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달러의 폭주’ 지붕 뚫는 원/달러 환율, 1천 4백원 넘을까?

0
지난 7일(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었다.
지난 7일(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었다.

강달러 지속 … 커지는 환율 쇼크에 한인 유학생들 고민 커져 

 

지난 7일(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5원 오른 달러당 1,384.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이 열린 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1,380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계속 올라 오후 한때 1,388.4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380원을 넘은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30일(1,391.5원),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같은 해 4월 1일(1,392.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부터 6거래일째 장중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커지는 환율 쇼크에 한인 유학생들 고민 커져

원/달러 환율은 이미 지난 달 29일,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1,350원 선을 넘어서며 몇 달째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환율이 오르면서 DFW 지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한인 유학생들의 부담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북텍사스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한인 유학생 K군은 “보통 한달 생활비로 1500달러 정도를 받았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환율이 계속 조금씩 오르면서 부모님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K군은 “심지어 지난 달부터는 환율이 너무 올라 아직 생활비를 보내지 못하셨다. 비상금으로 모아둔 돈을 일단 쓰고 있는데, 등록금과 생활비가 만만치 않아 고민이 크다”라고 전했다. 

그는 “환율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단기간에는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한인 유학생 M양은 “부모님이 매달 똑같은 금액을 보내주시는데, 달러로 받는 점점 돈이 줄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아파트 렌트비 등 모든 것의 가격이 상승해 부담이다. 얼마 전부터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구해 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최근 온라인 유학생 커뮤니티 등에는 이처럼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걱정하는 유학생들의 글들이 연일 늘고 있다.

한편 높아진 환율에 한국으로 돈을 송금할 때는 다소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석을 맞아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 돈을 송금했다고 밝힌 한인 동포 J씨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살림살이가 팍팍해 져서 이번 추석 송금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환율이 올라서 올해 부모님께 보내는 금액을 예년과 비슷하게 보낼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 하루가 멀게 올라가는 환율 어디까지 갈까?

하루가 멀게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일각에선 1,4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환 전문가들은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완만하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크게 낮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 원/달러 환율의 1,450원 가능성도 열어놔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현재 달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미국의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거론했다.

기준 금리가 올라가면 달러 예치로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달러 수요가 증가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잭슨홀 회의에서 “높은 금리, 느린 성장, 완화된 노동시장 상황이 가계와 기업에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가져다줄 것이다”면서도 “이는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비용이며 물가 안정 회복의 실패는 훨씬 더 큰 고통을 수반할 것이다”고 말했다.

즉, 강력한 금리 인상으로 당장의 생활은 팍팍해지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물가를 하루빨리 낮추는 것이 경제 전반과 취약부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율을 2%로 낮출 때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결국 상당 기간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은 기정화 됐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더해 유럽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 러시아발 유럽 에너지 위기,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달러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한 보통 강달러 상황에서는 대체로 경상 수지가 좋아지지만 국제 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는 상황이 되면 오히려 경상 수지 적자폭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라고 밝히며 코로나 19팬데믹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환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잡혀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환율이 어느정도 진정될 순 있겠지만,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원유나 원자재의 경우 아무리 가격이 비싸져도 사용량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환율이 오른 만큼 수입액이 늘어나서 한국의 경상 수지 적자폭이 늘고 물가 충격도 크게 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13일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까지 원/달러 환율이 불안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은영 기자 © KTN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Hot

인기 불법 이주민 이송 논란 애봇 주지사, 바이든 이민정책에 ‘정면 도전장’

연방·주정부, 이민정책 정면 충돌 … 공화당 vs. 민주당 갈등 고조미 남부의 공화당 주지사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북부 민주당 지역으로 이송하는 것을 두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 더보기
Hot

인기 잡히지 않는 美물가 연준(Fed) 이번엔 ‘울트라 스텝?’

오는 20일~21일, FOMC 개최 ‘연준의 금리 인상 폭 주목’꺾이지 않는 인플레에 연준 공격적 조치 예고… 금리 1% 인상하는 울트라스텝 밟나?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더보기
Hot

인기 늘어나는 총기 살인,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

한인 동포 신진일씨 사망 사건, 가해자 남성 살해 혐의로 체포한인 소유 빅 T 플라자, 지난 주말 총격 살해 사건 발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총기 관련 살인 사건이 계속 증가세를 … 더보기
Hot

인기 정통성을 둘러싼 두 한인단체의 갈등

미주한인회 중남부연합회 Vs. 미주총연 중남부연합회2020년 시작된 미주한인회 중남부연합회(회장 정명훈)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중남부연합회(회장 김진이, 이하 총연 중남부)의 갈등이… 더보기
Hot

인기 “동포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북텍사스한인간호사협회, 20달러에 혈액검사 행사 실시다음달 8일, 제 4회 한인 건강 박람회 개최 예고북텍사스한인간호사협회(회장 서순례, 이하 한인간호사협회)가 지난 10일(토) … 더보기
Hot

인기 달라스 볼링협회 주최 제32회 론스타배 중남부 볼링대회 성료

우승자, 트레이시 카워드·이승준·박세라 … 달라스 및 샌안토니오서 45명 참여제32회 론스타배 중남부 볼링대회가 지난 10일 루이스빌 AMF에서 달라스 볼링협회(회장 구본성) 주최… 더보기
Hot

인기 경기침체에 에너지 전쟁까지 올 연말 개스값 전망은?

서방국 VS. 산유국 ‘유가 통제’ 신경전 고조산유국의 감산 결정에도 경기침체 가능성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여름 휴가의 마지막 시즌인 노동절 연휴가 지난 5일(월) 끝났다.일부 사… 더보기
Now

현재 ‘킹 달러의 폭주’ 지붕 뚫는 원/달러 환율, 1천 4백원 넘을까?

강달러 지속 … 커지는 환율 쇼크에 한인 유학생들 고민 커져지난 7일(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뚫었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 더보기
Hot

인기 포트워스 한인여성회, 2022 추석 한마당 성료

‘아리랑’으로 어우러진 풍성한 한가위 … 한국 전통문화 체험 및 다채로운 공연 펼쳐져고국의 향수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되새기는 풍성한 추석 대잔치가 열렸다.포트워스 태런카운티 한… 더보기
Hot

인기 DKnet 라디오, OTT 프로그램 ‘K-POP IN PUBLIC’ 촬영 시작

“주류를 사로잡은 K-Wave, 이번에는K-POP이다!”AM730DKnet 라디오방송국(사장 김민정)이 ‘K-POP IN PUBLIC’ 지난 3일(토)부터 영상 촬영에 들어갔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