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아흐메드의 꿈 "한국선수로 올림픽 금메달 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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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는 인천체고 아흐메드 형제 (사진 출처: 연합뉴스)
활짝 웃는 인천체고 아흐메드 형제 (사진 출처: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전국학생레슬링선수권대회가 열린 경북 김천체육관.

레슬링 관계자들은 한 선수의 압도적인 플레이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남자 고등부 그레코로만형 60㎏급 경기에 출전한 이 선수는 강동권(남녕고)과 1차전을 시작으로 4연속 테크니컬 폴승을 거뒀다.

그리고 윤종필(청량고)과 결승에서도 9-0 테크니컬 폴승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복싱으로 치면 전 경기 KO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셈이다.

사실 이 선수가 60㎏급 경기에 나선 건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그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55㎏급에서 활동하다 적수가 없어서 한 체급을 올렸고, 체급 조정 후 출전한 첫 대회에서도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레슬링에 혜성처럼 떨어진 이 선수의 이름은 푸다모아이즈 아흐메드(18·인천체고). 러시아 국적의 외국인 선수다.

국적은 러시아지만, 그는 자신을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흐메드는 2004년 7월 서울에서 이집트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한국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아버지와 생활하며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를 모두 한국에서 나왔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이집트어와 러시아어는 할 줄 모른다.

그는 외모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고등학생과 다른 것이 없다.

한식을 즐겨 먹으며 쉬는 날엔 친구들과 PC방에서 서든어택 게임을 즐겨한다.

8월 31일 인천체고 체육관에서 만난 아흐메드는 "난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라며 "아버지와도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대화할 만큼 한국어가 편하다"고 말했다.

그가 레슬링을 처음 접한 건 인천 만성중학교 1학년 때다.

아흐메드는 "당시 학생주임 선생님의 권유로 레슬링부에 들어갔고, 즐겁게 운동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며 "흥미를 갖고 열심히 훈련하니 좋은 성과가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이집트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했던 아버지를 닮아 운동신경이 남달랐던 아흐메드는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흐메드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그는 "외국인 신분으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한정적이었다"며 "태극마크를 달 수 없어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고, 소년체전 등 국내 주요 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서 병원 진료를 받으면 엄청나게 큰 비용이 나오더라"라며 "부상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인데, 다치더라도 병원에 가지 않고 그냥 참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국적을 따기 위해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인천체고 레슬링부 임지남 코치는 "아흐메드는 일찌감치 국내에 적수가 없었다"며 "한국 국적을 취득해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했다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메드는 성인이 되는 내년 일반 귀화 절차를 거쳐 한국 국적을 취득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에 일반 귀화 시험을 볼 예정"이라며 "한국 국적을 딴 뒤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 국제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메드는 한 살 터울 동생인 푸다파리스 아흐메드(17)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생 역시 인천체고에서 레슬링 선수로 활약 중이다.

아흐메드는 "내년에 귀화 시험을 통과하면 동생도 국적 취득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동생은 청소년 국가대표 자격이 생긴다. 우리 형제가 나란히 태극 마크를 달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꿈은 한국인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라며 "위기에 놓인 한국 레슬링의 자존심을 세우고 꼭 애국가를 목청 높여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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