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넘어도 한국 국적 포기 가능해졌다”

0

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 포기 개정안 통과

오는 10월 1일부터 적용 시행 … “신고 기한 제한적 연장에 불과, 졸속 개정안” 비판

 

한국 국적법의 ‘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이탈 제한’ 조항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한인 2세들의 국적이탈 신고 기한을 연장해주는 내용의 국적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한국 국회는 지난 1일(목) 본회의를 열어 선천적 복수 국적자에 한해 한국 국적 포기 신고 기한을 제한적으로 연장해주는 내용의 국적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번 개정안은 2020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입법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0년 9월 복수 국적 남성이 병역준비역으로 편입되는 만 18세가 되는 해 3개월 안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병역 의무를 마치기 전까지 국적 이탈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국적법 조항에 대해 ‘국적 이탈 자유의 과도한 침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동안 미국서 태어나 자라온 한인 자녀들은 지금까지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 이탈을 신고토록 돼 있었다.

만약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을 신청하지 못하면 병역법상 만 37세가 될 때까지 국적을 이탈할 수 없어 엄청난 불이익을 당해 왔다.

특히 한인 자녀들 가운데 남성들은 37세를 넘길 때까지 한국에서 장기 거주하며 영리활동을 하면 한국군대에 입대하거나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받았다. 

또 미국에서 사관학교에 진학하거나 국무부, 국방부, CIA 중앙정보국, FBI 등 기밀을 취급하는 민감한 공직에 진출하기 어려운 심각한 불이익을 받아왔다

복수 국적을 인정하면 미국적자를 우선시하는 민감한 공직에 채용될 수 없어 미국적이라고 진술했다가 추후 한국적도 보유하고 있는 이중국적자로 드러나면 허위진술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 국적법 새 개정안 어떤 내용?

새 개정안은 복수 국적으로 인해 외국에서 직업 선택에 제한이나 불이익이 있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국적 이탈 신고 기간이 지난 후에도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의 국적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이를 심사한다.

개정안은 또 현행 국적 포기 신고제도 외 예외적인 국적 포기 허가 절차를 새로 마련하되, 한국 법무부 장관이 국적 포기의 법정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다.

선천적 복수 국적자는 외국에서 출생했거나 대한민국에서 출생했더라도 6세 미만의 아동일 때 외국으로 이주한 사람으로, 주된 생활 근거지가 외국이어야 한다.

 

◈ 국적법 새 개정안, 

“실질적 도움 안된다” 비판 제기

그동안 미주 한인 사회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국 호적에 올라가 있고 해외에서 오래 거주했을 경우 언제든 간단한 절차를 통해 국적이탈을 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한국 국회에 계속적으로 전달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선천적 복수국적법 조항에 발목이 잡혀 피해를 보는 한인 2세들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9월 30일까지 국적법을 고치지 않으면 10월 1일부터는 그 조항 자체가 무효화되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개정안을 내놓기는 했는데, 피해 해당자들을 개별적으로 심사해 구제해주겠다는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개별 케이스별 심사 구제 방법이지 포괄적인 문제 해결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한인 2세들 가운데 공직 진출을 위한 인터뷰나 신원조회서에 복수국적자인지 여부를 당장 표시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 많은데, 절차가 복잡하고 처리 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침해된 권리를 구제하는데 실질적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그외에도 부모의 이혼, 배우자 사망 및 외국인 부나 모 등의 경우 국적 이탈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도 존재하는데, 이번 새 개정안은 이를 전혀 해결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한 한인 동포는 “결국 복잡한 개별 심사 절차를 피하려면 여전히 복잡한 18세 이전에 국적을 이탈하도록 한 현행법을 따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도대체 무엇이 개정이 된 것인지 그 차이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박은영 기자 © KTN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Hot

인기 “잘가! 2023, 반갑다! 2024” 갑진년(甲辰年), 상생과 회복

텍사스는 2023년 기록적인 일자리 증가율을 자랑하며 경제 회복력과 번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바라보는 텍사스 경제는 2024년에도 타 주(州)보다 더 잘 될… 더보기
Hot

인기 용띠 한인 동포들이 전하는 새해 소망 메시지

“갑진년(甲辰年), 청용의 기운을 품고 모두가 솟아나기를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2023년은 힘든 한해였다. 하지만 돌아보면 감사한 일도 많았다고 DFW 한… 더보기
Hot

인기 북텍사스 한국 여성회, 2023년 정기총회 및 송년회 열어

“따듯한 행복과 나눔, 활발하게 실천했던 한 해”북텍사스 한국 여성회(회장 이송영)가 지난 21일(목) 달라스 한인문화센터에서 2023년 정기총회 및 송년회를 개최했다.1부 정기총… 더보기
Hot

인기 “갑진년(甲辰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 새해가 밝아온다.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다.청룡은 예로부터 동쪽을 수호하는 신성한 동물로, ‘창조’‘생명’‘신생(新生)’을 상징하는 것으로 전해… 더보기
Hot

인기 “갑진년(甲辰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년 새해가 밝아온다.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다.청룡은 예로부터 동쪽을 수호하는 신성한 동물로, ‘창조’‘생명’‘신생(新生)’을 상징하는 것으로 전해… 더보기
Hot

인기 ‘더 나눔’으로 성숙해진 DFW한인사회

DK파운데이션, 한인 사회 불우이웃 위한 연말 성금 모금 실시작년에 이어 올해 2번째 … 2배 이상 늘어난 기부금DFW 한인사회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더 나눔’ 특별 성금 모금 … 더보기
Hot

인기 제39대 달라스한인회 김성한 회장 취임 … 내년 1월 1일부터 2년간 활발한 활동 예고

“모두가 함께하는 힘으로, 함께하는 미래로 새로운 도약”“함께하는 힘, 함께하는 미래”라는 표어를 내걸고 제39대 달라스한인회가 출범했다.지난 15일(금) 제39대 달라스한인회 김… 더보기
Hot

인기 포트워스한인회 주최, 지역 사회 대표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

감사와 풍성함이 넘치는 2023년 한미문화의 밤 성료포트워스태런카운티한인회(이하 포트워스 한인회, 회장 박기남)가 주최한 2023년 한미문화의 밤 행사가 지난 16일(토) 오후 3… 더보기
Hot

인기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 ‘통일토크콘서트 및 북한인권 개선 캠페인’ 세미나 개최

“북한 인권 개선 위한 관심과 연대 중요”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라스협의회(이하 민주평통 달라스협의회, 회장 오원성)이 지난 17일(일) ‘통일 토크콘서트 및 북한 인권 개선 캠페인… 더보기
Hot

인기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달라스지회, 회장 이취임식 및 송연회 개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겠습니다.”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달라스지회(이하 월남전참전자회 달라스지회)가 지난 17일(일) 달라스한인문화센터에서 회장 이취임식 및 송연회를 개최했다.이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