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한일 축구 명문 울산·요코하마가 그리워하는 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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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추모하는 요코하마 팬들 (사진 출처: 울산 HD 제공 / 연합뉴스)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추모하는 요코하마 팬들 (사진 출처: 울산 HD 제공 / 연합뉴스)

 "고(故) 유상철 감독님께서는 현역 시절 울산과 요코하마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볐습니다."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1차전 킥오프 직전, 울산문수경기장에는 이 같은 내용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17일 오후 7시 열린 이 경기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뿐 아니라 일본의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도 뜻깊다.

두 팀은 양국을 대표하는 명문이다. 2022시즌 K리그1과 J1리그에서 나란히 우승했다. 울산은 2023시즌에도 우승했고, 요코하마는 준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동아시아 최강 클럽' 자리를 두고 다투는 사이지만 같은 사람을 영웅으로 공유한다.

2021년 6월 7일 세상을 뜬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 감독이다.

유 전 감독은 현역 시절 울산에서 9시즌, 요코하마에서 4시즌을 뛰었다.

울산에서는 두 번의 K리그 우승, 두 번의 리그컵 우승에 일조했고, 요코하마에서는 두 차례 리그 우승에 이바지했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도열한 가운데 킥오프를 앞두고 전광판에는 유 전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영상이 송출됐다.

경기 시작 10여분 전부터 열렬한 응원으로 장내를 채우던 요코하마 원정 팬들은 영상이 나오자 숙연해졌고, 걸개 하나를 내밀었다.

걸개의 왼편에 '포기하지 않는 정신, 우리가 이어받자'라는 일본어가, 오른편에는 '유상철 형과 함께'라는 한국어가 쓰여 있었다.

요코하마 팬들은 영상 중간부터 일제히 박수치며 유 전 감독을 기렸다.

그러자 조현우를 비롯해 유 전 감독의 후배인 울산 선수들도 원정 팬들과 한마음으로 박수쳤다.

선수들은 유 전 감독의 생전 모습이 담긴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추모용 머플러를 목에 둘렀다.

이 가운데 유 전 감독과 특히 인연이 깊은 선수가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다.

울산 유스 출신 설영우는 울산대 시절 유 전 감독의 권유로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환했다.

설영우는 2021시즌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하늘에서 보고 계시겠지만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시자 영원한 스승님인 유상철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전 감독이 울산 시절 사용했던 66번을 달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설영우는 이날도 담담한 표정으로 스승의 생전 모습을 쳐다봤다.

울산 팬들도 유 전 감독을 함께 추모해준 요코하마 서포터스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추모 영상이 끝나자마자 울산 팬들은 북소리에 맞춰 우렁차게 "유상철! 유상철! 유상철!"을 외쳤다.

양 팀 팬들은 전반 6분이 되자 모두 일어나 다시 박수쳤다. 이 박수는 60초간 이어져 현역 시절 6번을 등번호로 쓴 유 감독을 기렸다.

요코하마 구단은 이 굿즈 제작과 이번 추모 행사에 사용되는 엠블럼, 자료 등에 대한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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