 따라 세월을 흐르게 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휴식도 없이 바쁜 삶의 여정이 이어질 때라도 평화로움으로 여행을 떠나는 마음은 사랑 가득 담은 연인에게 달려가는 모습과도 같습니다. 그렇게 무더웠던 텍사스의 여름, 그렇지만 벌써 11월의 청명한 가을 하늘을 가슴 위에 두고 변해가는 가을의 잎사귀처럼 사람들 속에 깊은 감동과 기억을 주는 삶을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계절입니다. 

가물었던 대지를 적시며 차분하게 내리는 가을의 빗소리는 설레임으로 가득 찬 여행길에 좋은 길동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조심 조심 운전을 하며 알칸사 북쪽 오자크 지방에 위치한 버팔로 내셔널 리버(Buffalo National River)로 가는 길은 조심스레 변해가는 자신의 색깔을 부끄럽게 내 비치며 흐르는 물에 팔을 적셔 흔들어 보는 아름다운 소녀의 상기된 얼굴과도 같습니다.

달라스에서 30번 하이웨이를 타고 5시간을 넘게 달려 알칸사 주도인 리틀락(Little Rock)을 지나 40번 하이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조그만 올라가면 콘웨이(Conway)라는 조그만 도시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버팔로 내셔널 리버가 위치한 오자크 지방으로 들어가는 관문입니다. 이곳에서 65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시간 정도 올라가면 클린턴(Clinton)이란 조그만 도시를 만나고 오자크 숲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고불 고불한 산길을 따라 북쪽으로 1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오자크 지방을 좌우로 관통하는 거대한 버팔로 내셔널 리버를 만나게 됩니다. 

버팔로 내셔널 리버는 오자크(Ozarks) 보스턴산맥(Boston Mountains)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발원하여 스프링필드고원(Springfield Plateau)과 세일럼고원(Salem Plateau)을 가로질러 흐르는 135마일 길이의 1972년에 미국에서 최초로 지정한 국립 강이며, 미국 본토 48개 주 중에서 댐이 없는 몇 개 안 되는 강 중의 하나입니다. 댐이 없다 보니 강을 따라가며 곳곳에 천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비경과 더불어 오랜 세월을 지켜온 자연의 순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각종 희귀한 식물과 흑 곰, 너구리, 비버, 사슴 등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고 미국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엘크 떼의 서식처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국립공원의 관리로 800 마리 이상의 엘크가 서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내리는 가을비 덕에 오후 늦게 도착한 나는 이곳에 위치한 수많은 캠핑 장소 중에서 국립 레크레이션 예약 사이트인 www.recreation.gov에서 미리 예약한 Buffalo Point Campground에 텐트를 쳤습니다. 알칸사의 조그만 도시인 해리트(Harriet)를 지나 14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며 버팔로 리버를 만나고 여기에서 268번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캠프장을 만나게 됩니다.

깎은 듯한 절벽을 병풍 삼아 유유히 흐르는 버팔로 강가에 위치한 캠프장은 캠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을 예약하려면 미리 서둘러 하셔야 하는데 특히 멋진 가을의 풍경을 담고 있는 10월이나 11월의 주말 캠핑 장소를 예약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밤새 가을비가 부슬 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멈추지 않는 이름 모를 벌레소리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텐트를 덮고 있는 가을밤의 소리는 비 오는 날의 야영이 이토록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지난 밤의 흔적이 자욱한 안개가 되어 버팔로 리버 골짜기를 덮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찾아온 비가 그친 후의 가을 하늘의 청명함, 벌써 곳곳에 이른 단풍이 청명한 10월의 찬란한 빛을 받으며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온 대지를 색동옷으로 갈아 입히고 찾아오는 손님에게 따스한 미소로 반길 것입니다. 

 버팔로 리버는 다른 여행지처럼 잠시 스쳐가는 곳이 아니라 캠핑이나 트레일, 그리고 카누를 타고 강을 따라 내려가는 플로트 여행(Float Trip), 그리고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된 깊은 계곡 안에서 낚시를 즐기며 바쁜 삶의 여정의 휴식을 취하는 곳입니다. 

특히 버팔로 리버의 야생을 감상하시려면 카누를 타고 강을 따라 강을 내려가시거나 아니며 십여 개의 하이킹 트레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보시기 바랍니다. 

트레일 코스는 지역에 따라 Hike the Upper District 지역의 Upper District Hiking Trails, Tyler Bend Area 지역의 Middle District Hiking Trails, Buffalo Point Area 지역의 Lower District Hiking Trails 로 나누어 지는데 캠핑 장에서 가장 가까운 트레일 코스와 난이도를 생각하여 선택하면 될 듯싶습니다. 

 진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걷는 이곳은 너무나 좋습니다. 스마트 폰 조차 쓸 수 없는 세상과의 단절, 오로지 한 장의 지도를 의지해가며 울퉁불퉁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초행길을 걸어보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에 실려 가고 싶은 구름의 감상처럼 그저 지내왔던 시간들, 그렇지만 인제 서서히 찾아오는 인생의 가을처럼 다가오는 이 계절엔 자신에게 물어 볼 이야기가 참 많을 듯싶습니다. 아직은 옷을 입고 있지만 모든 옷을 벗어버리고 속살을 들어낼 때, 자신에게 무엇을 대답할까요?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리고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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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칼럼
영화 칼럼니스트 박재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세계 클리오 광고제/칸느 광고영화제 수상
-오리콤 광고대행사 부서장 및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임
-알라바마 주립대학/캔사스 주립대학 교환교수
-경주대학교 방송언론광고학과 교수 및 부총장 역임

푸드 칼럼니스트 달맘 (송민경)

한•중•양식 조리기능사 / 식품영양학 학사
영양사 면허 / 영양교육 석사 /
초•중•고 영양교사 자격

수필 칼럼니스트

소설가 김수자

미주 작가 박혜자

시인,수필가 김미희

사모 시인/ 달라스 문학회원 김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