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총기, 전국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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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의 총기가 타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텍사스의 총기가 타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매년 약 4만 7천개의 텍사스 총기 도난 당해… 추적 어려운 현실 지적

텍사스 주민들, 2021년 160만 개 이상의 총 구입… 텍사스 성인 14명당 약 1개꼴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2020년 미국 내 살인 사건이 증가한 가운데 총기류가 규제가 느슨한 주에서 엄격한 규제가 있는 주로 이동하고 있는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법을 가지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의 경우 범죄 수사에서 추적한 총기의 79%가 주 밖에서 온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015년에는 적발된 총기의 63%가 주 밖에서 왔는데, 이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총기 규제가 엄격한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같은 기간 30%에서 45%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주(州)간 총기 관련법들의 격차가 커지면서 주 경계를 넘나드는 총기 밀매 급증이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총기 밀매범들이 주 경계를 넘어 무기를 운반하고 있다”며 “보통 총을 소유하는 것이 금지된 사람들, 총을 구입하기 어려운 곳에서 신원 조사를 피하고 싶은 갱단들에게 총을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 유벨디 롭 초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총기규제 강화 법안에 서명했다. 이를 통해 총기 밀매와 관련한 처벌을 강화했는데, 총기 소지가 허용되지 않는 사람에게 총기를 대신 구매해주는 일명 ‘빨대 구매자(straw purchasers)’를 단속하고 총기 밀매를 억제하기 위한 예산 수십억 달러를 배정했다.
메릭 갈랜드 연방 법무부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총기 밀매를 막기 위해 작년에 결성된 연방 요원 팀들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법당국과 검찰은 총기 수요가 존재하고 규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그러한 노력으로는 주들 간에 이동하는 총기의 홍수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총기 살인사건의 증가와 함께 미국 내 총기류의 양은 2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한편 전미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는 전통적으로 총기 규제가 느슨하게 적용돼 왔다. 때문에 다른 어떤 주(州)보다 더 많은 총기가 구입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는 텍사스 주민들이 지난 6월 총 15만 464개의 총기류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6월 텍사스의 총기 구매액은 5월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났다.
텍사스 주민들은 2021년에 160만 개 이상의 총을 구입했는데, 이는 주에 거주하는 성인 14명당 약 1개꼴이다. 텍사스 주민의 총기 소유율은 약 36%로 전국적으로 중간에 속하고 있다. 

◈ 이동하는 텍사스 총기
텍사스에서만 매년 약 4만 7천개의 총이 도난당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이 분실된 총기 추적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쉽게 판매되는 텍사스 총기가 전국적으로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총기 폭력 솔루션 센터의 실비아 빌라레알 책임자는 “개인 총기 판매의 경우 신원 조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 수치는 적은 수일 가능성이 있다. 많은 데이터가 누락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내에서 취해지고 있는 총기 소유 조사가 불완전한 조치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총기 소유자들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개인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미 사격스포츠 재단의 마크 올리버 홍보 담당 이사는 “연방 허가를 받은 총기 딜러가 하는 고객 배경 조사를 통해서는 총기 소유 범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은폐 권총 면허(active concealed-carry permit)가 있는 사람들은 배경 조사를 받을 필요가 없고 한 번에 여러 개의 총기를 구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텍사스의 경우 작년 9월에 발표된 총기 무허가 휴대법 (permitless carry law)은 주민들이 주법이나 연방법에 의해 총기 소지가 금지되지 않은 경우 권총 휴대 면허를 취득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Arizona State University)의 범죄학 연구원인 제세니아 피사로(Jesenia Pizarro)는 총기 규제가 약한 주와 총기 사망률이 높은 주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텍사스를 포함해 도난당한 총기가 높은 수준으로 밀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법 집행 기관은 다른 어떤 주보다 텍사스에서 범죄 후 도난당한 총기를 더 많이 회수했다.
다만 인구를 기준으로 할때 범죄에 사용된 도난 총기 회수가 전국적으로는 중간에 속했다.  컬럼비아 특별구는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네바다, 테네시, 앨라배마가 그 다음이었다. 텍사스는 10만 명당 평균 0.79개의 무기를 회수하여 21위를 차지했다.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은 이 같은 총기 소유에 대한 격차를 줄여 일관적으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우리는 총기를 금지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정책 입안자들이 총기 소유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제안하고 싶을 뿐이다”라고 강변했다.

◈높은 총기 소유율, 높은 사망률로 이어져
한편 CDC의 총기 관련 사망데이터는 지난 20년 동안 총기가 텍사스의 공중 보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고 있다.
2000년~ 2020년 사이, 흑인 텍사스인은 다른 인종 그룹에 비해 총기 살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유색인종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총기 사망의 국가적 패턴을 따르고 있으며 특히 흑인 남성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특히 15세~34세 사이의 흑인 남성의 사망원인은 총기에 의한 살인이 1위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백인 텍사스인들은 다른 인종 집단보다 총기와 관련된 자살로 사망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은영 기자©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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