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의, 반려인에 의한, 반려인을 위한 영화 '멍뭉이'

0
영화 멍뭉이 (사진 출처: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 연합뉴스)
영화 멍뭉이 (사진 출처: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 연합뉴스)

반려인의, 반려인에 의한, 반려인을 위한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유연석·차태현이 주연한 '멍뭉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반려견을 입양 보내야만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출판사 직원 민수(유연석 분)에게 정시 퇴근은 생명이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 오후 5시 59분이 되면 그의 시선은 째깍대는 초침에, 손가락은 컴퓨터 전원 버튼 위에 있다.

그가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유는 반려견 루니. 일하는 동안 자신을 하염없이 기다렸을 루니를 위해 민수는 회사부터 집까지 달리고 또 달린다.

하지만 민수는 루니와 더는 함께하지 못할 위기에 놓인다. 결혼할 여자친구에게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이다. 민수는 사촌 형 진국(차태현)과 함께 자신만큼 루니를 사랑해줄 반려인을 찾으러 나선다.

영화는 민수와 진국이 루니의 새 가족을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일종의 로드무비 형식으로 담아냈다. 최종 목적지는 제주도. 루니에게 적합한 반려인을 찾는 데 실패한 두 사람은 진국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발견한 게시물을 나침반 삼아 얼굴도 알지 못하는 아민(김유정)을 만나기 위해 제주로 향한다.

김주환 감독은 이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게 그려냈다. 두 사람이 새 반려인 후보를 만나는 매 장면에는 박진주, 태원석, 류수영, 김지영 등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이들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담아낸다.

결벽증이 있는 입양 희망자를 통해서는 반려동물은 장식용 소품이 아니라고 일침을 놓는다. 한 달 전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잊지 못한 한 소년과 민수의 대화에서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상황을 올바르게 마주하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또 두 사람이 유기견보호소를 찾는 장면에서는 보호소의 열악한 실태와 견종이 섞인 '믹스견'의 입양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가감 없이 전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반려동물은 소중한 생명이며 가족의 일원이라는 교훈이 담긴 셈이다.

다소 지나치게 교훈적인 느낌과 모든 인물이 동화 속 주인공처럼 마냥 선하게 그려졌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강아지들이 뿜어내는 귀여움은 이러한 아쉬움을 지우기에 충분하다.

민수·진국은 루니의 새 가족을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강아지를 계속 만난다. 진국의 작은아버지(강신일)가 키우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레이, 박스에 담겨 유기된 강아지 네 마리, 유기견 센터에서 안락사 위기에 처해있던 토르, 민박집에서 데려온 공주까지 총 일곱 마리다.

이들은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주인공인 루니는 멀리서 들려오는 민수의 발소리에 귀를 쫑긋하며 반가운 표정을, 오랜 시간 반려인을 보지 못한 장면에서는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을 생각하며 각본을 썼다는 김 감독, 반려인 경험이 있는 두 주연과 특별출연 배우들까지. 작품을 만든 이들이 주는 진정성은 '멍뭉이'가 가진 또 하나의 힘이다.

민수 역을 맡은 유연석은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예전에 떠나보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반려견을 보내는 과정이 너무 힘든 걸 아니까 독립한 뒤로는 혼자 강아지를 키우지 않고 있었는데 영화 작업을 한 뒤에 리타라는 유기견을 입양하게 됐다"며 "한 마리라도 새로운 가족을 찾을 수 있는 작은 변화가 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주환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이런 이야기로 상업성, 대중성을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지만 결국 반려견을 바라보는 마음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내달 1일 개봉. 112분. 전체 관람가. 

Copyright ⓒ 달라스 코리안 라디오 www.dalkor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신지애 ‘야속한 바람’…박세리 챔피언십 5위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설 박세리의 이름을 내건 LPGA 투어 대회에서, 세리키즈의 대표주자 신지애가 공동 5위에 올랐습니다.깃발이 이리저리 흔들릴정도로 강한 바람이 분 12번홀에서 … 더보기

'할리우드 감초' 美배우 에밋 월시 88세로 별세

영화 '블레이드 러너', '나이브스 아웃' 등에서 개성 강한 '감초' 역할로 활약한 에밋 월시가 88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월시 측근은 그가 지난 19일 버몬트주(州)의 한 병원… 더보기

YG, 블랙핑크 팀 재계약에 멤버별 수십억 베팅…“그룹활동 준비 중”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12월 자사 최대 지식재산권(IP)인 블랙핑크와의 '팀 활동' 재계약을 성사하면서 멤버 1인당 거액을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더보기

북한의 갑작스러운 통보에…결국 월드컵예선 예정대로 진행 불가

북한과 일본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북한 측의 갑작스러운 홈경기 개최 거부로 예정대로 열릴 수 없게 됐습니다.아시아축구연맹(AFC)은 22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 더보기

비판에 재갈 물린 축구협회…위기의 정몽규 리더십

어제 축구대표팀의 태국과의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붉은악마 응원단과 현장 경호업체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논란입니다.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비판하는 내용 깃발을 철거하려다 일어… 더보기

이정후, 부상 회복하자마자 멀티히트…동점 2루타 작렬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이정후는 어제(20일)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 더보기

블랙핑크 ‘셧 다운’ 뮤직비디오 6억뷰…자체 통산 15번째

걸그룹 블랙핑크의 히트곡 '셧 다운'(Shut Down)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가 6억건을 돌파했다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21일 밝혔습니다.이 뮤직비디오는 이날 0시 55… 더보기

‘강제추행 혐의’ 배우 오영수 1심 집행유예 판결에 쌍방 항소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배우 오영수 씨의 1심 판결에 대해 검찰과 오 씨 측이 쌍방 항소했습니다.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1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오… 더보기

축구대표팀 손흥민 선제골에도 FIFA 랭킹 101위 태국과 무승부

위기의 한국 축구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1위 태국과의 안방 대결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 끝에 무승부에 그쳤습니다.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서울월드컵… 더보기

케이팝 스타들 올해 전 세계 음악축제 ‘장악’

케이팝 그룹들이 잇따라 올해 열리는 전 세계 유명 음악 축제의 간판 출연자로 무대에 오릅니다.그룹 르세라핌과 에이티즈는 다음 달 13일과 20일 전 세계 아티스트들에게 꿈의 무대로… 더보기


 

FreeCurrencyRat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