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 헛발질 방어한 부통령 후보 토론회, "창과 방패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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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부통령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후보와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격돌했다.
7일(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부통령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후보와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예측한 CNN 자료-CNN은 바이든 후보가 확실한 지지 203표+친민주당 87표를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예측한 CNN 자료-CNN은 바이든 후보가 확실한 지지 203표+친민주당 87표를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 당 대통령 후보 장점 부각하고 약점 가리는 데 초점

해리스 후보, “트럼프 대통령 실정” 공격 … 펜스 부통령, “4년간의 성과 부각” 노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확진 파문이 지난 2일(금)  미국과 전 세계를 흔들었다.

관련 뉴스들이 쏟아졌고,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그간 코로나 19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 대응들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밀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TV 토론회가 7일(수) 열렸다.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사실과 미국의 코로나 19 사태가 전혀 진정 국면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두 부통령 후보의 첫 토론회는 전례 없는 주목을 받았다.

이날 유타 주(州) 솔트 레이크시티의 유타 대학에서 열린 토론회는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첫 대선 TV 토론때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히 진행됐다.

지난 첫 대선후보 TV 토론회에 쏟아진 혹평 때문인지, 부통령 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은 USA투데이의 수전 페이지 워싱턴 국장도 시작 초반 “우리는 활기찬 토론을 원하지만, 미국인들은 정중한 토론을 볼 자격도 있다”고 후보들에게 미리 말하기도 했다.

 

판 커진 부통령 후보 토론회, 

코로나 19 관련 토론 주목 

 

전통적으로 미 부통령 후보들 간의 토론회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부통령은 대선 성패의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19는 이 같은 미 정치판을 바꾸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확진 파문은 상황을 급변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둘다 70대 고령(高齡)이어서 코로나 19 취약층에 해당한다.

과거 대선이 본격화되기 전에도 이들 후보들의 나이 문제는 종종 거론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으로 인해 그 위기감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로 74세이고, 바이든 후보의 경우 만약 선거에 승리해 내년에 취임한다면 79세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AP 통신은 “입 밖으로 내뱉기 조심스런 사실이지만, 펜스 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다음 행정부를 이끌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때문에 대통령이 계속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시 모든 권한이 부통령에게 넘어간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번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양당 후보들은 차기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될 자질도 보여줘야 했다. 

앨리스 스튜어트 하버드대 연구원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부통령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나 능력, 기질을 가졌는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의 두 부통령 후보들의 이날 토론회는 차분하면서 치열했다. 각 당 대통령 후보의 장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워낙 대통령 후보들의 첫 토론회의 여파가 컸던 터라 이를 만회하려는 듯 의연한 모습으로 부통령 후보들은 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하에서 코로나 19 대응, 의료보험, 경제, 기후변화, 외교정책 등을 공격했고 펜스 부통령은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들며 옹호했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토론 시작과 동시에 “미국민들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그 어떤 정권이 한 것보다 큰 실패를 목격했다”며 코로나19 대응을 맹비난했다. 그는 “1월28일에 이미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었지만 사실을 은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사기(hoax)라고 했다”고 일갈했다. 해리스 후보는 “결국 트럼프 정부의 무능함으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며 20만이 넘는 시체(BODIES)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한편 펜스 부통령은 “팬데믹의 원인은 중국”이라면서 지난 1월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막은 일 등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부터 미국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었다는 점을 알길 바란다”며 “코로나바이러스로 비난받을 대상은 중국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펜스 부통령은 해리스 후보가 코로나 19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언급하자 “백신 신뢰도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사람들 목숨을 정치화하면 안 된다. 우리는 백신을 믿는다”고 받아쳤다.

 

어대트?(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 VS. 

어대바?(어차피 대통령은 바이든)

폭스 뉴스 펜스 승(勝) VS. CNN  해리스 승(勝)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대통령 후보 토론회는 미국의 현 정치 수준을 보여준 독특한 순간이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의 미국민들은 -공화당원이건 민주당원이건 상관없이- 당시 대통령 후보 토론회가 매우  좋지 않다는 것에 동의했다.

이에 비교적 차분하게 열린 7일(수) 열린 부통령 후보간 토론회는 다시 미국민들을 당파적 대결로 몰아가는 듯 했다.

미국의 극단적인 당파적 대립은 대선이 본격화하며 심화하고 있다. 

이날 부통령간 토론회에서도 양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자로서의 리더쉽에 대한 공격, 이를 방어하는 모습이 TV로 중계됐다. 이는 미국민들이 매일 케이블 뉴스에서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 이를 전하는 미 매체들도 진보와 보수 성향에 따라 다른 어조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올해 미 대선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하는 각 당의 노력과 함께 후보를 최종 선택하는 미국민들이 후보들을 어떻게 보느냐는 대부분 당파심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첫 대선후보 토론회와 부통령 후보의 토론회는 뚜렷한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공화당원들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응원했고, 민주당원들은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칭찬했다. 그리고 그 마음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또 투표날까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공화당의 전략가인 브루스 헤인즈는 “양당의 당원들은 그들의 후보가 한 일을 좋아할 것이고, 다른 후보를 싫어할 것이며, 어떤 마음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의 매니저였던 짐 메시나도 “변화시킨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동의했다.

이날 토론회 후 대표적 진보 매체인 CNN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CNN 조사에서 해리스가 이겼다는 응답자가 59%에 달했지만 펜스 부통령이 이겼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38%에 그쳤다. 

CNN이 토론 시작 전 실시한 조사에서는 부통령 후보 중 누가 이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해리스 61%, 펜스 36%로 나타났다. 또 부통령 후보 호감도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토론 전에는 56·% 대 41%로 펜스 부통령에 앞섰다. 

토론이 끝난 뒤 실시한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 호감도가 63%로 7%포인트가 올랐고, 펜스 부통령 호감도는 41%로 토론 전과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통령 후보의 자질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자질에  6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펜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65%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두 후보가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CNN은 해리스 후보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호평을 한 반면, 펜스 부통령은 공세에서는 두각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등을 옹호하는 데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CNN은 여론 조사 기관인 SSRS와 함께 609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 매체인 폭스 뉴스는 8일(목), 프랭크 룬츠(Frank Luntz)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반대의 평가를 내렸다.

정치전문 컨설턴트인 프랭크 룬츠는 주로 공화당의 대의명분을 위한 정치적 포인트와  메시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스 뉴스에서 룬츠는 “8개 주에서 15명의 부동층 유권자로 구성된 그의 포커스 그룹이 펜스 부통령이 이번 토론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부동층이 해리스 후보에 대해서는 거슬리고(abrasive), 잘난 체 하는(condescending) 모습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펜스 부통령과의 토론 내내 여러 지점에서 이 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룬츠는 “부동층은 후보자를 믿을 수 있는지를 지켜본다. 펜스 부통령은 그 점에서 매우 잘했다. 그는 결코 동요하지 않았으며, 당황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이 말한 내용이 아니라 어떻게 의사 소통을 했는지를 부동층 유권자들은 알았다”라고 평가했다.

룬츠는 무엇보다 이번 부동층 포커스 그룹 참가자들은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로부터 미 경제가 어떻게, 얼마큼 빨리 회복할 수 있는지에 가장 관심이 많으며, 이를 위한 양 대선 후보의 계획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1회로 끝난 부통령 후보 토론회 외에 11월 3일 대선 전 TV토론은 세 차례 실시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29일 1차 토론을 벌였고, 오는 15일과 22일 두 차례 토론 일정이 추가로 잡혀 있다. 

하지만 8일(목) 대통령 대선 토론위원회가 오는 15일 (목) 예정된 2차 TV 토론을 화상방식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2차 토론회가 파행이 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대통령 후보간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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