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 위로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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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석보욱 원로목사









힘든 일이 생기면 부모님, 혹은 누군가 의지할 만한 사람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DFW가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한인들의 맏형’이라고 불리는 석보욱 목사.
모래밭에서 바늘 찾듯이 한인 이민자들을 만나기 어렵던 시절, 1962년 석보욱 목사는 평소 존경하던 대구 제일교회 고 이상근 목사(1920-1999)를 본받아 그가 졸업한 달라스 신학교(Dallas Theological Seminary)로 유학을 오게 된다.
그리고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아흔이 넘은 지금까지 살고 있다. DFW 한인교회의 원로이자 달라스 한인 역사의 산 증인인 아흔의 석보욱 원로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어떠했는지?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 오자마자 미국 교회에 들어갔다. 한국 교회도 시작했지만 사실은 미국 교회 목회를 먼저 했다.

처음 사역을 시작한 미국 교회에 갔더니 나이 든 사람들이 참 많았다. 그 교회 담임목사가 “동양 사람들은 노인들을 잘 섬기니까 우리 교회에 와라” 해서 시작하게 됐고, 그곳에서 밤이고 낮이고 노인들을 모시러 가고 돌봐드렸다.

가서는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 위로를 받는다”라고 말씀을 전하면 그 성도들이 우리도 얼마 안 있으면 천국 가는데 이제 믿음으로 살아야겠다 결심하고 정말 좋아했다. 사랑을 주니까 사랑을 받았고, 그렇게 그들의 친구가 됐다.

나중에는 성도들이 의사보다 먼저 나를 찾았고, 그렇게 아프던 사람들도 심방 가서 기도해주고 믿음을 나누면 회복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그렇게 한 30년 여러 미국 교회를 섬겼다.





▲ 어떻게 한국 교회를 개척하게 됐는가?

한국 사람이 귀하던 시절이라 국제 커플이나 유학생들을 간혹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우연히 연락이 닿고 연결된 한국 사람들이 하나 둘 우리 집으로 모였다.

가만 보니 미국 교회는 일주일에 한 번 모이니까 오후에는 한국 교회를 열어야겠다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한국 교회가 시작됐다. 미국 교회는 연로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한국에서 젊은 사람들이 오면 반가이 맞아줬다.

미국 교회를 빌려 옆에다 한인 교회라고 간판을 세워놓고 10년 가량 목회를 했다. 한인들은 주일 오후에도 모이고 금요일에도, 토요일에도 모였다.





▲ 초창기 DFW 한인 교회 이야기를 좀 들려달라.

달라스에 온 한국 사람은 전부 교회에 나왔고 오면 참 좋아했다. 사실 처음에 모인 사람들은 교회 풍습이나 전통을 모르는 불신자가 대부분이었다.

갈 곳도 없고 차도 없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 만나보자 해서, 또 교회 나오면 한국 밥도 먹고 돈 벌 기회도 얻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나오게 됐다.

교회는 크고 나이든 미국 교회 교인들은 여유가 있으니 미국에 막 도착한 한국 사람들에게 살 곳도 제공해주고, 미국 생활도 하나 둘 가르쳐줬다.

당시 내가 살던 목사 사택이 방도 많고 아주 좋아서 처음 미국에 도착한 사람이 돈도 많이 없고, 집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으니까 우리 집에서 먹고 자고, 형편 닿을 때까지 그냥 지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거라도 있어야 밥은 먹고 살 거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 집에 있으면 늘 미국 사람들과 접촉하니까 영어도 빨리 늘었다. 이 일에 아내와 자녀들도 많이 도왔고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들을 또 많이 도와주셨다.

어쨌든 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교회를 통해 생활터전도 잡고 믿음도 생기고 하니까 교회가 자랐다. 기쁜 마음으로 이 모든 일을 했기 때문에 피곤하지만 힘든 줄 모르고 즐거웠다.





▲ 코로나 19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뇌출혈을 비롯해 여러 번 죽을 뻔하고 의사들이 죽을 사람이라고도 했는데, 기도하면 낫고 하나님이 살려주셨다.

지금 코로나 19 때문에 서로 만날 수도 없는 이상한 세상에서 살게 됐다. 세월이 90년이나 됐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믿음으로 살면 하나님이 보여주실 것이다. 어려운 병마가 없어지는 때가 반드시 온다. 그 날을 기다리며 오직 믿음으로 살아가시길 바란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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