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를 자라게 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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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안광문 

 

지난주 중에 저에게 개인적으로 무척 놀랄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무척 친하게 친구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공부는 물론이고, 운동이면 운동, 음악이면 음악, 미술이면 미술, 그야말로 못 하는 게 없고 모든 지 다 잘하는 친구였습니다.
그 중에도 수학과 과학은 거의 천재 수준이었습니다. IQ는 얼마나 좋은 지 전교 몇 등이 문제가 아니라 전국에서 몇 번째 안에 드는 친구였습니다.
혹시 그 친구가 이 글을 볼지도 모르니까 최대한 칭찬을 해야겠죠?
그렇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그 친구는 집이 용산이었기 때문에 집 근처의 오산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저는 집이 이대 입구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숭문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그 뒤로도 그 친구와는 자주 연락을 하고 지냈는데, 대학에 진학하면서 과학의 수재였던 그 친구가 한국 과학기술 대학교(KAIST)에 진학하면서 그만 연락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전화와 편지 밖에 없었기 때문에 전화도 해보고 편지도 보내봤지만, 그 친구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도 그 친구 생각이 들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FaceBook이나 Google에서 찾아보았지만, 그 친구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었고, 거기다가 그 친구의 이름이 너무 흔한 이름이었기 때문에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오와 주에 대학 1년 후배이자 알고 지내는 목사님이 있는데, 새해 들어서 안부전화를 못 하고 있다가 큰 마음 먹고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그 목사님께서 자기가 오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했습니다.
제 친구 생각이 나서 혹시 누구누구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를 잘 알 뿐만 아니라 친형제처럼 지낸다고 했습니다.
제가 그 친구를 찾고 있었다고 했더니 그 목사님께서 그 친구의 카카오톡 연락처를 알려줬습니다.
그날 밤 저는 한국에 있는 그 친구와 정확히 40년 만에 페이스 톡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예상대로 그 친구는 대전에 있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돼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이야기를 듣는데 놀라웠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그 친구는 가톨릭 집안이었습니다. 차라리 불교신자가 되면 됐지, 기독교인은 안 되겠다는 친구였습니다.
지금은 전문인 선교사로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님을 위해 사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지 하는 말을 들었는데 정말 놀라웠습니다.
원래 오산 고등학교가 남자학교였는데, 2학년 때 남녀공학이 되었답니다. 여학생들이 입학하게 됐고, 마음에 드는 1학년 여학생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 여학생을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그 여학생 집을 따라갔는데, 아파트 문에 ‘무슨무슨 교회’라고 붙어 있었답니다. 집 문에 다니는 교회 명패를 붙여 놓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도 그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 여학생은 교회에 다니지 않았고, 오산 고등학교는 다시 남자 학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친구는 그게 계기가 돼서 계속 신앙생활을 했고, 그 이후에 삶이 바뀌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친구가 과기대 1회라서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기독교 동아리를 만들고, 봉사 동아리를 만들고, 지금 과기대 3대 동아리를 자기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름방학 때는 소록도와 인근 섬으로 전도와 봉사활동을 다녔다고 합니다. 그 이후 2002년부터 선교단체에 들어가서 중보기도 사역을 감당했다고 합니다.
전인교육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강연도 하고, 그러다가 기회가 되면 전도를 하고 그런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몇 개의 대안학교를 세워서 교장으로 섬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저는 교회에 다니고 있었지만, 제가 그 친구에게 전도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고린도전서 3장에서 바울은 “나는 심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셨습니다”(고전 3:6, 새번역)라고 하십니다.
저는 그 친구를 위해 심지도 않았고, 물도 주지도 않았고, 그저 같이 있기만 했는데, 하나님께서 그 친구에게 복음을 심어 줄 여학생을 보내 주셨고, 그 친구에게 물을 줄 후배를 붙여 주셨고, 하나님께서 그 친구를 자라나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 친구를 자라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셨던 것입니다.

 

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기독교에 관한 문의 또는 신앙
상담 문의는 469-684-0037
(생명샘 교회)로 연락주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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