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린' 이동휘 "도무지 이해 안 되는 인물에 끌렸죠"

0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속 준호(이동휘 분)는 공시생의 탈을 쓴 백수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보다 수건을 개키는 데 집중하고, 불량 학생들에게 훈계를 두는 척하며 담배를 빼앗아 핀다.

연애하기에도 좋은 상대는 아니다. 친구를 집에 불러 게임을 하면서 도서관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여자친구가 화를 내자 '돈 낸다고 유세 떤다'며 되레 목소리를 높인다.

3일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동휘는 "준호는 정말 납득이 안 가는 인물"이라며 웃었다.

"저는 하루도 가만히 못 있어요. 일이 없을 때도 일요일 하루 빼고는 매일같이 영화사에 가서 프로필을 돌렸거든요. 그러다 보니 준호는 정말 납득이 안 가는 인물인 거죠."

그러면서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인물에 끌리는 것 같다"고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저는 이 사람은 나랑 똑같고, 나였어도 이렇겠다 싶은 걸 영화로 만든다는 것에 항상 의구심이 들었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연기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느끼게끔 하는 게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도 있지만 도전 의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장기연애 커플인 준호와 아영(정은채)의 이별을 그린다. 대책 없이 여유로운 준호의 모습에 질려버린 아영과 배려가 부족한 아영에게 화가 난 준호는 결국 헤어짐을 택한다.

이동휘는 "준호는 (상대에게) 더는 뭔가 해줄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무기력함을 느꼈을 것 같다. 어느 순간에는 아영이를 보내줘야 한다고 계속 생각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많은 커플이 가장 고민하는 지점이 경제적인 문제와 현실의 벽이죠. 많은 분이 경험하셨을 거로 생각해요. 우리가 보편적으로 겪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는 이 영화에 대해 "관객들이 한 장면이라도 '내 것(얘기)이다'라는 체험을 한다면 감독님의 의도가 성공한 것"이라며 "소소해 보이지만 결국 우리 이야기다. 자극적인 작품들 사이에서 이런 '슴슴한' 맛을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정은채에 대해서는 "중세시대의 고풍스러운 매력이 있는 분이고, 한국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국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현실적인 준호의 모습과 이국적인 느낌이 만났을 때 생기는 생소함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극중 이동휘는 어떤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본연의 모습으로 나타나 현실감을 더욱 높였다. 그는 "예전부터 (민낯으로 연기)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배우로서 멋있는 모습으로 관객에게 보여야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인물, 인간으로서 보이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프랜시스 맥도먼드, 대니얼 데이 루이스, 윌럼 더포 같은 분들을 보면 정말 그냥 그 인물처럼 보이거든요. 저도 어느 시점이 오면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소위 말해서 상업적인 작품을 할 때는 그럴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뿐이죠."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은 그는 "'국도극장'(2020) 이후로 사람 이야기에 굉장히 관심이 커졌다"면서 "모든 관객에게 '다재다능한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욕심은 당연히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이야기가 만들어질 의미가 있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가장 먼저 하게 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사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기적 그 자체거든요. '응답하라 1988'이나 '극한직업'처럼 사랑받는 작품에 얼굴을 비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도요. 10년 정도 일해보니까 묵묵히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어요. 앞으로 10년, 20년 꾸준히 제자리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실한 배우였구나' 정도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Copyright ⓒ 달라스 코리안 라디오 www.dalkor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블랙핑크 ‘하우 유 라이크 댓’, 스포티파이 10억 스트리밍

블랙핑크의 정규 1집 선공개곡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이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10억건을 돌파했다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더보기

BTS 정국, ‘빌보드 핫 100’ 18주 연속 진입…싸이 이후 한국 솔로 최장 기록

그룹 방탄소년단 정국의 솔로곡 ‘스탠딩 넥스트 투 유(Standing Next to You)’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18주 연속 진입했습니다.이는 가수 싸이의 … 더보기

데뷔 20주년 맞은 다이나믹 듀오, 28일 정규 10집 발표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가 오는 28일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록'(2 Kids On The Block)을 발표한다고 소속사 아메바컬쳐가 13일 밝혔습니다.다이나믹 듀오는… 더보기

식지않은 ‘스위프트 특수’…“싱가포르 GDP 성장률↑”

싱가포르가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지난주 공연을 마쳤는데, 싱가포르 GDP 성장률이 올라갈 거란 전망이 나왔습니다.테일러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 더보기

송지은, 박위와 올가을 결혼…“퍼즐 마지막 한 조각 같은 사람”

걸그룹 시크릿 출신 가수 겸 배우 송지은이 공개 연애 중인 '휠체어 유튜버' 박위와 올가을 결혼합니다.송지은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올해 가을 결혼을 … 더보기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정규 7집 발매…맥스 마틴 등 참여

글로벌 팝 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일곱 번째 정규 음반으로 돌아왔습니다.유니버설뮤직은 11일 "아리아나 그란데가 총 13곡을 담은 정규 음반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 더보기

이변은 없었다…아카데미 작품상에 ‘오펜하이머’

올해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작품상의 영예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에 돌아갔습니다.어제(10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 더보기

블랙핑크 제니, 美 래퍼 맷 챔피언과 협업곡 발표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미국 래퍼 맷 챔피언과의 협업곡을 발표합니다.제니의 1인 기획사 오드 아틀리에는 지난 7일 공식 SNS를 통해 맷 챔피언과 제니의 협업곡 '슬로 모션'(S… 더보기

뉴진스, 美 ‘위민 인 뮤직 어워즈’ 수상…“남성 중심 K팝에 새 물결”

걸그룹 뉴진스가 6일 로스앤젤레스 유튜브 시어터에서 열린 '2024 빌보드 위민 인 뮤직 어워즈'(2024 Billboard Women in Music Awards)에서 K팝 가수… 더보기

BBC, ‘카리나 사과문’ 조명…“K팝 산업, 압박으로 악명 높아”

영국 BBC 방송이 열애설로 사과문까지 써야 하는 K팝 산업의 현실을 조명해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BBC는 6일 'K팝 스타 카리나, 연애 공개 후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분… 더보기


 

FreeCurrencyRat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