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 "오타니 前통역사 219억원 빼돌려…오타니는 몰랐다"

0
지난해 12월 언론 인터뷰 중인 LA 다저스의 오타이 쇼헤이(오른쪽)와 前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왼쪽) (사진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언론 인터뷰 중인 LA 다저스의 오타이 쇼헤이(오른쪽)와 前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왼쪽) (사진 출처: 연합뉴스)

불법 도박 채무를 갚으려고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에 손을 댔다가 해고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연방 검사 마틴 에스트라다는 11일(현지시간)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천600만 달러(약 219억 원) 이상을 절취했고,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했다며 미즈하라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실질적인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오타니의 은행 급여 계좌 개설을 도와줬다고 부연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를 약탈하기 위해" 오타니와의 신뢰 관계를 "이용하고 남용했다"고 말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오타니가 통역사 미즈하라의 행위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오타니가 지난주 수사당국과 면담에서 미즈하라의 송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조사 결과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행위나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사는 "오타니 씨가 이 사건에서 피해자로 간주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즈하라는 조만간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있는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미즈하라의 혐의인 은행 사기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이지만, 연방 양형 지침에 따라 사건별 형량은 그보다 훨씬 짧아질 수 있다.

검찰이 공개한 미즈하라의 진술서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천600만 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

미즈하라는 2018년 오타니가 애리조나주의 한 은행 지점에서 계좌 개설을 하는 것을 도왔고 세부 개인 정보를 설정할 때도 통역을 해줬다. 오타니는 MLB에서 뛰면서 받은 급여를 이 계좌에 입금했다.

이후 미즈하라는 2021년 9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댔고, 몇 달 뒤부터 상당한 금액을 잃기 시작했다. 그러자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있는 연락처 정보를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로 변경했다.

미즈하라는 또 은행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인 뒤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불법 도박업자에게 돈을 송금하는 것을 승인하게 했다.

아울러 미즈하라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해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 등에서 야구 카드 약 1천장을 약 32만5천달러(약 4억4천500만원) 구매한 혐의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검찰 기소장을 인용해 미즈하라가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기간에 약 1만9천 건, 하루 평균 약 25건의 베팅을 했다고 전했다.

미즈하라는 갚지 못한 도박 빚이 쌓이자 지난해 11월 19일 도박업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지난 몇 년간 가상화폐에 투자해 많은 돈을 잃었고 스포츠에서도 큰 타격을 입었다"며 변제 금액을 합의할 방법은 없는지 묻기도 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뒤 도박업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가 그(오타니)에게서 훔친 게 맞다. 모든 게 끝났다"고 인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가 발표된 뒤 이메일에서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으로 진 빚을 갚고자 오타니의 계좌에서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이 들통나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MLB 서울시리즈 기간에 해고당했다.

불법 도박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취재 당시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직접 자신의 도박 빚을 갚아줬다고 말했다가 해고당한 후에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전혀 몰랐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오타니는 지난달 미국 본토 개막전이 열리기 전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면서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고 결백을 강조했다.

오타니는 또 "야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에도 돈을 걸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 베팅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면서 "베팅을 위해 도박업자를 거친 적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베팅 결제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미즈하라 사건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운영되는 불법 스포츠 도박 조직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통한 수익금 세탁에 대한 당국의 광범위한 수사 중 불거져 나왔다.

검찰은 미즈하라 사건에 대중의 큰 관심이 쏠린 만큼 최대한 신속하면서도 철저하게 수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 MLB 자체적으로도 미즈하라를 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진행 상황이나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MLB 규정은 선수와 팀 직원이 야구 경기에 베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역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고액인 10년간 총액 7억 달러(약 9천576억원)에 다저스와 계약하고 입단했다.

 

Copyright ⓒ 달라스 코리안 라디오 www.dalkor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범죄도시 4' 어린이날 연휴에도 극장가 독주…누적 856만명

마동석 주연의 프랜차이즈 영화 '범죄도시 4'가 개봉 둘째 주인 어린이날 연휴에도 극장가에서 흥행 독주를 이어갔다.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 4'는 지난 4∼… 더보기

NBA '신인류' 웸반야마, 역대 6번째 만장일치 신인왕

'신인류' 빅토르 웸반야마(샌안토니오)가 이견 없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최고 활약을 보여준 신인 선수로 인정받았다.NBA 사무국은 7일(한국시간) 웸반야마가 만장일치로 202… 더보기

경찰, 오재원에 대리처방 수면제 건넨 전현직 선수 13명 수사

경찰이 전 야구 선수 오재원(39·구속)에게 대리 처방받은 수면제를 전달한 혐의로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더보기

최근 10년간 휴대폰 벨소리 '킹'은 임영웅…상위 400곡 중 17곡

최근 10년 동안 휴대전화 벨소리로 가장 사랑받은 가수는 임영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6일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2014∼2023년 벨소리 차트를 분석한 자료에 … 더보기

25년 만의 첫 전체관람가…'개그콘서트' 어린 방청객들 환호했다

"우리 이거 녹화할 수 있는 거야?", "일단 대본을 싹 다 지워주세요."어린이날인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1천74회는 전체 관람가로 … 더보기

'맥심커피배 2연패' 신진서 9단, 53개월 연속 바둑 랭킹 1위

신진서(24) 9단이 53개월 연속 한국 바둑 정상을 지켰다.6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신진서는 5월 랭킹에서 1만413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신진서는 지난달 제25기 맥심… 더보기

김상식 "팀 이기는 선수 없다"…베트남 축구사령탑 취임일성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김상식 감독은 6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팀의 모두를 희생정신으로 뭉치게 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보기

故 신해철, 'AI 新해철'로 돌아온다…목소리 모델 공개

10년 전인 2014년 세상을 뜬 고(故) 신해철이 AI 목소리 모델 'AI 신(新)해철'로 돌아온다.넥스트유나이티드는 오는 6일 신해철의 56번째 생일을 앞두고 인공지능 기반 기… 더보기

하이브-민희진 싸움에 BTS 음해까지…뿔난 아미 "가수 보호하라"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이의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하이브 간판 그룹 방탄소년단(BTS)으로까지 각종 의혹 제기로 '불똥'이 튀자 이들의 팬덤 '아미'(AR… 더보기

우상혁 "올림픽 생각뿐…삭발도 이만큼 열심히 준비한다는 의미"

"지금 제 모습을 보십시오."우상혁(28·용인시청)이 두피까지 환하게 보이는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이런 마음가짐으로 100일 동안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2024… 더보기


 

FreeCurrencyRat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