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전용 공원 묘지 ‘비석 훼손’ 스프레이 낙서 피해에 흑인 커뮤니티 ‘경악’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스트 어스틴(East Austin)의 에버그린(Evergreen) 공원 묘지 시설내 묘지 10여개의 비석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어스틴 경찰국은 지난 23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위한 유서 깊은 묘지 시설에서 10여개의 무덤 비석들이 스프레이 낙서 피해를 입는 훼손 사건이 발생했다는 관련 신고를 21일(월) 받았다”고 발표했다.
에버그린 묘지는 1926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위해 개원한 최초의 시립 공원 묘지다. 어스틴 관광 안내 기관 Visit Austin 고위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이 해당 시설에 안장된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을 찾아와 안부와 작별 인사를 전하며 추모하는 공간이며 이는 흑인 커뮤니티 문화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묘지 파괴 행태를 증오 범죄이자 고인들에 대한 모욕이고 살아 있는 후손들에 대한 경멸이며 악의적인 괴롭힘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라이언 그린(Ryan Green)이라는 시민도 “에버그린의 묘지 훼손 사건 소식을 들은 후 22일(화) 묘지에 안장돼 있는 조상들의 묘지가 안전한지 살피러 방문했다”며 “에버그린은 고인이 된 집안 어른들과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장소로써 의미가 큰 곳”이라면서 이번 묘지 훼손 사건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현재 어스틴 경찰이 묘지를 훼손한 낙서를 종교적 성격으로 특정한 가운데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 22일 스티브 아들러(Steve Adler) 시장이 어스틴 정의 연맹 AJC의 채스 무어(Chas Moore) 회장과 관광국 관계자와 함께 에버그린을 방문해 훼손 정도를 살펴 봤으며 “모두가 마음을 가라 앉히고 서로를 보듬을 순간을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 사건에 대해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리 박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