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 바꿔놓은 세계 콘텐츠시장…투자 몰린 K-드라마 도약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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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OTT (PG) (사진 출처: 연합뉴스)
해외 OTT (PG) (사진 출처: 연합뉴스)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을 수상하며 최근 몇 년간 콘텐츠 시장이 겪어온 대변화의 흐름을 또렷이 보여줬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6관왕에 올랐다.

미국 시청자들이 주로 보는 TV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에미상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 그것도 대부분의 미국인이 알지 못하는 한국어로 된 드라마가 트로피를 안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콘텐츠 유통 시스템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OTT가 전통적인 TV 채널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즐기기 좋은 플랫폼으로 주목받게 됐다. 해외 콘텐츠를 손쉽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접근성도 올라갔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흥행작이 될 수 있었던 것도 190여개국에 서비스되는 넷플릭스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한국 드라마가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적이 있지만, 드라마 공개 직후 전세계에서 인기를 누리는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한국 드라마의 성공이기도 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OTT 업계에서는 'K-드라마'라는 투자처를 발견한 계기이기도 했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 애플TV+ 등 거대한 자본력을 지닌 글로벌 기업들이 줄줄이 K-드라마에 러브콜을 보냈다.

가장 먼저 '성공의 맛'을 본 넷플릭스는 "한국이 시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5천억원을 쏟아부었다.

넷플릭스는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추세는 작품 수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선보인 한국 오리지널 작품은 15개, 올해는 1월에 발표한 한해 라인업만 25개에 달한다.

후발 주자인 디즈니+도 부랴부랴 한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11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다.

론칭을 기념하는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디즈니+는 "한국은 트렌드세터로서 전 세계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K-컬처의 힘으로 완전히 사로잡았다"며 한국을 사업 전략의 요충지라고 했다.

물량 공세보다는 작품성으로 경쟁하는 애플TV+도 기대작으로 한국 콘텐츠를 택했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애플TV+의 대형 프로젝트로 제작비가 1천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TV+가 한국 제작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제작한 드라마로, 순수한 K-드라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제강점기부터 재일조선인 후세대의 삶까지 한국 민족사를 다루고 있다.

투자가 몰리다 보니 콘텐츠 업계에서는 OTT 시대가 K-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넷플릭스의 '지금 우리 학교는'처럼 고등학교 좀비물, '지옥' 같은 SF 요소를 담은 스릴러 등 그동안 TV 프로그램이 시도하지 못했던 작품이 줄줄이 나온 것도 OTT 덕이란 분석이다. '파친코' 역시 한국, 미국, 일본을 오가는 재일조선인 가족의 연대기를 다룰 수 있었던 것도 한국 제작사만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협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 역시 12년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제작이 이뤄지지 않다가 넷플릭스를 만나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OTT들의 투자를 한국으로 끌어내는 '트리거'(trigger·방아쇠) 역할을 했다"며 "콘텐츠는 한번 터졌을 때 파급력이 크다 보니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 드라마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콘텐츠는 세계적으로 먹힐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어 OTT들이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며 "글로벌 수준에 맞게 어느 정도 퀄리티가 있으면서도 지역색을 담고 있어 차별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에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OTT 플랫폼은 K-드라마에 기회를 가져왔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한국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투자한 작품으로 해외 방영권만 넷플릭스에 팔았다.

그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TV 시리즈 사이에서 7주 연속 1위를 지키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공희정 평론가는 "넷플릭스 투자를 받지 않고, 방영권만 줘도 마케팅으로 넷플릭스를 활용할 수 있다"며 "한국 중소 제작사들이 (수익 배분 등에서) 넷플릭스에 이용당하기도 하지만, 덕분에 시장 자체가 넓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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