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문가에게 듣다] 이승현 UTD 경영대학 교수

정보의 홍수 시대, 비즈니스 성공 전략은? 나에게 맞는 정보를 찾아라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비즈니스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많은 분들이 올해 경제가 좋을 것 같느냐고 묻는다.
여러가지 경제지표를 보면 지난 년도 경제는 상당히 좋았고 올해도 나빠질 이유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올해 경제가 나빠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의 모든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경제가 좋다는데 왜 나는 비즈니스가 잘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한인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 중에 월마트 (Walmart) 때문에 비즈니스를 못 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많은 분들이 월마트가 저렇게 저가로 나오는데 가격으로 어떻게 경쟁이 되겠냐고 성토를 한다. 지금은 아마존 (Amazon.com) 때문에 비즈니스 어렵다는 분들도 많다.
이 말은 무슨 뜻인가? 회사가 바뀔 수는 있지만 내 비즈니스와는 비교가 안되게 크고 잘 나가는 기업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 비즈니스를 하시는 한인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월마트랑 가격경쟁이 될 수 있을까? 이것은 거의 가능성이 없는 얘기이다. 이런 기업들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분들께 이렇게 얘기를 한다. 월마트랑 경쟁하지 마세요라고…
이 말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월마트는 리테일 분야에서는 지금까지 단연 최고의 회사였다. 지금도 예전에 비해 그 입지가 좁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건재하다. 그렇다면 이런 공룡같이 큰 회사가 있는 산업에서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할까?
타겟 (Target) 은 사이즈에 있어서 월마트의 20분의 1이다. 그렇지만 리테일 분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업체임은 확실하다.
그럼 타겟은 월마트라는 거대공룡과 경쟁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쓰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월마트에서 쇼핑을 하는 고객들보다 타겟에서 쇼핑을 하는 고객들이 년 2만달러 정도 수입이 더 많다고 한다.
이 얘기는 타겟에서는 물건이 조금 좋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가격으로만 경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타겟은 자사의 브랜드를 만들어 승부하는 것이 그 중에 하나다. 예를 들면 2016년에 출시한 아동복 브랜드 Cat & Jack 이 성공한 예이다.
그리고 상품진열이나 친절성 등 많은 면에 있어서 월마트와 비교가 된다. 조금 값이 비싸더라 이런 가격 이외의 것들이 중요한 고객들에게는 타겟은 월마트보다 좋은 리테일 스토어인 것이다.
같은 고객군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고객군을 타겟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타겟은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여러가지 다른 여러가지 노력들을 한다.
요즘 AI 다 뭐다 해서 다들 정보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정보를 얻기 위해서 큰 자금을 들일 수도 없고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 지를 묻는 경우도 있다.
AI 도 중요하고 정보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다시 타겟(Target)이란 회사로 돌아가면 타겟은 구매정보를 통해서 여성이 임신초기가 지나면서 무취의 로션을 작은 통보다는 큰 통을 구매하고 임신 첫 20주 동안에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철분등의 건강보조제를 갑자기 많이 구매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비누는 많은 고객들이 찾는 물건이지만 임신한 여성들은 무취의 비누를 많이 찾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구매취향을 분석하면 임신가능성이 얼마나 있는 지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타겟은 그런 고객들을 상대로 유아용품들 쿠폰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고객의 아버지로부터 엄청난 불평을 들었다.
우리 아이는 이제 고등학생인데 그런 학생에게 유아용품 쿠폰을 보내느냐고. 우리 아이에게 임신을 하라고 종용하는 거냐고. 말도 못하게 고객의 아버지에게 사과를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는 임신을 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서 이제 회사의 고객구매에 대한 예측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고객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물건을 팔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해졌다. ‘임신을 축하합니다’란 메세지와 함께 유아용품 쿠폰을 보내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다.
그럼 타겟은 이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이건 정보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타겟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고객군에게 쿠폰을 전송할 때 유아용품과 함께 전혀 상관없는 제품들을, 예를 들면 컴퓨터, 쵸콜릿 등을 같이 전송했다.
그랬더니 고객들은 쿠폰에 나와있는 물품들 중에 본인들이 필요한 제품들만 구매했고 특별히 자신들의 기호에 맞추어서 쿠폰이 제작되었다는 조금은 무서운(?) 느낌을 받지 않았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많은 정보가 들어오는데 그 정보들을 어떻게 쓸 지 몰라서 그냥 흘려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정보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 지는 비즈니스를 성공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경쟁할 수 없는 기업들과 같은 방법으로 경쟁하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경쟁이 안 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새해에는 모든 한인 비즈니스 맨들이 경제가 좋은 것보다 더 좋은 성과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프로필>

이승현 UTD 경영대학 교수는 현재 의 선임 편집장으로 있으며 등 경영 분야 우수저널의 편집위원이다. 2007년에는 미국중소기업청이 수여한 U.S. Small Business Award for the Best Paper를 받았으며 2008년 Academy of Management에서 수여하는 우수논문상(Distinguished paper award)을 받았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한미경영학회(Association of Korean Management Scholars) 회장을 지냈고 댈러스 텍사스대 경영대학에서는 2016년부터 경영관리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