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목마르게 하지 않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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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렬 목사의 신앙칼럼

 

한번 마시면 다시 목마르지 않은 물이 등장했다면 뉴스에는 어떻게 기사가 나올까요? 

목마름을 경험하지 않을 정도로 넘치는 음료와 사는 시대임을 생각해 보면, 신문의 저 구석이나 몇 번을 클릭해야 간신히 도달할 수 있는 포탈 뉴스의 한 코너에 내동댕이쳐지듯 버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물을 팔아서 돈을 버는 생수 회사나 정수기 회사는 비상이 걸릴 겁니다. 그건 가짜 뉴스다. 그 물을 연구했더니 이런저런 문제가 있더라 등등의 물타기 뉴스가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한 번 마시면 다시 목마르지 않은 물을 상상해 보지 않았습니다. “물은 마셔도 다시 목말라”라는 것이 현재까지는 절대 진리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마시면 다시 목마르지 않은 물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예수님이 사마리아로 가는 길에 한 여인을 만나 물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유대인 남자가 왜 사마리아 여자인 내게 말을 겁니까?” 여인은 의아하게 생각하며 질문했습니다.

“물을 달라고 하는 내가 누구인 줄 알았다면 오히려 당신이 내게 물을 달라고 요청했을 것이오.”

“아니 물을 퍼 올릴 두레박도 없는데, 무슨 물을 내게 준다는 말입니까?” 여인은 따져 물었습니다.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게 되지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오.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될 것이오.”

이렇게 이어진 대화를 통해 예수님은 자신이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이심을 여인에게 알려줍니다. 여인은 그리스도를 만났다는 기쁨에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로 달려가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나의 모든 과거를 아는 사람을 와서 만나보세요. 그분이 우리가 기다리던 그리스도입니다.”

 

이 이야기는 고통 중에 있던 한 여인이 예수님을 만남으로 얻게 되는 축복과 만족을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입니다.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 사마리아 여인은 무슨 이유인지 다섯 번이나 결혼을 해야 했던 기구한 삶을 산 여인입니다.

성경 해석가들은 오랫동안 이 여인을 욕망에 사로잡혀 남편을 다섯이나 바꾼 저속한 여성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문화적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자가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혼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2,000년 전 팔레스타인에서 여자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던 세상이었기 때문입니다. 혹시 부정을 저질러 이혼을 당했을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에 맞아 죽었을 테니까요.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이 돌에 맞아 죽을 뻔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요한복음 8장).

이 때문에 최근의 성경 해석가들은 여인이 남편들에 의해 버림을 받았거나, 남편의 병이나 전쟁 참여로 사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둡니다. 

과거는 전쟁이 잦았던 시대라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는 이론입니다. 역사 문헌에는 그런 이유로 두세 번 결혼한 여성들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들이 가질 직업이 마땅치 않았던 당시 사회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거의 아픔 때문에 여인은 사람을 기피하는 대인 기피증에 빠진 듯합니다. 그래서 동네 여인들이 함께 모여 우물을 길러 오는 시간을 피해 한낮에 물을 길어 나왔던 것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은 큰 행복과 만족을 얻어야 할 가정에서 너무나 깊은 상처와 고통을 겪은 여인이었습니다. 이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고통 당하는 현대인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일부러 사마리아로 가로질러 가고자 했던 것은 여인을 만나 다시는 목마르지 않을 물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행복에 목말라하는 여인을 불쌍히 여겨 참된 안식과 기쁨을 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여인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그분이 그토록 기다리던 그리스도인 것을 알았을 때,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에 가서 말합니다. 나의 과거를 모두 아는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그리스도입니다. 

이 장면은 다른 언어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여인은 그동안의 고통의 그늘에서 벗어나 죄 사함과 참된 행복을 예수님을 통해 발견했습니다.” 

“절망 속에서 신음하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남으로 다시는 목마르지 않은 인생으로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돈과 명예 쾌락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물처럼 그것들은 우리의 영혼에 잠시의 기쁨을 주지만 얼마 후 다시 목마르게 됩니다.

인생의 참된 만족은 오직 예수님을 믿음에 있습니다. 그것이 목마르지 않은 물입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란 유명한 말을 남긴 철학자 파스칼은 그의 저서 팡세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위로받아라. 당신이 위로를 기대해야 할 것은 당신에게서 가 아니다. 반대로 당신에게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위로를 기대해야 한다. 그러면 생각지 않은 곳에서 위로가 온다. 그것은 바로 신앙이다.”

 

기영렬 목사

달라스 드림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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