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하예린 "할리우드 대작에 한국계 배우로 주연 큰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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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헤일로 (사진 출처: 연합뉴스)
시리즈 헤일로 (사진 출처: 연합뉴스)

"아빠∼",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넌 이렇게 준비가 됐구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한 파라마운트+ SF 시리즈 '헤일로'에는 한국어 대사가 여러 번 등장한다. 작품의 한 축을 담당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한국계 배우 하예린과 그와 호흡을 맞춘 한국 배우 공정환의 대사다.

티빙 파라마운트+관을 통해 국내에 공개된 '헤일로'의 주연 하예린은 지난 17일 화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정말 큰 스케일의 드라마에 출연하게 돼 너무 큰 영광이고, 아직도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예린은 외계 종족의 공격으로 시작되는 시리즈의 첫 장면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주역이다. 삭발에 가깝게 민 옆머리와 이마 라인에서 끝나는 짧은 앞머리의 한 강렬한 스타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하예린은 '열여섯 살 동양 여자 역을 찾는다는데 너랑 맞을 것 같더라'는 지인의 소개로 배역에 지원하게 됐다고 했다. 1분짜리 자기소개 영상을 시작으로 7개월에 걸쳐 다섯 차례 오디션 끝에 우주 행성 마드리갈의 소녀 관 하 역에 발탁됐다.

오디션에 지원한 2018년은 시드니 국립극예술원 졸업 공연 리허설을 준비할 때였으니 배우로서 경험이 많진 않을 때였다. 이후 하예린은 미국 ABC의 시리즈 '리프 브레이크'(2019)로 데뷔했고, 호주 시드니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며 얼굴을 알렸다.

관 하는 외계 종족 코버넌트의 습격으로 가족과 친구를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은 반란군 생존자다. 반란군은 UNSC(국제연합우주사령부)에 맞서 독립을 요구하는 개별 행성의 세력으로 수장은 관의 아버지 진 하(공정환 분)였다. 관의 서사는 총 9개 에피소드에서 7화를 꽉 채안다.

하예린과 공정환이 주고받는 한국어 대사는 현장에서 두 사람에 의해 수정되기도 했다고 했다. 한국어는 외계 종족과 다양한 행성인들이 존재하는 '헤일로'의 세계관에서 다양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언어로 사용된다.

하예린은 "이렇게 큰 할리우드 드라마에서 한국어 대사를 할 수 있다는 게 신났고, 정환 선배와 저만 이해하고 연기할 수 있는 촬영은 편한 느낌도 있었다"며 "한국 배우 두 명이 나온 것만으로도 할리우드가 성장(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정환 선배님의 역은 모든 사람을 이끄는 리더 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작인 게임) '헤일로' 세계관에서 관은 새로운 캐릭터인데, 그 백지 종이에 제가 색칠을 하고 싶었다"며 "관이 어떤 성격인지, 아빠를 잃고 나서 혼자 살아가야 하는 데 그 힘을 어디서 찾는지 등 연출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공정환 배우가 연기한 진은 1회 초반부 코버넌트의 공격에 목숨을 잃는다. 홀로 남은 관은 인류 최강 전사 스파르탄인 마스터 치프(파블로 슈라이버) 앞에서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고향 마드리갈의 독립을 위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간다.

하예린은 "관에게는 강인한 피가 흐르는 것 같다. 아버지도 반란군의 리더이지 않았나"라며 "아무래도 DNA에 그런 강인함이 있는 것 같고, 가족의 사랑이 관에게 그런 강인한 힘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이 마드리갈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에 대해 "마드리갈은 관에게 아버지와 반란군 모두를 잃은 공간이면서도 행복했던 기억이 있는 곳"이라며 "가족의 비밀과 자신의 운명을 찾는 공간이기도 해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우주선, 외계 종족 등이 나오는 SF 드라마에서 하예린은 모래폭풍에 휩싸여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이리저리 부딪치고 구르는 고강도 액션을 소화했다. 1회 초반 뛰어다니는 장면은 한 달 가까이 촬영했는데 다리 근육에 이상이 생겨 뛰어다닐 때마다 너무 아팠다고 했다.

극 중에서 관의 몸이 만신창이일 때도 하예린의 눈빛은 강렬하다. 신인 같지 않을 정도로 연기자로서 쌓은 내공이 느껴진다. 하예린은 원로배우 손숙의 외손녀다. 호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고등학교는 계원예고를 나왔다. 연기를 전공하고자 택한 한국 유학길이었다. 배우라는 꿈을 갖게 된 데는 할머니 손숙의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연극을 봐서 자연스럽게 그런(배우의) 꿈을 키운 것 같아요. 할머니가 예술을 직업으로 삼았다는 게 신기하고 몇십 년 동안 계속한다는 것도 존경스러워요. 제가 DNA를 물려받았다고 느낄 때도 가끔 있었어요. 할머니가 연기에 대한 조언은 전혀 안 하셨지만, 용감하고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셨죠. 또 배우는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정말 힘든 직업이라는 현실도 말해주셨죠."

하예린은 자신이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시기에 데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촬영 때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받아서, ('헤일로') 제작진이 한국 배우를 데려온 게 좋은 선택이었다고 좋아하기도 했다"며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케이팝 아이돌이 인기를 끈 덕분에 저한테도 이런 기회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한국에서 대학교 입시를 준비했는데, (그 무렵) 할리우드에 변화가 시작됐다. 동양 배우도 (작품에) 훨씬 많이 나오고, 동양인의 역할도 생겼다"며 "어차피 3∼4년 공부를 하는 동안 변화가 더 생길 테고, 아무래도 저는 영어가 더 편하니 모든 것을 투자하고자 (시드니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작품 중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가장 좋아한다는 하예린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교포이기에 부정확한 한국어 발음 등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전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글로벌화되는 시기고, 외국 작품에서는 아직 (서양 문화와) 동양적인 부분이 합쳐진 것이 악해 제가 그 연결고리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외국에서 동양을 대표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제 장점 아닐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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