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교회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통계기반 보고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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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교회학교 여름사역 작년보다 축소 또는 다른 사역으로 대체 73%, 한국교회 유튜브 통계 1억뷰 교회 등장, 교회 내 봉사자의 십일조, 전도, 헌신도, 개인 경건생활 통계 등 현재 기독교의 흐름을 숫자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목회 데이터 연구소(www.mhdata.or.kr)다.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고 매주 한국 기독교에 다양한 실증 데이터를 제공하는 목회 데이터 연구소 지용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기독교 통계를 다루는 전문기관이 있다는 게 사실 생소한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 개인적인 배경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한국 갤럽 조사연구소(이하 갤럽)에 함께 성장하며 연구 본부장까지 했다.
한국 갤럽이 미국 갤럽과 연결됐는데, 미국 갤럽의 경우 기독교 관련 조사를 많이 했다. 당시 한국 교회는 조사 통계쪽에 관심도 없고 인식도 없을 때였다. 의뢰가 많지 않았고 간헐적으로 조사의뢰가 들어오면 기독교인이다보니 기독교 관련 조사를 전담했었다.
당시만 해도 개신교가 성장할 때니까 혼자 개신교 실태파악을 해서 ‘교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신앙인식은 어떠한지’ 등을 목사님들께 알려드리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또 비기독교인들의 종교의식을 조사해 개척하시는 목사님들께 주면 좋겠다고도 생각해 설문지를 만들어 둔 상태였다.
혼자 준비만 하고 있었는데 한미준(한국 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처음 결성되면서 교회성장 연구소 명성훈 목사님께서 ‘국민 종교 태 조사’를 의뢰한 것이다. 솔직히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렇게 시작된 1차 조사를 마치고 기독교 통계 쪽에서 알려지게 됐고 이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게 됐다.

◆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목회 데이터 연구소를 세우게 된 계기가 있는가?
◇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왔는데 과친구들 중에서 목회하는 친구가 몇 명 있다. 그 친구들이 “네가 조사 통계쪽 일도 하고 기독교도 알고 하니까 기독교 전문 조사기관을 만들어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통계는 사회현상을 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당시 한기언(한국 기독교 언론포럼) 이사였는데 이사회에서 그 아이디어를 이야기해봤다. 목사님들이 다 그런 기관이 필요하다며 해보라고 권하셨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매일경제 일주일 분량에서 종교관련 통계자료가 120개가 나왔고, 10개를 뽑아 프리젠테이션을 했더니 다들 “좋다, 꼭 필요하다”고 하셨다.
조사라는 작업이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이다. 그래서 교계 관련 통계를 만들어 100개 교회에서 10만원의 비용을 받으면 운영비는 나오겠다 생각했는데, 장로회 신학대학교 임선규 교수님께서 “이건 교회 장로도, 신학교 교수도 필요하다, 그럼 가난한 교회는 못보겠네” 하시면서 후원 시스템으로 돌리자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당시 소망교회를 담임하셨던 김지철 목사님께서 3,000만원을 종잣돈으로 후원하셨다. 그것으로 5개월 준비해 비영리 단체 등록을 하고 2019년 5월 말 출범 기자회견을 했다.
이번주로 60번째 조사가 나왔으며, 매주 10,000명에게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시작되고 나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니까 저희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 조사하고 통계를 내는 전문가 입장에서 한국 개신교에 대한 평판은 어떠한가? 
◇ 특정 교회이름을 언급하기 뭐한데, 혐오대상이 됐다. 지난 4월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 19 확산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종교단체를 1위로 꼽았다.
“코로나 확진자 뉴스를 들으면 어떤 감정이 드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원망이 생긴다”고 대답했다. 방역수칙 안 지키고 일탈행동을 하는 집단으로 비춰진 것이다.

◆ 기독교 조사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주목하거나 전망하는 것이 있다면? 
◇ 미국 기독교 통계에서 공신력 있는 단체가 ‘바나(Barna) 인스티튜트’와 ‘라이프웨이 리서치’인데, 지난주 바나 연구소에서 다룬 ‘Church Hopping digitally’ 통계를 소개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교회들을 깡총깡총 뛰어 돌아다니는 자’라는 뜻인데, 본인이 출석하는 교회가 아니어도 이 교회 저 교회 다니며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가 늘었다는 것이다.
조사를 하다보면 ‘한국 교회가 앞으로 이렇게 갈 것 같다’ 하는 것이 어렴풋이 잡힌다. 현재로는 두 덩어리로 보인다. 한 덩어리는 온라인 컨텐츠를 강화하면서 가는 쪽이고, 다른 쪽은 온라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70%다.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게 디지털로 바뀌고 있다. 하다못해 이마트도 예전에는 90%가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많은 고객이 온라인으로 넘어왔다. 온라인에서 새벽배송도 해주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마트 입장에서는 대상을 다 고려해서 마케팅 계획을 세울텐데, 한국 교회도 어떤 면에서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본다. 코로나 19로 인해 디지털 시대로 바뀌는데 온라인 컨텐츠를 활용하는 교회는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않은 교회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코로나 19가 다 끝난다고 하더라도 온라인 예배만 드리는 사람이 있을텐데, 그러면 그러한 온라인 교인들을 어떻게 등록시키고, 훈련시키고, 신앙을 성장시킬 것인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갤럽에 처음 들어가서 신입사원 교육 받는데, 선배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가치중립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면 중립이라는 게 어렵다. 예를 들어, 특정 대통령 후보에 대한 조사를 하면 신기하게도 조사자의 성향이 드러난다.
퓨(Pew) 리서치라는 조사기관이 있는데 ‘Pew’라는 단어가 교회 장의자라는 뜻이다. 미국 대학생 논문 인용율 1위에 꼽힐만큼 공신력 있는 조사기관으로, 한 석유재벌이 죽으면서 우리 돈으로 몇 천억을 기부하면서 만들어진 단체이며, 정치중립 종교중립을 지향한다.
우리는 기독교로 시작했으니까 종교중립을 표방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대표로서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목회자들은 통계를 내기 위한 조사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 사실 잘 모른다. 통계는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통계가 한국 기독교를 진단하고 방향성을 잡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후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미국 한인교회나 한인 크리스찬 기업이 함께 해주시는 것이 의미 있고 상징적인 일이 될 것 같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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