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틴 주택시장, 비수기 실종 ‘셀러마켓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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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적 영향 가을부터 비수기는 옛말 … 매물 나오자 마자 경쟁자에 빼앗기는 ‘이변’
지속적인 인구유입에 경기 호황타고 순풍 … 아파트 임대료 상승도 ‘셀러마켓’ 한 몫





어스틴에서 5년째 살고 있는 한인 최 모씨(53·여)는 최근 시장에 나온 39만 9,000달러 짜리 주택을 사기 위해 집을 방문한 지 하룻만에 경쟁자에게 놓쳤다.
최 씨는 리얼터를 대동하고 집을 보고나서 이튿날 남편과 함께 다시 둘러보고 오퍼를 낼 생각으로 셀러측 리얼터와 약속까지 잡아놨지만 허사였다.
인터넷 상에 나온 지 2-3일 밖에 안 된 주택이라 꼼꼼히 따져보고 손볼 곳도 다소 있어서 에스킹 프라이스에서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사려 했지만 최 씨의 이런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랜트를 살아온 그는 올해 집을 사려고 융자조건까지 마치고 주택구입에 나섰지만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했다고 털어놨다.
한인 김 모씨(62)도 지난 10월 초 시더팍(Cedar Park)에 매물로 나온 주택을 에스킹 가격인 29만 8,000달러보다 5,000달러 정도 깎아 오퍼를 넣었다가 경쟁자에게 매물을 빼앗겼다.
인터넷 마켓에 리스팅 된 지 1주일 된 물건으로 마음에 들어서 오퍼를 넣었지만 경쟁자가 리스팅 된 가격에 오퍼를 냈다는 통보를 받고 당혹스러워 했다.





어스틴 주택시장 8년째 호황

하우스를 사고 파는 주택시장은 지역차가 있겠지만 자녀들의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5월 이후부터 대부분 성수기에 접어든다.

이에 반해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겨울철 비수기로 매물도 적고 매매 또한 더디게 이뤄진다.

하지만 어스틴의 주택시장은 이같은 일반적인 패턴을 벗어난지 오래다. 평소같으면 겨울철을 앞두고 비수기가 시작되는 시점인데도 여전히 핫한 셀러마켓 시장이 이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인 김 모씨는 비수기인 올 1월부터 리스팅에 나온 하우스를 찾아 꼼꼼히 따져가며 발품을 팔았다.

30만 달러에서 40만 달러 대의 하우스는 물건이 넘쳐 났지만 30만 달러 미만의 주택은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무섭게 팔려나갔다.

비수기 정점인 1월과 2월, 2개월 동안 무려 70여 채의 매도물건을 봤지만 마음에 든 주택은 리스팅 대기기간이 짧아 집 구매가 쉽지 않았다.

김 씨는 봄 여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들면 원하는 주택을 원하는 가격에 구할 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를 갖고 기다렸다가 최근 주택을 찾아 나섰지만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경쟁이 심한 기현상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인은 간단했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어스틴의 주택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이 달리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어스틴 주택시장에는 ‘비수기 실종’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부동산 전문 조사업체인 ‘Zillow’는 어스틴의 주택시장이 꾸준한 외부인구 유입으로 인해 8년째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임대료로 내 집 장만?

어스틴에서 7년째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인 이 모씨(47)는 최근 해마다 오르는 임대료 인상에 부담을 느껴 주택구입에 나섰다.

매년 가파르게 오르는 아파트 임대료가 부담되는 데다 여기에 조금 더 보태면 몰기지 페이먼트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파트 임대료 등 다세대 주택관련 정보를 전담하는 회사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어스틴의 아파트 임대료는 구글을 비롯한 애플 등 대기업들의 어스틴 진출과 함께 일자리 창출이 증가되면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미 전역을 통틀어 최근 몇 년 째 어스틴의 아파트 임대료 인상은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어스틴 지역 원룸 아파트 임대료는 월평균 1,128달러, 2인용은 1,421달러로 전년도 대비 각각 5.2%와 5% 정도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공급업체들이 매년 1만채 이상의 신규 아파트를 공급해왔고 공급은 매년 이어지고 있지만, 이같은 아파트 임대료 상승곡선은 앞으로도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어스틴의 2019년 주택시장은 예년에 비해 일찍 달아올랐었다.

평소 같으면 겨울부터 이른 봄철이 비수기라는 시장추세를 감안, 애스킹 프라이스 대비 5,000에서 1만 달러 정도의 할인 오퍼도 먹혀들었다. 그러나 어스틴의 주택시장은 비수기 없는 연중 성수기라는 기현상 때문에 이같은 일반적인 상황과는 사뭇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단독주택 구입을 위해 60여 채의 리스팅 된 매물을 검토했다는 한인 김 모씨(62).

그는 30만 달러 미만의 마음에 드는 하우스 구매가 이처럼 어려울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주택매입에 지친 심경을 토로했다.

“리모델링도 말끔히 돼 있어 더 이상 돈 들어갈 곳이 없이 깔끔한 주택을 애스킹 프라이스인 33만 5,000 달러에 오퍼를 냈는데 다음날 35만 달러를 주겠다는 고객이 나타나 빼앗겼습니다.”

간밤에 인터넷을 뒤져 갓 리스팅에 올라온 주택을 찾아 오퍼를 수 차례 냈지만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는 집은 경쟁자들도 공격적으로 계약에 나서는 바람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는 그는 5,000 달러 정도의 웃돈을 얹어주고 겨우 원하는 주택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가격상승 당분간 지속될 듯
이에 반해 미 전역 대도시의 올해 주택가격은 하락세와 비수기 거래 감소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Zillow’가 집계한 최근 3년 동안 최저 수준까지 추락한 미국 내 대도시 주택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평균 3.1% 포인트 정도 떨어졌다.
하지만 유독 어스틴을 비롯한 윌리암슨, 라운드락, 조지타운, 샌마르코스 등 어스틴 지역 5대 카운티 주택 매매가는 비수기 없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어스틴 부동산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년 동안 어스틴 지역의 주택매매와 중간가격 대 상승폭이 최고기록을 갱신했으며 2018년 한 해 동안 어스틴 주택시장 판매수익금이 119억 달러로 전국 판매 1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스틴의 이같은 주택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하우스 구매를 위한 경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수요가 많은 어스틴과 시더팍 지역을 피해 신규주택 공급이 늘고 있는 리앤더(Leander)나 조지타운, 라운드 락 등 뉴타운 지역의 하우스 구매를 권하고 있다.
킬린에서 바이어와 함께 어스틴 주택을 둘러보고 하루만에 놓쳤다는 박윤주 리얼터는 “어스틴이 살기좋은 도시 1위로 취업기회 또한 크게 늘고 있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켈리포니아를 비롯한 뉴욕 등 미 대도시는 물론 휴스턴과 샌안토니오 등 텍사스 지역을 떠나온 인구유입이 크게 늘면서 9월이면 슬로우 해야 될 주택시장이 아직도 핫한 시장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셀러마켓 현상은 앞으로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어스틴의 유은정 리얼터는 “어스틴 부동산 시장이 IT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6개월 동안 몰게지 이자율이 낮게 유지되는 상황과 맞물려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셀러마켓 상태”라며 “내년 1월 이후가 하우스 구매에 가장 적기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철승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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