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결승 2루타' 키움, WC 첫 업셋 도전…1차전 짜릿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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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환호 (사진 출처: 연합뉴스)
이정후의 환호 (사진 출처: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가 2021년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사상 첫 '업셋' 기회를 잡았다.

키움은 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KBO WC 결정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4로 눌렀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10월 30일 5위로 올라서며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키움은 WC 결정전을 2차전으로 끌고 갔다.

2015년에 신설한 WC 결정전은 4위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4위 팀은 1승을 거두거나 1무를 이루면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한다.

2015∼2020년, 총 6번 치른 WC 결정전에서 5위가 2승을 연속해서 거둬 '업셋'에 성공한 적은 없다.

키움은 2일 잠실에서 WC 결정전 첫 업셋에 도전한다.

이날 경기의 히어로는 '2021년 타격왕'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4-4로 맞선 9회초 2사 1, 2루에서 두산 마무리 김강률의 직구를 받아쳐 중앙 외야 펜스 근처로 빠르게 날아가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KBO리그 최정상급 중견수 정수빈도 잡을 수 없는 강한 타구였다.

2루에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은 걸 확인한 이정후는 가슴을 내밀며 포효했다.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린 이정후는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1999년생 동갑내기 영건 안우진(키움·6⅓이닝 4피안타 2실점)과 곽빈(두산·4⅔이닝 2피안타 1실점)은 '강속구 대결'로 2021년 포스트시즌의 서막을 열었다.

안우진은 최고 시속 157㎞의 직구와 시속 146㎞까지 찍은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5회 2사까지 단 한 명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행진을 벌였다.

곽빈도 최고 시속 153㎞ 직구와 포크볼을 활용하며 4회까지 노히트노런 역투를 이어갔다.

먼저 선발 투수를 몰아낸 건, 키움 타선이었다.

키움은 5회초 선두타자 송성문의 우익 선상 쪽으로 날아가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2021년 포스트시즌의 첫 안타였다.

윌 크레익이 투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전병우가 볼넷을 골라 기회를 이어갔다.

1사 1, 2루에서 이지영은 곽빈의 시속 135㎞ 커터를 공략해 중견수 앞으로 날아가는 적시타를 쳤다.

결국 곽빈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키움은 7회초에 추가점도 뽑았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크레익이 좌전 안타를 치고, 대주자 박정음이 두산 우완 불펜 홍건희의 폭투 때 2루에 도달했다.

전병우는 희생 번트로 박정음을 3루에 보냈다.

1사 3루, 이지영의 느린 땅볼이 3루 쪽을 향했다. 두산 3루수 허경민은 달려 나오며 공을 잡았지만,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해 홈 송구를 포기하고서 1루에 공을 던졌다. 이 사이 3루 주자 박정음이 득점했다.

두산은 7회말, 안우진 공략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볼넷을 고르며 안우진을 흔들었다.

양석환의 잘 맞은 타구가 키움 좌익수 박정음의 호수비에 걸렸지만, 허경민이 1루수 옆을 뚫는 안타를 쳐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세혁 타석에서 대타 김인태 카드를 꺼냈다.

허경민의 대주자로 나선 조수행이 2루를 훔치면서 1사 2, 3루가 됐고, 김인태가 안우진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동점 적시타를 쳤다.

그러나 '키움 형님'들이 주도권을 빼앗았다.

8회초 선두타자 이용규는 좌전 안타를 친 뒤, 키움 더그아웃을 향해 손뼉을 쳤다. 김혜성의 좌전 안타와 이정후의 볼넷이 이어지면서 키움은 무사 만루 찬스를 얻었다.

키움 4번 타자 박병호는 두산 우완 불펜 이영하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쪽 뜬공을 만들었다.

두산 좌익수 김재환이 포구하는 순간, 3루 주자 이용규가 홈을 향해 달렸다. 1985년생 이용규가 득점하자, 1986년생 주인공 박병호가 환호했다.

두산은 와르르 무너졌다.

최승용이 송성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1사 만루 위기에 빠졌고, 대타 김웅빈에게 좌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내줘 추가 실점했다.

김웅빈의 타구의 비거리는 짧았지만, 3루 주자 김혜성은 과감하게 홈으로 달렸고 두산 포수 장승현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공을 놓쳐 태그조차 하지 못했다.

두산도 베테랑의 홈런포로 반격했다.

키움은 8회말 2사 1루, 김재환이 타석에 들어서자 마무리 조상우를 투입했다.

'힘 대결'에서 김재환이 조상우를 눌렀다.

김재환은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조상우의 시속 151㎞ 직구를 걷어 올려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 아치를 그렸다.

하지만, 키움은 이정후의 한 방으로 다시 균형을 깼다.

4-4로 맞선 9회초 2사 후, 이용규와 김혜성이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다.

2사 1, 2루에서 이정후가 중월 2루타로 2타점을 올렸다.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박병호가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에서 정수빈이 2루수 뜬공, 호세 페르난데스가 3루 땅볼에 그쳐 승부를 되돌리지 못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율 0.360으로 1위에 오르며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에 올랐다.

그의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는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타격왕(타율 0.393)에 등극했다.

이정후는 '세계 최초 기록'에 뿌듯해하면서도 "지금은 매 경기 승리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정후 덕에 키움은 첫 번째 가을 무대 탈락 위기에서 벗어났다.

2016년 준PO 4차전부터 2019년 한국시리즈까지 두산을 상대로 포스트시즌 5연패를 당했던 키움은 이정후의 결승타로 '가을 무대 곰 징크스'에서도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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