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앞둔 제 87차 텍사스 주 회기 보수 주(州) 방점(傍点)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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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주 의회가 오는 31일(월), 제 87차 주 입법 회기를 마감한다.
텍사스 주 의회가 오는 31일(월), 제 87차 주 입법 회기를 마감한다.

초 강력 낙태 금지 법, 무면허 총기 휴대법, 미국 국가(國歌) 보호법 등 제정 

 

텍사스 주 의회가 오는 31일(월), 제 87차 주 입법 회기를 마감한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정기 회기가 소집되지 못했지만 이번 년도 주 의회는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번 회기 동안 주 의회에서는 많은 법안들이 발의됐고, 이중 일부가 최종 법제화에 성공했다.
특히 텍사스 주 의회가 보여준 행보는 미 남부 보수주의의 아성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 87차 텍사스 주 회기에 다뤄진 큰 중점 법안은 총기, 낙태, 애국주의 등이다. 입법화의 마지막 과정을 거친 법안들은 현재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1. 가장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 심장 박동법
(“heartbeat” bill, SB 8)


그렉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19일(수),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낙태 금지법으로 평가받는 ‘심장박동법’(heartbeat bill, SB 8)에 서명했다.
주 의회를 최종적으로 통과한 여러 법안들이 있지만, 이날 애봇 지사는 가장 먼저 반(反) 낙태법에 서명했다. 또한 주지사의 최종 서명까지 마쳐 오는 9월 1일 본격 시작될 법령은 현재까지 SB8이 유일하다.
이 법은 여성이 임신한 지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이며 강간이나 근친 상간의 결과로 임신한 경우도 포함한다. 다만 임신으로 인한 여성의 생명이 위험할 한 경우는 예외로 뒀다.
또한 주 하원 법안인 HB 1515는 모든 민간 시민들이 낙태 시술자 및 낙태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고소할 수 있도록 했는데, 현재 이 법안도 주지사의 서명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 법은 낙태를 두고 벌어지는 찬반의 싸움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앞서 미국 내 12개 주에서는 이와 비슷한 “심장박동” 법안들이 통과된 뒤 법원에 의해 시행이 보류된 상태다. 하지만 텍사스의 버전은 이를 뛰어넘는다.
또한 HB 1515 법안은 주 정부가 낙태 금지법을 시행하지 않고, 일반 시민들에게 그 권한을 넘겨줬다. 이 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낙태 제한을 강력하게 결말 짓기 위해, 법정에서 이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
즉, 낙태 권리 옹호론자들은 통상적으로 제한적인 낙태법이 시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 정부를 고소하지만, 이번 텍사스의 심장 박동법은 이를 집행하는 주 관리 주체가 없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때문에, 심장박동법을 저지하기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최초의 법률이다.  
이와 관련해 South Texas College of Law Houston의 조시 블랙먼 헌법학 교수는 “이 법안은 매우 독특한 법이고 매우 영리한 법이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낙태를 옹호하는 미 가족계획 연맹(Planned Parenthood) 과 같은 단체들은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이 심장박동법 집행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처럼 법원에 가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며 “그들은 기본적으로 앉아서 고소당하기를 기다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법조계에서는 이 전략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낙태 권리 옹호자들과 법조계는 새로운 법으로 인해 낙태 제공자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며,  법정 다툼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은 승소할 경우 변호사 비용 뿐만 아니라 최소 1만 달러를 받게 되는데, 블랙먼 교수는 “모든 시민은 이제 개별 법무장관이 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낙태 권리 옹호자들은 “이 법안은 강간범들의 고소를 허용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강간과 성폭행이 제대로 신고되지 않고, 유죄 판결을 받지 않기 때문에 허술한 보호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심장박동법안을 둘러싼 찬.반의 입장은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낙태 반대 단체인 Human Coalition Action의 첼시 유먼(Chelsey Youman)은 “주 의회와 애봇 주지사는 이 역사적인 법안을 우선시했고, 최종적인 서명으로 내년 한 해에만 약 5만 명의 귀중한 인명이 텍사스에서 구해질 것이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텍사스 라이츠 투 라이프(Texas Right to Life)도 법안 서명과 관련해 “획기적인 승리”라고 치켜세우며,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보다 포괄적인 조치가 이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낙태 권리 옹호론자들은 “심장박동법에 대해 계속해 싸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시민 자유 연합 텍사스 지부(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of Texas)의 정책  전략가인 드루실라 티그너(Drucilla Tigner)는 “주지사가 펜을 만진다고 헌법을 바꿀 수는 없다. 6주 이후의 낙태 금지가 문제 없이 진행되도록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텍사스에서는 임신 20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태아가 심각한 기형일 경우, 임신으로 인해 여성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
주(州)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이뤄진 낙태 시술은 5만6,600건 이상으로 대부분 임신 6주 이후, 보통 임신 13주 시기에 이뤄졌다.

2. 무면허 총기 휴대법
(Permitless carry of handguns, HB 1927)


지난 24일(월) 주 의회는 면허 없이도 권총을 소지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찰스 슈워트너 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총기 휴대 자유 법안은 지난 6일 주 상원을 통과했으며, 이날 주 하원을 최종 통과해 주지사의 서명만 남겨 뒀다.
해당 법에 따르면  21세 이상의 텍사스 주민 가운데 중범죄 전과나 기타 신원상 다른 법적인 금지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누구나 권총을 소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권총 휴대를 위해 필요했던 신원 조회, 지문 등록, 사격 훈련 등 조건들이 모두 없앴다.
앞서 그렉 애봇 주지사는 이 법안과 관련해 “수정헌법 2조의 권리와 관련해 나의 입법 경력에 가장 강력한 법안”이라며 평가하며, 서명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텍사스는 이미 미국에서 총기 규제가 가장 느슨한 곳으로 꼽히는 지역으로  약 2천 900만 주 인구 가운데 권총 소지 면허 소지자만 160만명에 달한다.
 총기 찬성론자들은 이 법안이 총기 소유권을 인정한 수정 헌법 2조에 맞게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한층 강화해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 총기협회(NRA)는 법안 통과 소식에 “주 역사상 가장 중대한 총기 소유 권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반면 총기 규제론자들은 대형 총기 참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텍사스에서 이 법안으로 인해 무분별한 총기 소유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특히 총기인허가 과정에 주정부의 신원조회 말고는 마땅히 솎아낼 방법이 없다고 지적한다.
해당 법으로 인해 앞으로 텍사스내 기업들도 기업 내에 총기를 금지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총기 구입에 대한 연방 정부의 신원조회는 그대로 유지된다.
텍사스는 개인 총기 판매에 대한 주정부의 제한이 없다. 앞서 텍사스는 1995년부터 개인이 권총을 소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난 10년 동안 면허 취득에 필요한 비용과 훈련 요건을 줄여왔다.
이에 따라 총기 반대론자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텍사스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주요한 총기 규제 중 하나가 또다시 사라지게 됐다.

3. 미국 국가(國歌) 보호법
(National anthem bill, SB4)


주의회는 지난 25일(화), 프로 스포츠 팀이 경기 전에 국가(國歌)를 연주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지지하는 이 법안은 정부 기관들이 프로 스포츠 팀들이 국가를 연주할 것을 약속하는 서면 협정을 체결하도록 요구한다.
합의에 따르지 않는 프로 스포츠 팀은 주정부와 지방 정부의 보조금을 잃거나 주 정부와 향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금지될 수 있다.
앞서 댄 패트릭 부주지사는 “미국 국가(國歌) 보호법”(Star Spangled Banner Protection Act)으로 불리는 이 법안을 강력히 옹호했다. 이 조치는 미 프로농구 구단인 달라스 매버릭스가 지난 2월 있었던 홈경기에서 국가 연주를 잠시 중단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패트릭 부주지사는 지난 4월 성명을 통해 “텍사스인들은 국가(國歌)와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진 이들을 모욕하는 스포츠 팀들에게 질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B4의 통과는 주요 스포츠 행사에서 미국 국가(國歌, ‘Star Spangled Banner)를 들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다. 미국은 자유의 땅이고 용감한 자의 고향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 하원은 이 법안을 110대 34로 통과시켰다.  앞서 해당 법은 지난 4월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텍사스 상원을 통과했고 애봇 주지사는 이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댄 패트릭 부주지사,  
“6월 특별 회기 소집하라” 요청


텍사스 정기 주 입법 회기는 오는 31일(금)까지이다. 현재 최종 승인 및 주지사 서명을 남겨 둔 주요 법안들은 우편 투표를 제한법(SB 7: Voting restrictionsBill), 주 예산 법안(SB 1: State budgetBill), 겨울 폭풍 보상 법안(SB 3: Winter storm responseBill), 학교내 인종차별 관련 수업 제한법(HB 3979: Critical race theory in schoolsBill), 팬데믹 기간 주지사의 권한을 제한하는 법(HB 3: Governor’s pandemic powersBill) 등이다.
한편 논란의 대상이 됐던, 트랜스젠더 학생 스포츠 참여 제한법(SB 29: Transgender students and school sportsBill), 신념에 따라 성소수자에 대한 진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법안(SB 1311: Revoke physician’s medical licenses for providing gender-affirming medical careBill) 등은 통과되지 못했다.
현재 주 하원에서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시간은 끝났고, 부주지사의 우선권 법안 일부가 남아있다.
이에 지난 26일(수), 댄 패트릭 부주지사는 주 상원이 몇가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을 비판하며, 애봇 주지사에게 6월 특별 회기를 소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재 패트릭 부주지사는 트랜스 젠더 학생 선수가 출생시 지정된 성별로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도록 하는 법안과 납세자 지원 로비 법안(SB 10: Taxpayer-funded lobbying), 소셜 미디어 검열 방지을 위한 법안(SB 12: Social media expression bill)을 다루기 위한 특별 회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 회기 소집은 궁극적으로 애봇 주지사에게 달려있다.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SMU)의 매튜 윌슨 정치학 교수는 “추가 입법 회의에는 돈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 민주당은 특별 회기 소집이 주 자원의 낭비라고 주장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2020 연방 센서스 결과에 따른 지역구 재조정을 위한 가을 특별 회기가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6월 특별회기 소집은 불확실하다”라고 밝혔다.   


박은영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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