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업 교수 인터뷰] “우리가 한국적일 때 존중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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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다문화연구소장  장한업 교수
이화여대 다문화연구소장 장한업 교수

미주 한인들의 이민 역사가 100년이 넘어서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 사회는 본래부터 이민자의 나라고 다문화가 이루어지면서 DFW 한인 동포 사회도 다양한 인종 또는 민족과 더불어 사는 다문화 공간이 됐다.  DFW 한인 동포들도 ‘한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다문화 사회 속에서 다양한 민족과 함께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배워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차별의 언어”라는 책을 출간하며 한국에서 다문화 교육을 넘어 상호문화 교육에 대한 연구와 이를 현장에 접목하고자 노력해온 이화여대 장한업 교수를 만나 한인동포에게 필요한 인식의 변화를 들어봤다.                                                                            

Q.  자기소개

저는 이화여대에서 25년간 불문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교 일반대학원에 다문화-상호 문화협동과정의 주임교수와 이화다문화연구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부터 다문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왔습니다. 

현재 미국 관점의 다문화교육이 대세입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의 이민 역사, 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해 볼 때 유럽의 상호 문화교육이 더 적합하다고 보고 이 교육을 한국에 소개하고 확산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차별의 언어” 집필 동기

한국인들이 한국에 들어온 이민자들 특히 중국인과 동남아인에 대해 차별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한국인의 단일민족교육은 ‘우리주의’와도 연결이 됩니다. 단일민족에 속하는 사람은 ‘우리’가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이 됩니다. 

사람들을 ‘우리’와 ‘그들’로 나누게 되면 ‘그들’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연히 배제되고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의 갈등을 야기할 것입니다. 

이 책은 이런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막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다문화란?

다문화는 한 사회 내에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이 용어를 따로 만들어 지칭하게 된 것은 오늘날 문화적 차이의 확산 범위가 매우 넓고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인간의 이동성을 급격히 늘어났고 그 결과 문화적 차이가 넓게 확산돼 오늘날 모든 사회는 다문화 사회 속에 사는 우리 모두는 다문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다문화 교육과 상호 문화 교육의 차이점

미국 중심의 다문화 교육은 다양한 이민자들의 문화가 거대한 미국 주류 문화 안에 녹아들어가 하나의 정체성을 가지도록 교육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상호 문화 교육은 단일한 주류 문화 개념을 거부하고 그 단일 주류 문화에 동화되는 것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자문화 중심 주의를 완화하고 주류 문화를 존중하면서 각 문화가 공존하면 공동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교육이 상호 문화 교육입니다. 

 

Q.  다문화 사회 속 한국 이민자의 특징

한국인의 문제는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상호 문화역량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민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가 남이가’하는 식으로 한국인들끼리 뭉치기 쉽습니다. 또 미국에 살다 보면 한국인들도 소수민족들 중 하나고 다른 소수민족들과 경쟁관계를 맺기 때문에 다른 문화에 대해 더 배타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Q.  한인 동포들 인식의 전환 필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단일민족의식을 가지고 다른 민족을 무시, 차별, 배제하는 것을 지양했으면 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한국 문화를 좀 더 잘 보존했으면 좋겠습니다. 

한인타운, 차이나타운, 리틀 도쿄 등을 돌아보면 한인이 중국인이나 일본인에 비해 자기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듯이 문화를 잃은 민족에게도 미래는 없습니다. 

다른 민족의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고 지켜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Q.  한국인  차세대를 위한 한국어 교육

부모의 역할은 지대합니다. 저는 집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영어를 배우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어는 어차피 소수어이기에 집에서 강화해 주지 않으면 한국어는 더 이상 신장되지 않습니다. 

자녀를 이중언어 화자로 키우는 것은 수많은 장점이 있고 단점은 거의 없습니다. 언어와 문화는 공생관계에 있습니다.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다른 문화에 대한 무시, 폄하, 차별 등을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것보다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는 3천여개 언어와 문화 중 하나지만 우리 한국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언어와 문화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서장원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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