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체제가 낳은 한국 축구 대재앙…40년 공든 탑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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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회의 결과 발표하는 정몽규 협회장 (사진 출처: 연합뉴스)
임원회의 결과 발표하는 정몽규 협회장 (사진 출처: 연합뉴스)

26일(한국시간) 황선홍호가 인도네시아에 패하면서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한국 축구에 '대재앙'이라 할 만한 결과다.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올림픽 본선 무대에 개근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본선에 진출했을 때 이룬 '8회 연속' 진출부터 세계 첫 기록이었다.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신기록 행진은 한국 축구의 커다란 자랑거리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더불어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내는 건 23세 이하(U-23) '유망주 태극전사'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이'한 통로이기도 하다.

이날 파리행이 불발되면서 황선홍호 태극전사들 대다수는 세계 축구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은 물론 올림픽 본선에 도전조차 해보지 못하고 군역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 스포츠 전반을 놓고 봐도 절대 작지 않은 악재다.

올림픽 열기를 띄우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단체 구기 종목이 약세가 심화하는 흐름 속에서 '믿었던' 남자축구마저 본선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농구, 배구 등 다른 주요 구기 종목의 파리행이 이미 불발된 터다. 한국은 단체 구기 종목 중 여자 핸드볼만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한국 축구는 올초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해 탈락한 데 이어 이번에도 약체로 여겨지던 나라에 고개를 숙이면서 자존심을 연달아 크게 구겼다.

이제 아시아 약체들이 한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경향이 가속화할 거로 보인다.

그저 한 경기에서 보여준 전술적 실책이나 선수들의 기량 저하만을 이날 참패의 원인으로 꼽기 어렵다.

'40년 공든 탑'이 무너진 과정을 보면 대한축구협회의 누적된 실책이 너무도 뚜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3월 논란 속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A대표팀 감독에 선임했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때와 달리 선임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클린스만 감독이 전술적으로 무능하다는 우려가 뒤따랐으나 축구협회는 그를 사령탑에 앉혔고, 결국 아시안컵에서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후폭풍 속에 정해성 위원장 체제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새로 꾸려져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나섰다.

전력강화위는 3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임시 사령탑'에게 맡기기로 했고, 올림픽 본선 진출에 집중해야 할 황 감독을 그 자리에 앉혔다.

황 감독은 태국과의 2연전에서 1승 1무의 성적을 냈고, 같은 기간 이번 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열린 친선 대회인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황 감독 없이 나선 U-23 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인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황 감독의 '두 마리 토끼 잡기'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축구협회의 '무리수'가 황선홍이라는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까지 망가뜨린 셈이 됐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의 3선 체제부터 행정력이 약화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당초 올해 6월로 예정됐던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이 늦어지면서 각급 대표팀이 소집 때마다 '떠돌이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축구인들을 기습 사면했다가 역풍을 맞고 전면 철회하는 등 '헛발질'도 했다.

축구협회가 거듭된 실책으로 스스로를 사면초가에 몰아넣은 가운데, 최종 책임자인 정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거로 보인다. 그의 4선 도전이 더 어려워졌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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